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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며들다 Feb 20. 2023

나는 애국자입니다.

애셋맘이라 행복합니다

"와이고예~ 애국자이십니데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투사분들이 들으신다면 요즘은 개나 소나 애국자라고 하네 하며 웃을 일이지만, 오늘처럼 아이 셋을 동원해 외출을 하는 날이면 심심찮게 듣게 되는 말이다.


"아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나라에서 이런 분들께 상 줘야 됩니데이~ 제가 택시 기사 20년을 했는데요~ 요즘엔 임산부랑, 애들을 태워본 게 손에 꼽십니데이. 요샌 다들 아를 안 낳아서 문제인데 이래 많이 낳은 분들 잘 살게 해주믄 출산 문제는 자연히 해결 될낀데 안 그래요?"


어쩌면 맞는 말이다. 아이 낳아 키우기 편한 세상이 오면 출산율은 오르지는 않더라도 더 이상 내리지는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 편한 세상은 없다. 그러한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고 장담한다. 한 생명을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길러내는데 편하고 쉽다는 일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육아는 어렵다. 신경쓸일은 둘이 면 두배가 아닌 제곱이고, 셋이면 세제곱으로 늘어 난다. 그것이 출산 장려금을 더 얹어준다고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육아는 힘들다는 전제하에 시작 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혼자 일 때보다 불편하지만 아이를 낳아 보니 참 좋더라~ 엄마가 되어보니 힘은 들지만 그것을 이겨 낼 파워와 보람도 둘이면 제곱, 셋이면 세제곱으로 늘더라~ 하는 것을 경험 해보는 사람이 점점 많아져야 출산율은 오른다고 생각한다.


"네 그렇죠~ 3명쯤 낳으면 나라에서 큰 집도 주고 차도 큰 걸로 바꿔주면 참 좋겠어요. 그러면 신경 쓸일 두 개는 줄일 수 있잖아요. 하하하"


"우리 며느리도 아를 많이 낳는다 카는 거 내가 아 키우는 거 힘들다고 하나만 낳아라고 했어요. 그 힘든 거를 우찌 두번 세 번 하라고 하는교~"


"힘들죠 아이 키우는 게.. 그런데 저는 아이가 많으니 오히려 다복하고 더 좋은데 대부분이 그것을 힘듦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신 것 같아아요~ 육아를 하며 진짜 힘들다 생각이 들면 내가 불필요한걸 하고 있지 않은지, 그리고 내가 바라는 그 욕망이 나를 위한 것인가 아이를 위한 것인지 제대로 보는 눈이 부모에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가 아이를 키우는 그 큰 틀 철학만 반듯하게 서 있으면 아이가 둘이든 셋이든 키울 힘은 거기에서 얼마든지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 철학이라는 걸 잡는 것이 제일 힘든 일이겠지만요.."


"와~~ 택시 타는 사람들마다 아 낳아 키우기 다 힘들다고 하는데 말씀 들어보니 일리가 있네요~"


택시 기사와 집으로 오는 20여 분 동안 이런저런 육아 이야기를 하며 오다 보니 얼마 전 내가 나에게 던진 질문의 답을 어렴풋이나마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글로써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강한 한 가지가 선명 해졌다.


"육아는 즐겁습니다."


자녀를 낳아서 기르는 일은 나를 닮은 아이들의 내일이 궁금해서 잠 못 드는 일입니다.

그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가르침을 아이들은 나에게 매일 공짜로 알려 줍니다.

그들로 내가 더 지혜로워지고, 크는 일입니다.

그들로 인해 좀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어지는 일입니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동행하며, 그 시절 나의 꿈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육아(育兒) 만이 아닌 나를 기르는 육아(育我) 를 동반합니다.


나를 닮은 한 생명체를 탄생 시키고, 그들을 길러 내는 것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로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것을 자율적으로 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사회가 그 본능조차 거부할 수밖에 없게 만든 프레임 속에 우리 모두가 갇힌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유명 연예인들, 재벌  자녀들의 영재 납셨다는 소식은 이제 그들이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한 것에 초라한 나를 마주하면 자괴감이  수도 있다. 그렇게 키우지 못할 바에  생은 그냥 나로 살고 생을 마감하는  더욱 현명한 판단   있다. 하지만 하루 가족들과 온전히 느낄  있는 행복감은 영재라고  하지도, 재벌이라고  하지도 않다. 그것은 내가 주는 만큼, 내가 느끼는 만큼  안에서 누릴  있다. 인간의 존재의 이유가 명문대학간판도 아니고, 대기업 사원증도 아니다. 모든 인간은 행복하려고 태어났다. 그것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셀프다.  육아로 느끼는 행복도 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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