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다시 재미를 붙이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러 들어왔다.
글감은 바로 버섯 들깨국이었는데.......
이미 내가 썼던 소재였다. 다시 써도 상관은 없겠지만, 왠지 모르게 김이 새버린 상태.
내 글에 내가 김이 빠졌다.
그래서, 그냥 창을 닫을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하다 보면 2023년도 훌쩍 가버릴 거 같고, 이렇게라도 기록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사진 한 장 없는 글을 남겨본다.
키워드나 검색 노출 신경 쓰지 않고 쓰는 브런치라 어쩌면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제일 부담 없이 쓴다. 게다가 블로그에 남기지 못하는 결인 요리, 레시피에 관한 글을 쓸 때면 절로 흥이 난다.
요리를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요리사가 되지도 았았고, 요리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다. 요리에 관련된 콘텐츠를 기획하는 크리에이터가 될 성싶지만... 그것도 아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요리 관련 콘텐츠를 블로그에 남겼고,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요리잡지 서포터즈나 요리 관련 체험단을 하기도 했다. 그 모임에서 만난 이들에게 요리 블로거의 고충을 듣고 나니 왠지 할 자신이 없어졌다. 너무 치열하게 하는 요리는 하기 싫어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냥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남아버렸다.)
그냥 좋아하는 사람... 생각하니 수학역시도 그렇다.
수학이 좋아서 거의 6년간 수학 선생님만 바라보고 대학에 갔는데.. 심지어 대학에서도 기초과학부 수학전공을 선택했건만... 야간대 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직을 이수할 수 없었고, 교육대학원에 가야 한다는 걸림돌이 생기고서는 가볍게 포기한. 어쩌면 긴 시간 동안 고민했던 게 이렇게 순식간에 없어질 수 있나 싶기도 할 만큼.
어쩌면 요리도 그렇게 그만뒀다.
순수하게 사랑하고 좋아하는 걸로 남고 싶었던 수학과 요리. 지금도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 즐기기 위해서는 일이 되면 안 된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걸까.
여하튼 쓰는 게 좋아서 시작한 브런치도 이와 같은 결이 아닐까 싶다. 힘들게 하루하루를 채우는 글쓰기보다는 즐겁게 써지는 날 쓰는 그런 글. 그렇게 운영할 수 있는 점에서 난 브런치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