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송이 Dec 25. 2023

너와 하늘을 보는 순간

아들관찰일기 #6

 아들이 어린이집 방학으로 친정으로 내려왔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친정 근처의 박물관에서 아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무료입장이라는 시설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는 게 참 마음에 드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신나게 돌아다니다 보니 간식을 먹을 시간이 된 것 같아 다 같이 휴게실로 이동했다. 이렇게 오래도록 시간이 흐를 줄 몰랐던 우리 집의 간식은 내가 운전하면서 먹으려고 준비했던 스윙칩 한 봉지와 같은 목적으로 준비했던 핫식스 한 캔이었다. 아들은 엄마가 준비했던 우유와 쿠키를 게눈 감추듯 처리하고 스윙칩을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 부서진 것 안 먹고 동그랗고 예쁜 건 자기가 먹겠다고 우기는 모습마저도 귀여웠다.


 스윙칩 한 봉지를 거의 다 비워갈 때쯤 내 머릿속에는 아들이 흘린 과자 부스러기를 언제 닦아야 할지 생각만 하고 있었다. 아들이 과자를 다 먹어갈 때쯤 물티슈를 빼들고 닦으려는 순간 아들이 의자를 조그마한 손으로 탕탕치며 말했다.

엄마!! 아빠!! 하늘 봐봐! 하늘 봐!

 그리고 이어진 말..

하늘이 이뻐

 우리 아들이 이렇게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구나 생각하며 나는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악어모양의 구름이 흘러가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한참을 바라보며 구름이 어떤 모양이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릴 때는 항상 보던 하늘이 요즘에는 왜 이리 보기가 어려운지 조금 서글퍼지지만 감성을 챙겨주는 아들이 있으니 걱정은 없다.


 감정은 공감을 하기에 반드시 필요하니 부디 아름다운 건 아름답고 슬픈 건 슬프다고 할 수 있는 아들이 되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1이라는 슬픈 숫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