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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연 Aug 06. 2021

영화 <인질>, 노선 분명한 액션스릴러의 확실한 재미





영화 <인질> (Hostage: Missing Celebrity)
감독 필감성
출연 황정민 외
개봉 2021. 08. 18.






"배우 황정민이 납치 됐다" 영화 <인질>.


실제 배우 납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세이빙 미스터 우>(2015)가 원작. 각색 작품이라기엔 원작은 뼈대를 참고만 한 정도로 느껴지고 <인질>은 원작과는 많이 다른 결의 새 옷을 입은 듯.






주인공이 감금된 중에 인간적인 회한을 느끼거나 납치범 혹은 다른 피해자와의 동질감 공감 등으로 환심을 구하는 류의 감정은 가능한 덜어내고, 철저히 액션과 사건 해결 위주로 줄거리를 편성. 94분이라는 러닝타임에 걸맞는 적절한 전개.


제각각 개성있는 납치범들에게 사연을 부여해서 서사를 확장하는 욕심을 낼 수도 있었을 듯. 하지만 타이트한 러닝타임 안에서 가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인물의 성격을 쌓아올려 부연을 과감히 쳐내고, 오직 납치 스릴러물로써 추구하는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 선택과 집중의 좋은 예.






황정민 배우는 <인질>의 제작 과정에 상당 부분 관여했다고 하고, 실제로 크레딧에 기획으로도 이름을 올렸는데, 과연 이 작품의 주된 뼈대인 '배우 황정민의 납치'라는 소재를 실제와 창작의 경계에서 그럴듯하게 그려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다분.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의 '배우 황정민'이 실제 납치된 것 같은 현실감을 주되, 납치감금된 상황에 놓인 그가 '자연인 황정민'의 모습으로 드러내는 감정선도 납득시켜야 하는 일이 과제였던 작품. 다르지만 같고 같지만 다른 '두 명의 황정민'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하는 데에 많은 고민이 있었을 듯.


그 장치로 실제 본인이 사용하는 에코백이나 곱슬한 머리칼, 검붉은 피부, 말투 등의 장치를 극에 부여한 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 또, 오래간 쌓여 온 그의 유행어들을 욕심부리지 않고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는 자제력도 인정. (예고편을 봤을 땐 '저걸 한다고?' 싶었지만, 극 중에서 보니 납득.) 납치 사건의 극 중 장치로 실제 황정민의 필모그래피를 이용하는 대목도 흥미로웠음을.






감독의 장편 첫 작품 + 조금 늘어진다 싶었던 원작 + 실제 배우의 이름과 직업을 스크린에 그대로 투사하는 모험 + (팬데믹이라는 강한 외부 요소 때문이지만 어쨌든) 밀리고 밀린 개봉 시기 등의 이유로, 그 만듦새를 새초롬한 눈으로 조금 의심했지만 결과적으로 의심 극복.


<인질>은 더 이상의 양념 가감이 필요하지 않은 깔끔한 액션스릴러.






어려운 때이지만 모쪼록 20년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린 배우의 힘으로, 당면한 파고를 잘 헤쳐나가는 작품이 되길.





좌 황정민 / 우 필감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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