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크리에이터 장벽, 오늘 당신은 무엇을 할텐가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게 있다.
"이제 숙제도 AI가 하겠네?"
"이제 보고서도 AI가 쓰겠네?! “
”아이들 어떻게 키우지? 공부해 봤자 AI가 다 대체하겠네?! “
지금도 숙제도, 수행평가도, 자기소개서도, 사업보고서도 대신 써주는 대행사가 있다. 영상 촬영도 편집도 대신해 주는 업체도 있고.. 대필 작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작곡도 물론이다. 노래를 무대 뒤에서 대신해주기도 하는 걸.
사람이 대신하던 걸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시대가 열렸다.
결국 핵심은, ‘숙제’에, ‘자기소개서’를 내는 게 목적인 학생들, 사업보고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단지 ‘출간’이 목적인 사람들과 단지 ‘수단’으로 AI를 사용하는 이들과의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란 것이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기술이 나오고, 그 기술이 대중화, 보편화되는 것을 지켜봐 왔다.
지금도 손에서 떼질 못하는 스마트폰이 가장 쉬운 예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전문가의 영역으로 치부됐던 사진 촬영도, 동영상 제작까지도.. 초등학생들조차 전화 걸듯 손쉽게 할 수 있다.
주파수를 갖고 있던 언론사만 가능했던 방송이라는 것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1인 미디어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편집툴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어, 파이널 컷, 브루.. 일반인들도 조금만 배우면 쉽게 할 수 있는 수많은 편집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물론 정말 영상 등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 할 뿐이었다.
ChatGPT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에도 여전히 전문가나 부지런한 사람들의 영역으로 일컬어지던 영상 촬영, 편집 등의 분야에서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보고서, 자기소개서, 스크립트 쓰기, 시, 소설 쓰기 같은 것으로.
스마트폰, 유튜브의 등장으로 후지필름, 캐논, 니콘, 방송국이 하던 고민을 이제 일반인들이 하게 된 것이다.
AI는 나온 지 오래됐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AI가 쓰인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ChatGPT의 등장에 온 세상이 떠들썩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의 일상에 그 어느 때보다 그 어떤 것보다 깊숙이 와닿는 제품은 바로 챗 GPT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목하면 크게 두려울 게 없다.
ChatGPT를 만든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큰 핵심은 ‘상품성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사실 기술력은 거기서 거기다. 오피스 워드, 한글이 특별해서 쓰는 건 아니다. 다른 것도 있는데, 남들이 다 쓰니까 쓰는 것이다. 쓰게 하려면 사용자가 편리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쉬워야 한다. 이런 부분이 소프트웨어 영역에선 매우 중요하다.
결국 AI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쓰고 싶게끔 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게 핵심이다.
그래서 챗 GPT는 알파고 포비아를 일으켰던 것과 달리, 인간을 위협하기보다는 '상품성’에 주목해야 한다.
<AI로 영상 만드는 법>에 대한 영상을 <기자 김연지> 채널에 올리고 영상 말미에 짧게 이벤트 혜택을 공지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마치 ‘이 프로그램을 쓰고 손쉽게 그림과 영상을 만들어 팔면 떼돈이 벌리겠지’ 하는 분들의 문의가 잇따른다.
이는 자녀 숙제와 수행평가를 대신해주거나 대행사에 맡기는 부모와 다를 게 없다. 숙제는 어찌어찌 제출하겠지만, 자녀의 발전을 기대하기란 힘들다. 자녀까지 갈 것도 없다.
챗 GPT가 써주는 문장 그대로로 콘텐츠를 얼마든지 만들기야 하겠지만, 거기까지다. 컨트롤 C+컨트롤 V 하는 속도는 빨라질지언정.
기술이 발전하면 표절을 걸러내듯 AI가 만든 창작물을 걸러내는 툴마저도 보편화될 것이다. 이미 나오기도 했고.
인공지능도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라면 결국 나만의 콘텐츠, 인공지능에 뒤지지 않을 인간만의 고유 영역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AI는 프리미어 프로, 파이널 컷과 애플의 M1노트북처럼 편집 생산성을 끌어다 주는 하나의 툴일 뿐이다. 결국 챗 GPT 같은 앞으로 쏟아질 AI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생산성도 창의성 측면에서도 현저히 차이가 날 것이다.
저 사진은 아이폰 세워두고 애플워치로 찍은 것이다.
애플워치 유저라면 알만한 사진 촬영 기능이다.
누구나 사용법만 알면 손쉽게 쓴다.
어찌 보면 이것도 이 기술이 나오기 전, 누군가의 노동과 시간을 대체한 것이다.
하다못해 길 가는 사람 붙잡고 "한 장만 찍어주세요~"했던 것이니까.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떤 행동들로 오늘을 시간을 채워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