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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작가 Sep 24. 2020

구동혁은 어떻게 경찰이 되었을까?

feat.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막 나가는 쌩양아치 구동혁은 조직의 말단 조직원으로 돈이 떨어져 교도소에 갇혀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교도소에서 지급해 주는 수당을 가로채기 위해 동생을 팔아 거짓말을 하고 사건에 휘말려 도와 달라는 친구의 전화에 도움은커녕 되레 신고를 하여 포상금을 얻으려 하는 한마디로 천하의 쌩양아치다. 세상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동혁을 눈여겨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동혁을 아주 우수한 학생이라 이야기한다.



[지금 날 조직에서 키우겠다는 겁니까?]

눈을 떠보니 어느 낯선 곳에 조직원으로 보이는 몇몇 건장한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그중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한 사람이 자꾸 이상한 질문을 한다. 그리고 구두시험, 필기시험 모두 합격이라는 말과 함께 매우 우수한 학생이라 칭찬하면서 동혁은 하기 싫어 학교도 그만둔 공부를 다시 하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공부를 하라고 하니 가만히 있을 동혁이 아니다. 반항도 해보고 도망도 가려 하였지만, 돌아오는 건 언제나 몽둥이찜질과 물고문만 있을 뿐 결국 동혁은 죽도록 하기 실은 공부를 하게 된다. 하지만 평생 해보지 않았던 공부를 갑자기, 그것도 강제로 하려니 제대로 머리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상황을 지켜보던 자칭 선생님들은 동혁에게 맞춤 학습을 제공한다.


다양한 장소나 환경에서 공부와 훈련과 연습을 한다면,
학습은 특정한 장소와 상황에서 분리된다.
그러면 우리는 다양한 상황과 조건, 새로운 맥락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다.



수학공식 암기를 몸이 먼저 거부하는 동혁을 위해 선생님들은 동혁을 기차 레일에 묶고 몇 분 뒤 다가오는 기차와 충돌하기 전에 공부한 공식을 머릿속에서 꺼내도록 강요한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에 동혁은 필사적으로 수업한 내용을 기억하려 애쓰고 결국 머릿속 깊은 곳에 저장된 공식을 생각해 내게 된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금방 설명을 들은 물리법칙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였다. 운동장에 간의 링을 만들고 운동의 제3원칙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의 뇌는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환경, 다양한 맥락에서 연습할 가치가 있다. 다양한 곳에서 변화가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은 특정한 맥락에서 더욱 분리되고 훨씬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다



[날 교육한 이유가 형사를 만들기 위한 거였습니까?]

선생님들은 동혁에게 처음부터 경찰 합격이 목표라고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경찰 합격을 위한 과정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하였으면 철저하게 졸업장 취득을 위한 목표만을 동혁에게 상기시키며 수업에 집중하도록 독려하였다.


큰 프로젝트일수록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단계를 잘게 쪼개라.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목표를 세울 것.
구체적인 목표와 소요 시간 사이의 적당한 분배가 필요하다.




동혁의 최종 목표가 경찰시험 합격이라는 사실은 검정고시 합격 통지 후 알게 된다. 만약 동혁이 처음부터 경찰시험 합격이 목표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깡패에게는 없는 면허 사람을 팰 수 있는 면허를 가진다는 사실은 매력적이지만 한 번도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았던 동혁에게는 경찰시험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이전처럼 몽둥이찜질과 협박을 한들 땀 흘려서 얻은 성공의 맛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동혁으로 써는 그냥 죽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혁의 선생님은 동혁의 능력에 최적화된 맞춤형 수업을 통해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절대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나하나 가르쳐 나갔다.



[깡패는 인생관이 없지만 형사는 인생관이 있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필요 없이 그저 하루하루 내 맘대로 살던 동혁은 어쩔 수 없이 형사가 되면서 합법적으로 남을 패고 더욱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 거라던 과거와 달리 직업과 삶뿐만 아니라 평생 가지고 있던 인생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타인이 성공한 특수한 경험을 그대로 답습하고 반복하고 암기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매우 작다

 어떤 상황에서 극적으로 마음을 바꾸고 행동에 옮기는지 등등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동혁의 깨달음은 역시나 쌩양아치 동혁을 보며 함께 자란 동혁의 동생까지 변화시키기에 이르고, 동생을 너무나 잘 아는 동혁은 자신이 경험하고 학습한 방법을 그대로 동생에게 체험시키기 위해 동혁이 다니던 학교(?)에 입소 시키고 결국 동생 또한 경찰이 되면서 자신만의 변화된 삶을 이루게 된다. 


만약 동혁이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선생님 중 한 분의 뒤에서 그분의 가는 길만 그대로 따라갔다면 완전히 변화된 삶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골드 문의 수장이 되거나 부랑자가 되었을수도..)


[출처]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

책: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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