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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경 Dec 27. 2020

'천공의 성 라퓨타'와 '이누야샤': 넷플릭스 영화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과 이카루스의 날개


출처: 네이버 영화


넷플릭스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들여왔다. 오늘  작품은 1986 개봉한 '천공의  라퓨타'.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번째 영화라고 하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하울의 움직이는 '  보다는 확실히 스토리가   단순한 것을 느낄  있다.

보물이 가득하다는 천공의  라퓨타.
라퓨타의 군사력과 정보기술로 세계를 정복하려하는 해적과 정부군들은 라퓨타로 가는 열쇠인 왕녀 '시타' 비행석을 빼앗으려 한다.
마을을 파괴하면서까지 '시타' 추격하는 어른들을 피해, 라퓨타를 보는  소원인 소년 '파즈' '시타' 도와준다.
우여곡절 끝에 라퓨타에 도착했지만, 이윤에 눈이  어른들의 싸움에 '시타' '파즈' 손을 맞잡고 라퓨타를 파괴하는 주문을 외우고, 라퓨타는 다시 인간에게 다다를  없는  곳으로 올라간다.

어찌보면 단순한 구성의 이야기지만 하야오의 영화답게, 마냥 아이들의 모험일기라고 보기엔 여러 갈래의 잔상이 남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온갖 값진 것들로 가득한 천공의  라퓨타.
예전에 쓰이던 말로 치면 '노다지' , 아니면 신대륙으로   있겠다.


라퓨타는   어른들에게 있어 우상화의 극단이며 동시에 맹점이 되어 있다. 영화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일은 금기시되어 있는데, 정부군과 해적들은 이미 라퓨타에서 얻을 재력과 권력에 도취되어있기 때문에 위험을 분간하지 못한다.

왕녀 '시타' 사람은 땅에 발을 붙이고 다른 것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한다고 외치지만, 라퓨타를 찾는 사람들은 그들의 유토피아에 눈이 멀어 땅에서 발을 떼고 자꾸만 공중으로,  높은 하늘로 올라가려 하기만 한다.

그들이 그렇게나 천국같은 곳으로 꿈꾼 유토피아는 역시 꿈과 달랐다. 보물을  차지하려  다퉈 몰려드는 군인들과, 이들을 제거하고 무력으로 왕국을 재건하려는 '무스카' 싸움. 이들은 결국 모두 싸움 끝에 라퓨타에서 추락해 땅으로 떨어져 버린다.

이런 점에서 라퓨타는 '이카루스의 날개' 떠올리게 한다. 태양을 향해  높이 다가갈 수록 녹아내리는 밀랍의 날개를 가진 이카루스는 자만과 허영심에 점점 높이 올라가다가 결국 추락하고 말았으니까.

라퓨타는 소유할  없는 태양처럼 그렇게 계속해서 위로 올라가고, 헛된 희망을 품고 다가가려는 사람들은 날개가 녹아내린  떨어지고 만다.
계속해서 상승하려는 욕구가 빚어낸 하강과 추락. 그래서 라퓨타는 필연적으로 소멸해야 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천공의  라퓨타 스토리의 흐름은 이누아샤에 나오는 '사혼의 구슬'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누야샤도 마찬가지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이누야샤는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준다는 사혼의 구슬 찾기 위해 구슬을 찾는 다른 악당들을 물러치며 구슬조각을 모으는 이야기이다.
 백화에 걸쳐 모은 구슬에게, 주인공은 구슬이 사라지는  소원이라고 외친다. 끝없이 사람들의 분란을 유발하고 대립을 유발하는 사혼의 구슬은 없애버리는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토피아의 파괴라는 점에서 천공의  라퓨타와 이누야샤 주인공들의 선택은 결이 같다.
하야오는  그랬듯 그런 결단을 내릴  있는 주체적 인물을 어린아이로 내세웠고, 아이는 자신의 순수함을 방패로 헛된 희망에 자신을 내맡기지 않을  있었다.

이누야샤에서 사혼의 구슬이 사라지기를 바랄  있었던 주인공,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라퓨타에 감탄하며 세속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하지 않은 아이들만이 유토피아의 늪에서 벗어날  있었다.


태양에 가까이 가려는 허황된 꿈을 가진 이카루스 날개가 녹아내리고 있는지, 태양빛에 눈이 멀어가고 있는지 몰랐다. 가장 높이 올라간 사람이 제일 빠르게, 강하게 추락한다는 사실은 탐욕 앞에서 쉽게 잊혀지니까.

뭐든지 이루어질 것만 같은 유토피아라는   눈을 멀게 하고 있는  아닌지, 유토피아에 '도달'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인지, 생각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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