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정 Mar 10. 2020

레오가 강심제를 먹기 시작했다.

고양이 HCM  투병기


낮에 동물병원으로부터 문자를 한 통 받았다.

저 멀리 미국으로 보냈던 우리 고양이 레오의 심장 검사 결과가 나왔나보다. 자세한 결과를 듣고 싶으면 전화를 해달라니,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통화를 해보니 역시나, 결과가 좋지 않다.

심장의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수치가 정상이 250쯔음 인데 레오의 수치는 1100을 넘었단다. 2달 전에 700 정도였으니 상승 속도도 가파르다.


이제 레오는 4년간 매일 아침 1알씩 먹었던 혈전용해제&혈압약과 함께 매일 아침 저녁으로 커다란 알약의 강심제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이 강심제는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 지금까지처럼 놀고 먹고 자도 되지만 이와 같은 진행속도라면 언제 폐수종이 올 지 모른다. 폐수종은 긴급상황이므로 그대로 아이를 들고 병원으로 뛰어야 한다. 다음 진료 시기도 당겨져서 1~2달 후에 다시 검사를 받으러 내원해야 한다.


4년 전 처음 HCM 진단을 받았을 때, 기대 수명이 최대 2년이라고 했고 레오는 지난 4년을 아무 증상 없이 보냈다. 내심 이대로 천수를 누리다 갈 수 있는 거 아닐까 기대했었는데. 우리 레오가 내가 너무 안일해졌다고 이러나보다.


우리 다시 오지 않을 7살 너의 봄을, 하루하루를 제대로 누려보자. 사실 너는 지금 너무 잘 하고 있어. 나만 더 잘하면 돼. 그치?




매거진의 이전글 너는 귀여우려고 태어났구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