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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며들다 Oct 31. 2023

우당탕탕 캠핑 스토리1

첫 번째 이야기

가족들과 3일째 캠핑 중이다.

할로윈시즌에 맞추어 가까운 도심에 캠핑장을 예약하고 기다려온 그 올해의 첫 캠핑은 참말로 할로윈 파티처럼 다채로운 사건들로 물들여졌다.


첫날은 여유 있다고 생각하여 느지막이 점심을 먹고 10분 거리의 캠핑장으로 먼저 필요한 살림살이들만 한 차 싣고 나왔다. 그리고 나는 남편과 텐트를 쳤다.

열심히 텐트를 다 쳤지만 왠지 남편의 표정이 떨떠름하다.


나는 그 후의 일거리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아이들과 나머지 살림살이들을 태우러 갔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텐트 폴대가 이상해. 아마도 폴대가 바뀐 것 같아."


작년에 같은 브랜드 텐트에서 뉴 버전이 나와서 새 텐트를 구입했었는데 몇 달 전 이사하면서 그 폴대들이 뒤섞여 버린 거였다. 그리고 우리는 예전 텐트 폴대를 빼고 다시 새 폴대로 끼워 넣는 작업을 반복했다. 첫날부터 진이 다 빠졌다.


그래도 삼겹살과 함께 한 가족들과의 저녁은 너무 행복했다.


'내일은 아이들이 등교를 하면 하루 종일 나 혼자서 조용하게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혼캠 해야지!'


생각만 해도 너무 흐뭇해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 행복한 꿈을 안고 잠을 청한지 2-3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딸이 나를 깨우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나 온몸이 떨려~"


이게 무슨 소리지? 들려오는 소리에 순간 남아있는 잠들이 모두 줄행랑을 치고 도망가 버렸다.


"어!? 우리 딸 오한이야? 열나?"


며칠 전부터 딸이랑 자주 어울려 놀았던 조카가 독감으로 입원을 하고 있었던 중이라 열이 난다는 그 포인트가 독감으로 자동 연결되었다.


매번 여행 때마다 챙기는 해열제를 이번엔 왜 못 챙겼는지 한심해하고 있을 시간도 없이 딸은 온몸을 달달 달달 떨었다.


"어떡하지… 새벽인데, 집으로 가야 하나. . "


그런 고민을 하고 있기엔 딸의 시간은 너무 힘들어 보였다.


"그래, 집에 가자!"


잠들어 있던 가족들을 모두 깨웠다.


"오빠, 하린이가 지금 열이 너무 올라서 오한이 왔어. 해열제라도 먹이게 집에 가야 될 것 같아. 지금 차에 히터 좀 틀어줘."


"얘들아, 내일 학교 가야 하니깐 지금 일어나서 가자. 하린이가 아파서 집으로 가야 할 것 같아."


그렇게 우리는 모두 부랴부랴 잠을 깨고 차에 탔다. 남편은 캠핑장 지킴이로 두고 삼 남매와 차에 올랐다.


딸은 안전벨트도 스스로 못 채울 정도로 오한이 심하게 왔다.


"하린아, 집에 가면 곧 괜찮아질 거야. 조금만 참아."


f 성향의 둘째는 걱정되는지 동생을 안심 시키는 대화를 계속 건네었고, 감정 전달이 서툰 t 성향의 큰 오빠는 집으로 갈 때 동생을 번쩍 안아서 데려간다.


그렇게 나의 캠핑장의 둘째 날은 시작되었다.



(뒷이야기는 내일 다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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