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짓는다.'
'생각이 에너지다.'
'사람을 향합니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이런 광고 문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카피라이터 박웅현 님이 만든 광고 문구이다. 이 분의 책 중에서 ‘여덟 단어’라는 책을 추천받아 읽어보았다.
본인이 창의력 강의를 요청받는 적이 있는데 참 난감했다고 한다. 창의력을 가르치는 강의는 없다고 한다. 이유는 창의력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분의 아이디어의 시작은 경험이라고 한다.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문구는 본인의 아이가 넘어졌을 때 일으켜주는 자신을 보며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왜 아이한테 이런 행동을 했을까?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라는 카피도 뉴욕으로 유학을 갔을 때였다. 수업시간에 백발의 아저씨가 들어와 당연히 교수인 줄 알았는데 옆자리에 앉았다고 한다. 그리고 곧 젊은 동양인 남자가 들어와 교수라고 했다. 그 상황을 경험하고 머릿속에 저장해 두었다가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라는 문구가 나온 것이다.
이렇게 순간을 그냥 넘기지 않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더 싶은 생각을 한 것이다. 멋지다.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를 읽고 나는 간장게장을 계속 먹는데, 이 분은 그 후로 간장게장을 먹지 못한다고 한다. 나도 시를 읽고 간장게장을 못 먹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아 멀었나 보다. 나는 늘 생각 없이 사는 것을 속 편히 여겼는데 이렇게 다른 시선과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이 부럽다. 이제는 내 삶에도 이런 시선을 장착시키려 한다.
우리는 보통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의 대화를 좋아한다. 이야기가 잘 통하고 공감대 형성도 되니 말이다. 하지만 카이스트 뇌과학박사 정재승 교수님의 '열두 발자국'이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무리 논의해 봤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온다는 것이다.
창의성은 전전두엽 같은 가장 고등한 영역에서 만들어지는 기능이 아니라, 뇌 전체를 두루 사용해야 만들어지는 능력이라고 한다. 반가운 소식은 창의성과 지능은 완전히 다른 기능이라고 한다. 지능은 기존 지식과 절차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고, 창의성은 지식과 절차를 모를 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이 둘은 연관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단다.
아이를 키우며 교육에 더욱 관심이 많아진다. 나의 아이들도 창의력이 좋은 사람이 되면 하는 바람이다. 나 또한 창의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40대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웃으려나. 지난번 직접 들은 강의에서 50대, 60대도 늦지 않았다는 정재승 교수님의 말씀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40대 중반으로 흘러가고 있어 몸은 힘드나 정신과 마음까지 힘든 삶이 되기는 싫다.
사실 아이를 키우며 집순이인 나의 일상은 매일 똑같다. 이런 일상에서 어떻게 창의력이 나올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쓰게 되면서부터 뭔가 조금은 달라진 듯하다. 더 빨리 시작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아쉬움만 잡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 빠르다. 이렇게 하루가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두꺼워지리라.
오늘 아이들과 동물원에 다녀왔다. 둘째는 흙도 밟지 않고 동물이 다가오면 기겁하며 소리 지르고 울었다.
과연.
창의력 좀 생겼으려나.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