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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가 Jan 25. 2021

하나의 세계가 끝나간다.

작품이 완성된다는 것.

새로운 글감이 떠올랐을 때면 신이 나기도 하고 눈 앞이 깜깜해지기도 한다.
이제 이걸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 그래서 이 이야기를 통해 나는 무얼 말하려고 하는 가, 무엇보다도 내가 이것을 글로 풀어낼 능력이 될까? 같은 걱정이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언가가 떠올라 준다는 건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리라.  비록 그 아이디어가 내 머릿속에서만 판타스틱 할지라도 말이다.
 
기가 막히게 새롭고 흥미로운 글감이 떠오르는 것 만큼, 그것을 진득하니 풀어나가는 힘이야 말로 재능이고, 행운이며,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절대 반지 같은 것이다.

내 눈에 그런 절대 반지를 지닌 것 같은 사람이 몇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진격의 거인을  만들어 낸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다.
<인간형 거인이 인간을 잡아먹는다.  

그런 거인을 사냥하는 군대가 있다.  

성벽 안과 밖으로 나누어진 세계에 감춰진 비밀.>
사실 이 세 가지 키워드만 가지고도 여러 가지 메타포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진격의 거인은 그것을 넘어 충격적인 애니메이션 비주얼과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혀 나가는 세계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놓은 캐릭터 간의 관계성, 철학이 담긴 대사. 이 모든 걸 다 갖춘 작품이 아닌가...... 그렇게 혼자 과몰입을 해본다.

넷플릭스에서 진격의 거인 마지막 시리즈가 서비스 되고 있다. 최초에 '인간형 거인이 인간을 잡아 먹는다.'라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이야기가 이토록 방대하고 길어질 줄 작가는 알았을까?
혐한을 한 과거가 있다 하고... 연재가 장기화되면서 살짝 늘어지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어쨌든 이 긴 이야기를 끝 낼 수 있는 작가의 역량에 심히 존경심을 표하는 바이다. 시작하기는 쉬워도 이야기의 끝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니까. 써보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영역이다.

 이야기가 끝나면 하나의 세계도 완성된다.
그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판타지나 sf가 꼭 그렇다.
그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평행이론처럼 이 세계를 살고 있지만 작품이라는 다른 차원의 세계도 함께 살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
이번 시즌이 완결이라니... 시원섭섭하지만 마지막을 어떻게 그려놓았을지 궁금함이 더 크다. 부디 리바이를 죽여 버리는 안타까운 일만은 없기를 바라며... 그래서 이걸 다 보려면 나는 또 잠을 언제 자나... 살짝 한숨이 나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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