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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Feb 12. 2023

ChatGPT로 돈 벌거나 뺏기거나

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시대 - 이기든지 써먹든지 밀리든지

ChatGPT로 온 세상이 난리다.

이 난리에 나도 동참했다.

이것은 정말 기회라고 생각했다.


chatGPT로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한 스크립트를 써달라 하고

pictory.ai에서 3분 만에 영상을 만들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자가 되길 원하고, 그렇다면 지금 가장 핫하다는 인공지능이 말하는 '부자가 되는 법'은 뭘까, 궁금했다.)


https://youtu.be/_NfFL5 aNnZg


위 영상은 첫째 낳고 애 키우느라 한동안 업로드도 못하고

정체되다 못해 점점 구독자 수가 줄고 있던 <기자 김연지> 채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단숨에 구독자 4천 명을 모았고 

유입과 동시에, 채널에 올라와있던 다른 영상의 조회수도 올리고

<나만의 콘텐츠로 연봉 두 배 만들기> VOD 수강 신청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2015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눈앞에서 목격했던 산업부 쪼렙 기자는 당시, 대국이 열렸던 포시즌스 호텔에서.. AI 포비아로 전락했다. 진 건 이세돌 9단이었는데 내가 이미 세상에 진 느낌이었다. 


2011년 입사해 IT 출입 전까지 사회부에서 경찰서, 검찰청, 법원만 부리나케 들락날락했다. 늘 정의만 외치(지도 못하)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바쁜 나날만 보냈다. 


쪼임에 시달리다 못해 직접 취재도 못한 기사 복+붙+각색(업계 말로 '우라까이')을 하는 날도 허다했다. '내가 이러려고 기자가 됐나..' 허탈감에 머리를 감싸매다가도, 한편으론 국장 심정도 이해는 갔다. 


"다른 언론사에는 다 나왔는데 넌 왜 안 썼어?!" 

"다른 거 취재하고 있었죠!"라고 반박하기엔 국장이 안 썼다고 나무라는 쓴 이슈가, 취재 중인 이슈보다 더 주목받을 때는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었다. 기자 한 명이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업 이슈를 다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 그럼 사람을 더 뽑아주든지요?" 

"그럼 니 월급, 절반 나눌래?" 


목젖까지 올라온 말을 물 없이 고구마 집어먹듯 컥컥 대며 삼킬 수밖에 없었다.


기사 쓰는 기계인지, 기자인지 알 수 없는 나날들이 흘러가다..

정말 기사 쓰는 기계가 나와버렸다.

알파고가 바둑계를 뒤흔든 지 얼마 안 가 속보 쓰는 AI가 등장한 것이다. 


큰일 났다. 

하루에 다섯 번은 슬럼프에 빠지던 기자 5년 차 기자라지만,

그래도 세상을 위한 글을 쓰고 싶다는 알량한 사명감으로 버티고는 있었던 찰나.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았다. 


사명감이고 나발이고, 

이대로 살다가는


화장실도 안 가고 졸지도 않고

잠도 없이, 퇴근도 없이, 휴가도 없이 일하고 "월급 올려달라, 사람 더 뽑아달라"고 말도 안 하는 인공지능에게 밀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뉴스는 휘발성이 강하지만, 두고두고 읽힐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로 세상이 난리일 때, 언론사에서는 저마다 TF를 황급히 꾸리면서 '뉴미디어만 논하고 기존 미디어를 어떻게 고수하느냐, 사람들을 어떻게 뉴스를 읽게 하느냐"에 대한 저마다의 정답을 찾아 나섰다. 


윗선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기엔,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골몰하는 대신 일단 사람들이 '몰리는' 시장에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남들이 안 하는 뭔가를 해야만 했다. 

그것이 내가 '대체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유튜브 시작한 지 만 5년이 지난 지금.


당시 "쟤는 너무 나댄다, 시간이 남아도나보지?"라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누가 머래도 그 방법은 들어맞았다. 


다들 "유튜브 해야지, 브런치 해야지~"말만 하고 있을 때 촬영도 편집도 모르면서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돈 주고 사람 써서 편집하다.. 답답하고 돈에 쪼들려 내가 직접 배우고 매일 혼자 촬영, 편집..퇴근 뒤 주말 뒤에도 반복했다.


그런 매일이 쌓이고 5년이 지나 지금의, '나만의 콘텐츠로 연봉 두 배를 만든' 내가 됐다. 



ChatGPT도, 그 어떤 AI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지금은 두려워해서 벌벌 떨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마음에 품고만 있던 어떤 목표를, 나의 소중한 꿈을 실현시켜줄 인간의 도구로, 나의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는 수단으로 활용할 때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나의 창작 활동을 역대급으로 도와주는 비서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이제 정말 핑계가 됐다.


AI를 도구로 사용할 줄 아느냐, 그냥 보고만 있느냐에 따라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달라질 것이다.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도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다." -찰스 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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