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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Mar 14. 2024

꿈과 희망 그리고 청춘을 노래하는
<싱 스트리트>

씨네아카이브 36. 음악과 영화의 만남 (감독특집 ep.9)

음악영화를 떠올리면 국내에서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비긴 어게인>의 존 카니 감독 작품들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이외에도 '음악'을 주제로 하는 좋은 영화들은 무궁무진하게 많고 (실제로도 좋아하는 작품들이 꽤 되지만) 존 카니 감독의 작품은 음악이 주인공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결부되어 ‘Music is my life’를 몸소 보여주기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래서 준비한 36번째 아카이빙은 존 카니 감독의 음악영화 특집!


'씨네아카이브 36. 음악과 영화의 만남 (감독특집 ep.9)' 전문 읽기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존 카니, 2016년 개봉


(출처: 영화 스틸컷)

<싱 스트리트>는 1980년대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한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과 성장통 그리고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존 카니 감독의 3번째 장편 영화로 감독의 학창 시절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상했다고 하는데 제32회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되어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유수의 매체로부터 좋은 평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실제 1980년대 유행하던 음악을 고스란히 담았는데 스토리 자체가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당시 감독이 즐겨 들었던 곡들을 많이 반영했다고 한다. 특히 음악을 통해 작중 시대 배경을 그대로 구현해 내며 당시 인기 뮤지션이었던 ‘듀란듀란(Duran Duran)’, ‘아-하(A-ha)’ 등의 노래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물론 주인공들의 성장 서사가 담긴 오리지널곡이 더해져 <원스>와 <비긴 어게인>에 이어 또 한 번 주옥같은 OST를 완성했다.


<싱 스트리트>는 이전 작품과 비교했을 때 시대배경이나 주인공의 연령대가 달라진 만큼 음악에 더 많은 공을 들였는데 1980년대 감성을 전달하면서도 밴드가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줄 작곡가를 찾기 위한 고심 끝에 실제 그 당시에 작곡 활동을 했던 ‘게리 클라크(Gary Clark)’를 떠올리고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OST 작업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리고 <원스>를 감명 깊게 봤던 게리 클라크가 제안을 수락하면서 영화의 메인 테마에 해당하는 곡을 포함한 대다수의 곡 작업에 참여했다. 더불어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 역시 실제 밴드에서 활동하는 가수들로 모두 <싱 스트리트>가 첫 연기였다고 (요즘 아이들은 노래도 연기도 다 잘하나 보다... 난 전문 배우인 줄...)


(출처: 영화 스틸컷)

코너는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모델 지망생인 라피나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밴드를 하고 있으니 모델로서 비디오 촬영에 참여해 달라는 거짓말을 한 코너는 어설픈 멤버들을 모아 얼떨결에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결성하고 형의 조언아래 ‘듀란듀란’, ‘아-하’, ‘더 클래쉬’ 등의 음반을 들으며 진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첫 자작곡을 시작으로 조금씩 라피나의 마음을 얻은 코너는 그녀를 위한 최고의 노래를 만들고 인생 첫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싱 스트리트>는 존 카니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영화로서 좋았던 건 <원스>, 음악이 좋았던 건 <비긴 어게인>이었다면 영화와 음악 모두 좋았던 작품이 <싱 스트리트>! 어떤 의미에서는 해피엔딩이지만 그렇다고 <비긴 어게인>처럼 꽉 닫힌 해피엔딩은 아닌,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주인공들을 응원해주고 싶고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고 여운이 남는, 그 여운을 음악을 통해 계속 이어나가게 하는 작품이었다.


영화에는 존 카니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과 당시 아일랜드의 사회적 상황이 반영되어 있는데 코너가 전학을 가게 되는 학교는 실제 감독의 모교이고, 80년대의 아일랜드는 경제 위기와 함께 청년 실업 문제가 대두되던 시기로 코너 가족이 겪는 어려움, 영화 속 뉴스 장면, 형 브랜든이 처한 상황 등을 통해 이를 보여준다.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영연방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립국가가 된 후 두 번의 큰 위기를 겪는데 1950년대에는 식량난으로 인한 이민이 두드러졌다면, (이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 중 한 편이 이전에 소개한 <브루클린>이다.1980년대의 경우 좀 더 나은 삶과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엘리트층의 이동이 두드러졌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엘리트층의 소실은 현재 아일랜드 ‘지식층 가뭄(Brain drain)’을 초래했다는 의견이 있기도 할 만큼 당시 커다란 사회적 이슈이기도 했다.


마리’s CLIP: “Sing Street – Drive It Like You Stole It” 

<싱 스트리트>의 추천곡은 가장 인기가 많은 ‘To Find You’… 가 아닌 ‘Drive It Like You Stole It’! 강압적인 규율에서 벗어나 자유와 희망을 찾는 코너의 꿈과 열정이 가장 잘 느껴지는 곡이자 동시에 본인의 희망이 집약된 상상 속 뮤직비디오 촬영 장면은 신나는 음악과 대비되어 못내 가슴 아프기도 했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그저 신나는 곡으로만 느껴졌는데 이번에 영화를 다시 보고 난 후에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가끔인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영화 이야기.

시선기록장 @bonheur_archive

파리 사진집 <from Pari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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