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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아야 May 26. 2022

미라클 모닝이 힘든 엄마들을 위한 변명

일어나는 것도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자, 미리 저녁에 머리도 감아뒀고... 알람도 보자. 흠.. 잘 맞춰놨고...'


새벽 5시에 있을 줌 모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뒀다.

저번 모임도 참여를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들어가야만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안방 침대에 눕고 불을 껐다.

자. 이제 자면 된다.


그런데....

요새 들어 둘째가 유독 잠에 못들더니 오늘도 계속 뒹굴거리며 징징거린다.

'자자...우리애기. 코~ 잘 시간이에요.'


처음에는 좋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지자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 질렀다.

'자자! 좀! 엄마 내일 일찍 일어나야해!'


으앙~하고 둘째가 울음 터뜨린다. 에고.... 미안미안 토닥토닥 달래주며 겨우 재웠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끙끙 소리와 울음소리가 동시에 들린다.

다리가 아프다며 힘들어 하고 있는 둘째....

30개월 인생 왜이리 밤마다 다리가 아프니.. 도대체 얼마나 크려고..


한참을 다리를 주물러주고 달래줘도 안돼서 결국 또 해열제를 꺼내들었다.

해열제를 진통제처럼 먹이고, 토닥토닥 해줘서 재웠다.

그 시간이 새벽2시.


잠이 깨버린 나는 어떻게든 자려고 안간힘을 썼다.

자야해...5시에 일어나려면 지금 빨리 자야해...

그렇게 자고 있는데 꿈속인가 싶게 알람이 울린다

4시50분이 적혀있는 알람을 끄고, 일어나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


그러고 잠시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떴는데

왓???? 시간을 보니 6시30분.


끄아아아아아악!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망했다.

오늘도 나는 약속을 안지킨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하... 괜한 원망이 밤새 편히 잤을 남편에게 향한다.

나는 밤새 이리 고생하느라 약속 하나 못지키는데 혼자 편하게 잠이 오냐?


하지만 다 핑계겠지.. 우리 모임중에는 새벽수유를 하면서도 모임에 꼬박꼬박 참여하는 젊은 엄마도 있다.

그래서 난 더욱더 부끄러워졌다.


이건 내 의지의 문제인가, 상황의 문제인가.


첫째가 어릴때는 정말 새벽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야경증이 있는 첫째가 밤새 울고 나를 힘들게 했으니까.


그나마 둘째는 순한편이라 간간히 울긴했지만 잘자는 축이여서 새벽기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없는걸 어떻게 아는지 새벽기상을 하고 나면 눈도 못뜬채 뒤뚱거리며 나를 찾아왔었다.

그런데 요즘은 밤에도 울고 힘들어 하니 도무지 새벽기상을 할 엄두가 안난다.


아이들이 한없이 이쁘다가도 또 이럴때는 내가 왜 애를 둘이나 낳아서...라는 후회가 밀려온다.


한참을 자책하고 원망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린다.

더 힘든 상황속에서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간 엄마들이 생각났다.

알람을 하나더 맞추고, 단톡방에 사과를 하고 내일부터는 꼭 다시 새벽기상 습관을 조금씩 들여보겠다고 다짐의 글을 썼다.


약속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가 2번이나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그런데 그게 원동력이 되어서 다시 한번 열정이 타오른다.


아이가 일어나면 '너때문에'라는 말은 하지 않으려 한다. 아이도 크느라 고생하는 거니까...

아이도 나도 이 시기를 잘견뎌서 시간이 지났을때 웃으면서 지금을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더불어 이 땅에 열정넘치는 엄마들에게도 응원을 보내고 싶다.

나 혼자 크는게 아니라 아이랑 함께 커야 해서 조금 더 힘들고, 내 맘대로 안되겠지만

또 그만큼 많이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부터 다시 내 새벽시간을 확보하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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