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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아야 Jan 22. 2022

현실육아 엄마의 험난한 미라클 모닝

새벽시간도 나만의 것이 아니다.


모두가 잠든 조용한 새벽시간.


아이들이 깰까봐 수면음악을 다시 틀고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간다. 따뜻한 물 한잔 마시고 함께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맞이하려고 삼각대를 세우고 휴대폰 카메라를 고정한다. 아이패드를 켜고 경제신문을 읽으며 스크랩을 하고 정리를 한다.


완벽하다. 이 시간이 정말 좋다. 시간이 가는게 너무 아깝다. 빨리 신문정리한거 카페에 업로딩하고, 며칠전부터 나를 기다리던 저 책을 꼭 읽고 말리라! 다짐하며 설레여하던 그때.


덜컥. 안방 문이 열리고 식탁 불빛에 눈도 못뜬째 둘째가 비틀비틀 나에게 다가온다. 하....미라클모닝 강제 종료.


내 품에 안긴 둘째는 찡얼찡얼 대며 침대로 가잖다. 휴...그래그래. 줌 화면을 종료하고. 휴대폰만 챙기고 식탁불을 끄고 다시 안방 침대에 누웠다.


다시 곤히 잠든 아기. 이렇게 잘 잘꺼면서 왜 나를 찾는거야.. 그 순간 딸아이방에서 잠든 남편의 문 여는 소리가 작게 들린다. 벌떡!  엄마?! 문소리와 동시에 둘째가 나를 찾는다.


에구...엄마가 항상 옆에 있었으면 좋겠구나.  첫째때는 나도 엄마가 처음이여서 아이 때문에 내 시간이 없는게 너무 싫고 우울했다. 워낙 하고 싶은게 많았고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못하는것에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여전히 아쉽기는 하지만 짜증이 나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내가 일어나도 깨지않고 잘자는 첫째처럼 둘째도 언젠가는 그러겠지. 이렇게 나를 찾아주는 아기일때 잘 다독여줘야지 라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엄마노릇 9년만에 좀 성숙해지긴 했나보다.


여전히 하고 싶은일이 백만개이고, 미라클 모닝을 사랑하지만 지금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해보려 한다. 그와 동시에 어떻게하면 깨지 않을까도 연구해봐야겠다.


새벽시간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육아 엄마들.

우리 힘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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