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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attobroone Aug 25. 2022

너에게

흔들리는 20대를 보내고 있을, 상투적인 말뿐이라도 진심을 담아.




있잖아,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얼마 전까지 상당한 불안감과 우울을 가지고 있던 나는 이제 좀 괜찮아졌어.


그게 그래. 세상에 생각할 건 너무 많고 나는 너무나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밀려올 때, 혹은 아픈 기억 아픈 상처를 벗어날 수 없을 때,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저렇지 못한 나를 자책할 때. 그렇게 되고, 되어가는 것이 다 내 탓이라고 생각할 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


돌아보면, 학생 때가 좋았던 것 같아. 집중할 무언가가 있고 다들 그 트랙 위를 뛰어가잖아. 특히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대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지. 다들 하는 거니까, 그리고 나도 거기서 나쁘게 하지 않으니까 그냥 안도감이 있어. 그런데 대학, 사회는 그런 곳이 아니더라. 출발선은 모두 다르고 그 차이는 점점 벌어져. 요컨대, 대학까지는 주제를 정해서 그걸 잘 그려야 하는 그림이었다면 앞으로의 인생은 점점 더 자유 주제에 가깝다고 생각해. 정답도 없는데 오답은 있지, 그래서 더 무서워


우울도 습관이 되더라. 자유주제인 인생에서 밑그림을 그리기도 전에 "완성된 내 그림이 혹시 쓰레기이지는 않을까? 그게 다른 사람에게 한심해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을 미리 해버리면, 그걸 먹고 이 우울이라는 녀석은 점점 커져버려서 날 잡아먹어. 제대로 된 그림을 그려보기도 전에 말이야.


반대로, 지금 해야 할 목표가 분명하게 '밑그림'이라는 걸 인지하고 숨 가쁘게 밑그림에 집중하다 보면, 우울도 조금은 잦아들고 밑그림도 더 잘 그릴 수 있는 것 같아. 그렇게 밑그림이 잘 그려진 이후라면 조금은 더 스스로를 믿고, 나를 위한 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면 어떨까? 우울도 습관이지만 스스로를 이기고 거기서 오는 성취를 맛보는 것도 습관이니까 말이야.


돌아와서, 학생 때 행복한게 단 하나의 목표 이외에는 생각할게 없기 때문이잖아? 우리, 필요한 고민 말고는 좀 더 줄여보면 어때? 당장 해야할 일에 좀 더 집중하고 말이야. 그리고 그걸 습관으로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아.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면 앞으로 갈 수 없잖아. 우린 아직 넘어져도 될 나이야. 장담하는데, 지금 넘어지는 게 많을수록 앞으로의 우리 인생이 풍요로워질 거라 생각해. 그렇다고 꼭 넘어질 필요가 없을 때 넘어지진 말구...


쓰다 보니 길어졌네, 각자 인생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주어진 도화지를 어떻게 채울지는 각자의 몫이겠지. 장담하는데 네 도화지는 안 봐도 너만의 색, 너만의 화풍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그림일 거야.


이런 글에서 상투적인 말일지 모르지만, 이것보다 좋은 다른 맺음말은 생각나지 않네.


"잘하고 있어"













*고료를 받지 않고 작성된 글이며, 주관적인 생각을 밝힌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특정 단체, 특정 인물과는 무관하며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특정 인물을 비하할 의도는 없음을 밝힙니다. 이미지 및 원문의 저작권 관련해서는 개별적으로 문의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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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5

<너에게>





그림 및 사진자료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45345625623566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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