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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 atto broony May 26. 2024

그냥 믹스커피가 아니다, '뉴 믹스'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前 대표의 '코리안 스타일', '뉴' + '믹스커피'




성수 뉴믹스 커피에 다녀왔습니다. 아직까지는 배달의 민족의 창업자이자 지분매각과 기부로 전 창업을 엑싯한 것으로 유명한 김봉진 대표의 새로운 사업으로 더 유명합니다. 외국을 중점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 '믹스커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맥심커피'와의 구도가 흥미롭습니다. 


또, 샷 커피가 일반적인 현재 커피시장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는 캡슐형 커피와 그 머신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완전히 새로운 방식인 가루형 커피(이하 믹스커피)로 시장에 진입한 것이 또한 흥미롭습니다. 


카페 입구의 대기석. 카페 포스터와 의자 대용 박스가 인상 깊다.



전반적으로 대기석에서는 카페의 전체 브랜딩이 느껴졌습니다. 최근 성수는 젊은이들의 거리로 뜨겁고, 특히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편집숍인 무신사는 브랜드 컬러로 검은색을 사용합니다. 직관적으로 무신사와 협업한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직접적으로 무신사가 떠올랐고, 또 제품 사진 사이에 믹스커피의 제품사진을 패셔너블하게 입은 남자의 뒷모습과 같이 찍어 더욱 그 브랜드가 떠올랐습니다. 상표도 눈여겨볼 만한데요. 뉴믹스에서 e와 i를 뒤집어 표현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동시에 그것은 이 상표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기도 하네요. 


제품사진은 2가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는 '믹스커피(가루형 커피)'라는 것과 '한국 전통과자'와 곁들여먹는 커피라는 것입니다. 패키지 디자인도 있지만 부수적에 가깝습니다. 이 두 가지는 사실 이 '코리안 스타일' '믹스커피'를 추구하는 '뉴믹스'커피가 추구하는 가치의 핵심입니다. 사업 초기에 이렇게 차별화된 포인트를 강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이지만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추가하는 것보다 덜어내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대다수가 알지만 그것이 나의 일이 되었을 때는 '욕심'과 '편견(bias)'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객관화된 관점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분석하고 어필하는 것은 다시 한번 쉽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 리마인드 됩니다.


 그리고, 캠핑이 대세가 된 요즘 박스를 이용한 대기석도 눈여겨볼 만하네요. 한 마디로 힙합니다.





가게 정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우선 정말 성수스럽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우선 미디어아트가 있기 때문에 정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세련되어 있고, 뒤쪽으로 보이는 커피의 컵과 가게의 단을 올려서 클럽이나 바의 입구 같달까요. 그래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래서 어딜 가나 볼 법하지 않았고, 고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은 맥락에서 여전히 힙하고 그것은 차별적입니다. 


핵심적인 가치(한국 전통과자, 믹스커피)를 전달하되 그것이 전의 것을 답습한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가게 디자인이 한옥이었으면 가장 전형적이었을 테고,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었겠지만 믹스커피 + 전통과자 느낌과 톤 앤 매너가 너무 비슷해서 '새로운 커피'라는 느낌은 덜 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외국 진출 시 팝업스토어를 한옥으로 한다면 그들에게는 한옥자체가 생소하면서 새롭고, 뉴믹스커피도 새로울 테니 고려해 볼 법해 보입니다.



가게 전반을 하나의 디자인 작품으로 생각하고 만들어진 게 느껴졌습니다. 그 반증으로 한쪽 벽면에는 다음과 같은 미디어아트와 제작자들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쥬요 메뉴. 볶은 쌀맛이나 군밤맛 따위가 새롭고 중간에 korean retro snack과 같이 먹는 구성이 재미있다.


동행자는 일반 믹스커피, 필자는 볶은 쌀맛을 먹었다.



뉴믹스커피(기본 맛)와 볶은 쌀맛을 먹었는데, 특이하게 믹스커피에 우유를 타서 먹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물을 넣으면 맛이 너무 연하기 때문인 듯했는데, 그래서인지 기본적으로 과하게 달지 않고 맛이 너무 강하지 않았습니다. 뉴믹스커피는 일반적으로 우리 입맛에 가장 일반적인 맥심커피와 비교했을 때, 인스턴트 맛이 덜하고 훨씬 연합니다. 볶은 쌀맛은 미숫가루와 비슷한 맛에 가깝거나 토피넛 라떼, 미숫가루 라떼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전술한 대로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강합니다. 필자는 미숫가루 라떼와 곡물 라떼류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기존에 먹어보던 맛과는 다소 달랐습니다. 맛은 주관적인 것이니 직접 드셔보는 걸 추천합니다. 


가격은 입지가 성수인 것치고 비싸지 않았습니다. 약 2000~3000원 선이어서 부담 없는 편이었으나,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그 점 유념할 만합니다.










전반적으로 새롭게 떠오른 사업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위한 팝업스토어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것도 사실 정석적인 방식인 것이, 새롭게 떠오른 아이디어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업이라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 평가되는 것인데, 시장에서 먹힐 것 같다는 '나의 생각'으로 과도하게 밀어붙이다가는 초기투자비용이 매몰비용이 되어 생각이 많아지고 발이 무거워져서 시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조차도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와 가장 작은 가치 모델의 시장 반응 테스트, 이제는 고전에 가까운 지식인 우리가 흔히 mvp(Minimally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경영학 케이스 스터디가 직접 적용되는 방식이 느껴지니 재미있었습니다.


또, 이 뉴믹스 커피의 입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뉴믹스 커피는 성수의 메인 상권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혹은 메인상권과 메인상권 사이의 다소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게의 바로 맞은편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빌라로, 사실 상가로서 가치는 그렇게 높지 않아 임대료가 타 성수지역에 비해 너무 높지 않아 보였습니다. (물론 성수는 성수이기 때문에 뉴믹스 커피 임대료가 인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지, 임대료 자체가 높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아닙니다.) 또, 굳이 매장 내부에 좌석을 배치할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오프라인 매장 자체의 매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제성과 아이디어가 먹히는지가 첫째로 중요할 것이고, 둘째로는 커피의 매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믹스커피 묶음으로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즉, 전체적으로 오프라인 공간 자체는 시음판매장소& 화제성& 테스트배드의 역할을 주로 하고, 부가적으로는 믹스커피패키지 박스를 판매하는 것 까지가 그 역할이라고 보였습니다. 미디어아트이자 전시로서의 협업은 그 과정에서 나온 중간 프로젝트 일 테고요.


경영학 지식이나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mvp와 기획 시에 유념해야 할 부분들은 사실 지식으로는 알아도 행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 아는 것의 반도 실천하지 못하기 나름이니까요. 그런데 나아가, 아는 것을 실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현'되고 '성공'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 그 다음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은 다른 글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오랜만에 갖춰진 기획 하의 결과를 보니 나름 생각할 것들도 있고 즐거웠습니다. 제 분석이 꿈보다 해몽일지 모르겠으나 제가 본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추후 시장에서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낼지, 혹은 단발성 프로젝트가 될지, 그가 그리는 다음 마일스톤은 어디일지 궁금하네요. 성수를 지나갈 일이 생기신다면 잠시 들러 그가 제시하는 새로운 믹스커피는 어떤 건지 시음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p.s. 한국인들은 대부분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어서 우유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소화불만을 겪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최근 마트에서는 '소화 잘되는 우유'라는 이름으로 유당 0% 락토프리 우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필자도 전형적인 유당불내증 증상이 있어, 우유 제품은 조심하는 편인데요. 락토프리 우유는 실제로 효과가 있습니다. 다양한 유업사에서 제품이 나오니 고려해 보시면 좋겠네요.




 







*고료를 받지 않고 작성된 글이며, 주관적인 생각을 밝힌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특정 단체, 특정 인물과는 무관하며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특정 인물을 비하할 의도는 없음을 밝힙니다. 이미지 및 원문의 저작권 관련해서는 개별적으로 문의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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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6

<그냥 믹스커피가 아니다, '뉴 믹스'다>


출처 및 참고 자료:

필자 촬영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40426/124671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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