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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영 Oct 11. 2024

묵은지 소진엔 김치만두!

김장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김치는 참 활용도가 많다.

김칫국, 김치볶음밥, 김치볶음, 김치전 등등 우리의 식단을 풍성하게 해 준다.

우리의 소울푸드 김치는 식탁의 주인공이 되기도 엑스트라가 되기도 한다.


올해는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배추김치가 금치가 될 거라는 뉴스가 자주 들린다. 이럴 때일수록 갖고 있던 김치가 더 소중하지만 너무 익어버린 김치의 활용도는 떨어진다. 집에 22년에 만든 배추김치가 있다. 소위 말하는 묵은지로 변신했는데, 너무 시어졌다. 볶아도 시고, 전으로 부쳐도 시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휩싸였는데, 불현듯 생각난 건 바로 만두다.


보통 만두는 김장이 끝나면, 남은 김치로 만들어 먹는다. 그때가 설날 즈음으로 작년 김치가 지겨워질 때쯤 명절에 떡국에 넣어먹을 용도로 많이 만들어 먹곤 한다. 그런데, 올해는 그것보다는 몇 달 빨리 만두를 시작해 보려 한다.




시작은 김치만두에 고기를 넣은 김치고기만두였다. 고기만두보다 김치가 들어가서 더 칼칼하니 맛있다. 만두소로 넣은 재료를 준비하고 있는데 보니까 고기를 사지 않았다. 긴급 투입된 신랑, 만두에 넣을 고기를 갈아 오기로 했다. 얼마나 사 와야 하냐는 질문에 1kg을 사 오라고 말했다.


당면은 삶아서 잘게 자르고, 대파는 얇게 채를 썰었다. 두부는 원래 물을 제거해야 하는데, 전날 오일장에서 두부를 사 올 때 통에 담아왔는데, 통 안에서 눌려서 물이 빠진 상태였다. 그래서 운 좋게 그냥 으꺠기만 하면 됐다.


대망의 묵은지. 시큼할 때는 물에 담가서 신맛을 빼야 한다고. 그래서 40분가량 물에 담가뒀다가 잘게 썰어서 물기를 제거했다. 사온 고기를 꺼내 밑간을 하려고 소금, 후추, 다진 마늘을 넣고 치트키인 굴소스를 넣었다. 그런데, 양을 보니 준비한 재료에 넣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절반은 김치고기만두를 하고 나머지는 채식만두를 만들기로!

채식만두에는 식감이 부족해서 송이버섯을 잘게 썰어서 넣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두피로 사용하면 최고로 맛있는 만두가 나오는데, 만두피를 만들 시간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일장에서 두부를 살 때 찹쌀 만두피를 사 왔다. 그래서 테두리에 물을 묻히고 만두를 빚기 시작.



나는 보통 만두에 속이 많이 들은 것을 선호해서 만두소를 잔뜩 넣었더니 만두피가 터지기 시작. 조금 내용물을 줄여서 만두를 200개가량 만들었다.


중간에 SNS에서 본 라이스페이퍼를 만두피로 만두를 만들어 보기도 했고,

김치고기만두에 새우를 넣어 새우만두를 만들기도 했다.


만두피가 모자라 한팩을 더 사 오는 상황이 오기도.


2022년 묵은지 김치통에 절반의 김치가 사라졌지만, 아직 남은 김치와 다음 만두를 기약해 본다. 다음에는 고기도 많이 사고, 반죽도 직접 만들어서 더 깔끔하게 만들어 보는 걸로.


일 년에 한두 번 밖에 하지 않는 요리라 할 때마다 조금 어리둥절한 상황이 생기지만,

부추가 없어도, 숙주가 없어도 우리 집 만두는 완성된다. 내용물이 뭐가 들어있던 집에서 만든 김치고기만두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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