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치아야 Jan 22. 2022

현실육아 엄마의 험난한 미라클 모닝

새벽시간도 나만의 것이 아니다.


모두가 잠든 조용한 새벽시간.


아이들이 깰까봐 수면음악을 다시 틀고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간다. 따뜻한 물 한잔 마시고 함께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맞이하려고 삼각대를 세우고 휴대폰 카메라를 고정한다. 아이패드를 켜고 경제신문을 읽으며 스크랩을 하고 정리를 한다.


완벽하다. 이 시간이 정말 좋다. 시간이 가는게 너무 아깝다. 빨리 신문정리한거 카페에 업로딩하고, 며칠전부터 나를 기다리던 저 책을 꼭 읽고 말리라! 다짐하며 설레여하던 그때.


덜컥. 안방 문이 열리고 식탁 불빛에 눈도 못뜬째 둘째가 비틀비틀 나에게 다가온다. 하....미라클모닝 강제 종료.


내 품에 안긴 둘째는 찡얼찡얼 대며 침대로 가잖다. 휴...그래그래. 줌 화면을 종료하고. 휴대폰만 챙기고 식탁불을 끄고 다시 안방 침대에 누웠다.


다시 곤히 잠든 아기. 이렇게 잘 잘꺼면서 왜 나를 찾는거야.. 그 순간 딸아이방에서 잠든 남편의 문 여는 소리가 작게 들린다. 벌떡!  엄마?! 문소리와 동시에 둘째가 나를 찾는다.


에구...엄마가 항상 옆에 있었으면 좋겠구나.  첫째때는 나도 엄마가 처음이여서 아이 때문에 내 시간이 없는게 너무 싫고 우울했다. 워낙 하고 싶은게 많았고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못하는것에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여전히 아쉽기는 하지만 짜증이 나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내가 일어나도 깨지않고 잘자는 첫째처럼 둘째도 언젠가는 그러겠지. 이렇게 나를 찾아주는 아기일때 잘 다독여줘야지 라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엄마노릇 9년만에 좀 성숙해지긴 했나보다.


여전히 하고 싶은일이 백만개이고, 미라클 모닝을 사랑하지만 지금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해보려 한다. 그와 동시에 어떻게하면 깨지 않을까도 연구해봐야겠다.


새벽시간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육아 엄마들.

우리 힘내자구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