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비우고 있습니다_4
집에서 제일 문을 자주 여닫는 곳이 어딜까 생각해 보면 바로 냉장고가 아닐까 싶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서,
그리고 물이나 음료수를 꺼내기 위해서,
간식이나 야식을 꺼내기 위해서 자주 열고 닫는 곳.
바로 냉장고다.
이 안에 넣어두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내 몸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것들로 무척이나 중요하다. 어쩌면 집에 있는 금고나 통장보다도 더 중요한 공간이 아닐까 깊다. 내 몸을 구성하는 피와 살, 근육을 만들기 위한 재료인 음식들을 만드는 재료들이 담기는 곳이 바로 냉장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냉장고 관리가 제일 허술하다. 제대로 식재료와 음식이 보관되어야 하는데, 보통은 창고로 쓰인다.
먹다 남은 배달음식을 넣고,
대용량의 식재료를 사서 그냥 쑤셔 박듯이 넣고,
할인행사할 때마다 쟁여둔 재료로 냉장고는 포화상태.
결국 넣을 곳이 없어서 또 냉장고를 사야 할 지경이다.
냉장고가 복잡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 건 당연지사.
계속 악순환이 지속될 뿐이다.
사실 냉장고 정리에 대해 우리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그냥 재료를 사 와서 넣고, 먹다 남은 걸 넣고, 그냥 안전하게 조금 더 보관하는 용도로 쓸 뿐. 어느 누구도 냉장고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가 없다.
냉장고가 우리에게 온건 불과 100년이 되지 않는데,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은 그 이상도 보관될 것처럼 틀어박혀있다. 뭐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야 먹든 말든 할 텐데, 버릴 것이 들어 있는지 뭐가 들어있는지 모른다.
사실 냉장고와 같은 전자제품은 우리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된 제품인데, 실상은 이를 정리해야 하는 어려움과 스트레스에 이중고. 이 막막한 냉장고 정리의 고리를 풀기 위해 하나씩 그 여정을 밟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