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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Aug 11. 2024

[iid] 이드님은 어느 대표님이 제일 좋았나요?

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커피챗을 하다 보면 어떤 회사가 제일 좋았나요? 어떤 대표님이 제일 좋았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내가 다양한 회사들을 겪기도 했지만 그 회사들의 색깔이 각각 너무도 달랐기에 충분히 궁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회사의 선호도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는 편이지만 대표에 대해서는 잘 답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래도 내가 선택했고 같이 열정을 불태웠던 파트너였기에 굳이 대표에 대한 코멘트나 평가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표들과 항상 평화롭게 잘 지내던 것만은 절대 아니다. 연인이나 부부도 싸우지 않고 행복하기만 한 관계는 도리어 위험하며 위기가 발생하면 한방에 바로 헤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많이 갈등을 가진 관계는 그만큼 서로에 대해 알고 유대감이 더 끈끈히 진다고 생각한다. 대표들과의 갈등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항상 있었던 것 같다. 




대표님들 중에 어떤 대표가 잘 맞았고 어떤 대표가 잘 맞지 않았나요?


최근 인연이 닿은 대표님과 커피챗을 하면서 받은 질문은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좋다 안 좋다는 관점보다는 서로 잘 맞다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그 정도 질문은 충분히 그 대표의 평가를 하지 않고도 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과거에는 A라는 회사를 경험하면 그곳에서 느낀 단점이 보완되는 곳을 그다음 회사에서 제일 우선순위로 찾았던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하다 보면 A에서 느꼈던 장점/매력마저 놓치게 된다. 여러 영역에서 모두 장점만 가지는 회사는 없다. 한 개의 장점이 있다면 그로 인한 동전의 뒷면과 같은 단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회사가 가지는 명확한 장/단점들이 결국 그 회사의 색깔을 만들어 낸다. 만약 장/단점이 뚜렷하기보다는 평균치 수준으로 만족되는 회사라면 아마도 그 회사는 매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여러 회사들을 경험하며 또 여러 관점들로 회사를 선택(나 또한 선택되지만) 하다 보니 보는 기준과 관점이 더 다양해지기보다는 반대로 점점 단순해지며 본질로 회귀하게 되었다. 


회사의 본질인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본질인 성장에만 집중한다의 의미는 말 그대로 창업을 하고 기업경영을 하는 이유가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함인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 아니냐고 질문할 수 있지만 성장에 대한 각자의 정의도 다르지만 성장을 이루는 과정이 대표마다 다양한 루트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① 먼저 가장 잘 맞았던 대표의 케이스는 A회사의 대표였다. 


해당 대표가 내 기준에서 나랑 잘 맞았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회사 운영에서의 색깔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플하고 단순하게 회사 성과와 성장만 바로 보았다. 그렇다고 사람을 쥐어짜고 채찍질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HR이나 컬처영역에서의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포장하기보다는 정말 단순하고 심플하게 일을 잘하기 위한,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한 요소만을 추구하였다. 회사의 브랜딩을 고민하더라도 비즈니스와 성장을 위한 브랜딩을 고민하지 굳이 HR이나 컬처적인 요소를 고민하지 않았다. 제도 또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HR이 이런 답변을 했다는 것이 아이너리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HR 자체가 어떻게 보이고 어필되어야 한다는 항상 내가 말해왔지만 본질적 HR의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성장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지원할 뿐이다. 성장과 결여되어 독자적으로 존재할 필요가 없다. 


② 다음으로 가장 맞지 않았던 대표는 B회사의 대표였다. 


B회사의 대표 또한 회사의 성장을 진심으로 추구하였다. 하지만 그 성장이라는 것이 심플하지 않았다. 앞의 A회사의 대표가 성장 자체에만 90% 이상의 에너지를 썼다면 B회사는 회사의 성장 자체에는 40% 정도 에너지를 쓰고 그 외의 HR, 컬처, 브랜딩, 네트워킹 등에 60% 에너지를 썼다. 후자의 나머지 60% 영역도 분명 성장에 도움 되긴 한다. 하지만 직접적인 성장에 쓸 수 있는 리소스를 굳이 나누고 있다. 


회사는 돈, 인력, 시간이라는 중요한 자원을 경영활동에 사용한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짧은 시간에 한정된 자원을 극한의 효율성을 통해 빠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B회사의 대표는 그 중요한 자원을 본인이 원하던 가치에 투자를 한 것이다. 대표는 그 정도 권한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굳이 평가라는 형태보단 맞다/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가끔 미팅들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다.


• 대표님들 중에 자기는 회사가 비즈니스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원하지만 그보단 HR적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표현하는지는 이해한다. 단순히 돈벌이로만 인식되기보단 경영자로도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일 것 같다. 

문제는.... 이전에도 말했던 이것이 스타트업 위인전의 가장 큰 부작용이다. HR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회사가 성장하면 그제야 돌아보는 영역이다. 과정에서 HR적으로 유명해지는 것은 비즈니스적 성과를 장담하지 못한다면 도리어 실패의 원인이 된다.


스타트업 위인전은 아래 글에 나오니 참고 


• 대표님들 중에 본인은 인재 영입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좋은 식당에서 대접하기도 하고 리크루터분들에게도 법카를 주면서 단순히 커피 수준이 아닌 좋은 대접을 하도록 지원한다. 물론 이 또한 스타트업 부흥기에는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냉각기에는 진짜 생각이 있는 능력자들이라면 도리어 그런 대접을 받으며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요즘같이 한 푼 한 푼 아끼며 회사 성장에만 투자해도 어려운 시기에 왜 이런 영역에까지 돈을 투자할까? 혹시나 해당 회사의 대표나 HR은 돈에 대한 감각이 없거나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개인적으로 검소한 대표님을 좋아하는 편이다. 대표가 검소해야 나머지 경영진 그리고 돈을 쓰는 부서들도 의식을 갖고 조심하기 때문이다. 




본질에 집중하며 나머지 영역을 덜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것은 도리어 모든 영역에 대해 다 고민을 해봐야지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회사 성장에만 집중한다라는 말 또한 너무 쉬운 말이지만 그 말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매우 무겁다. 


나도 점점 회사 선택 과정에서 대표와의 마지막 인터뷰/미팅에서 물어보는 것이 점점 줄어드는 같다. 질문의 포장지는 회사 / 대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은 동일하다. 과연 어떤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것이 진짜 본질적인 것인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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