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여기.’
남편이 퇴근하고 나에게 꽃 3송이를 내밀었다.
‘우와, 고마….엥? 이게 뭐야?’
‘뭐긴, 꽃이지.’
‘아니, 꽃은 꽃인데 카네이션이네?’
‘아, 그게 카네이션이야? 그냥 이뻐서 사왔는데.’
‘캬하하. 카네이션인지 몰랐다고? 난 또 나를 존경해서 이걸 골랐나 했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남편이 능글맞게 대답한다.
‘그럼, 존경하지.’
남편은 그렇게 또 은근슬쩍 넘어간다. 매년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선물로 드리면서도 카네이션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심도 없는 남자.
그래도 뭐 어떠냐. 꽃을 사왔으면 됐지. 이게 카네이션이던 장미든 나를 위해서 꽃을 사왔으면 된거다.
이렇게 꽃을 사다 주는 것도 10여년에 걸친 나의 세뇌 교육이 한 몫했지만 그래도 시킨다고 하는게 어디인가.
그래도 꽃 색깔도 다양하게 잘 골라왔네.
고맙소, 남편님. 나도 존경하오.
괜찮아, 이것도 사랑이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