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을 잊지 말길, 최대한 즐기길
인생에 ‘처음’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차피 하나의 경험이 될 테니까?‘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런데 가끔씩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무 경험자가 유 경험자인 나에게 질문을 해올 때가 있었다.
”테니스 어때요? 처음 배울 때 어땠어요??“
상대방은 어떤 대답을 원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요령(?)‘ 위주로 대답을 했다.
“처음 배울 때는 꼭 강습을 받는 걸 추천드리구요~ 테니스채를 먼저 살 필요는 없고~ 3개월 정도 됐다 싶으면 먼저 경기(랠리)를 나가서 감을 잡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집에 돌아와 문득 그 질문을 곱씹어보게 되었다. 테니스를 해서 즐거운 건지… 감정을 물어본 질문 같았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테니스를 처음 배우러 가기 전에 나름 꽤(?) 망설였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마침 기존에 하던 운동이 너무 지겨워서 좀 더 동적인 운동을 해보고 싶었다. 골프와 테니스가 한창 붐이던 시절, 무슨 운동을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뭔가 ‘테니스’에 이끌려 집 근처 테니스 학원을 수소문했다. 몇 군데 후보군에 가보고 예산과 거리가 괜찮을 것 같은 곳에 등록을 해서 배웠다. 그 학원에서 3개월 정도 2:1 강습을 했는데, 딱히 흥미를 못 느꼈다. 그렇게 그만두었다.
그러다가, 3개월 정도 지났을까? 다시 무슨 운동을 할까~? 고민하다 테니스를 재등록했다. 이번엔 회사 근처로 학원을 옮겼다. ’자기관리‘라는 목적 아래에 1:1 강습을 시작했다. 좀 더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3개월 정도 더 쳤을까? 우연히 학원에서 주최하는 모임에 나가게 됐는데, (게임다운 게임은 아니었지만) 게임을 하니까 뭔가 더 흥미가 생겼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알 것 같고, 실력이 느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벌써 반년이 지났다. 아직도 테린이지만 ’처음‘ 라켓을 잡고 치던 그때의 설렘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름 의욕적•자발적으로 퇴근 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매주 2회 꾸준히 나간 걸 보면, 그래도 꽤 테니스에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의 기분 좋은 설렘을, 그 순간 최대한 즐기는 ‘나’가 되길. 그리고 오늘의 이 순간도, 최대한 즐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