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윰 에디터 Apr 19. 2021

인간의 조건

자, 가지런히 놓여있는 식탁보 속

날카로운 칼날의 자태를 봐


넌 할복했던 사무라이가 아니야

넌 이유도 모른 채 기도가 찔려 죽어야만 했던 동네 여중생이랑 다르다 이말이다


솔직해지지 못한다는 건

칼을 꺼내게 된다는 뜻이기도 해


그니까

너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하지?


어릴 때 본 새의 환영이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고

내 입에서 나오기 시작할 때

결심했지 난


아직 새를 눈으로밖에 본 적 없는 자들을

교화하겠어 난


아이야 아이야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솔직하지?


새요 새!

이 단어는 말하기가 참 편하여요

자음이랑 모음 얼추 맞춰놓은 것 같이


요놈 잘했다

넌 이제 솔직한 사람이 됐어

그래서 나머지는 가질 수가 없다

하나를 터득한 자는 나머지를 위해 죽는다


아이야 아이야

명일엔 자유의 칼날을 너의 목에 대주마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하지?


너는 담장 속의 새가 아니야

새를 알긴 해도 아니다 이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별의 구심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