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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May 21. 2024

설레임

오늘 6학년 음악 수업 중에 남자 아이가 자꾸 건너편 예쁜 여자아이를 보며 말을 걸고 장난을 치길래 큰 소리로 남자 아이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나야! 옆에 있는 (예쁜) (여자)아이가 아니고

 집중하자! 선생님이 설명할 때는 꼭 나를 보자! “


그리고 금세 딴 길로 (삼천포로) 빠졌다.

“내가 너희들에게 부러운 것이 뭔 줄 아니?

내게 없지만 너희들에게 있는 것!

바로 설레임이야.“

아이들이 아이스크림 설레임이냐고 아우성 댔지만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말을 이어 나갔다.


“어느 반 음악 수업을 들어갔는데 남자전학생이 그날 올 예정이라는 거야. 여자 아이들의 기대에 찬 모습에 수업을 도저히 할 수 없던 그 순간 전학생이 교실에 들어왔어. 숨 막히는 역사적 현장 속에 평소 같으면 실망을 많이 했겠지만 그날따라 전학 온 아이도 훈남이어서 여자아이들이 기대이상이라고 하더라. 그 반 여자 아이들은 얼마나 학교 올 맛 나겠니? 선생님은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설렐 일이 별로 없어. “


아이들이 질문을 이어나갔다.

“선생님은 택배 올 때 설레지 않나요?”

“람보르기니를 탄다고 생각해 보세요. 설레시죠?”

“아이들이 공부 잘하면요? “


그래서 대답을 이어갔다.

“사실 나이 들수록 물(건에 대한)욕(심)이 사라지더라. 뭐 예쁜 가방도 흥미가 떨어지고 차도 굴러가면 되지 굳이 람보르기니일 필요 없고. 아이들도 공부 잘하면 한때 기쁘기는 했어. 그러나 늘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싸우게 되고 생각을 바꾸었어. 나나 잘하자! 요렇게 말이야. “


나이 들수록 설레임 없어지는 나이지만

학교 교실 속 아이들을 보며

‘그렇게 설레고 좋니?’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하며

엄마 미소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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