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기업의 조건
스마트폰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통하여 사람들과 더욱더 연결되면서 SNS(소셜 네트워크)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사실 이 소셜 네트워크라는 개념은 인터넷이라는 것이 생기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많은 정보를 교류하면서부터 생겼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시점부터 이런 SNS의 모습은 진화하여 지금까지 왔다고 할 수 있겠다. 추억 속의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가 대표적인 인터넷 시대 소셜 네트워크였다면 스마트폰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의 형태로 진화하였다. 오늘도 수많은 피드가 알림으로 오는 것 보니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 중에서 대표 주자 격이 바로 페이스 북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페이스북이 나오기 불과 몇 주 전, 페이스북과 아주 유사한 SNS(소셜 네트워크)가 시작되었다. 그 이름은 바로 캠퍼스네트워크.페이스북이 하버드 대학교에서부터 불이 붙기 시작하였다고 한다면 이 캠퍼스 네트워크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작이 되었다. 초기 페이스북은 기본 프로필을 갖추고 친구와 '찜하기'만 가능한 온라인 인명록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캠퍼스 네트워크는 지금 페이스북에서 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었다. 사진 공유, 회원들이 친구들의 프로필에 코멘트 할 수 있는 월, 액티 피드. 그런데 왜 이런 강력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던 캠퍼스 네트워크는 페이스 북에 밀렸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러한 고급 기능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당시 캠퍼스 네트워크의 공동 창립자였던 웨인 팅은 그 앱이 가지고 있었던 특징이 페이스북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실패의 핵심 요인이라고 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캠퍼스 네트워크는 너무 한꺼번에 사용자에게 많은 것을 하도록 요구하였지만 페이스북은 그와는 다르게 유저들이 친숙하게 이용하도록 한 다음 천천히 하나씩 기능을 추가했던 것이다. 즉, 유저들을 길들이는 전략을 취했던 것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페이스 북에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자.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 엘런 가넷은 당시의 마크 저커버그는 정확히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페이스북은 크리에이티브 커브를 따라가고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친숙함과 색다름 사이에 균형을 잡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너무' 색다른 것을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만든다는 게 문제지만, '너무' 친숙한 것들은 애초에 아무런 흥미를 자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캠퍼스 네트워크의 실패는 '너무' 색다른 것을 한꺼번에 쏟아부어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혹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어느 정도 나와 친숙한 것을 찾지 않는가. 그러면서도 남들과는 차별되는 그런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려 하지는 않는가. 토론토 대학교와 몬트리올 대학교의 연구진들은 우리 사람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색다른 것을 찾는 모순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그런데 나의 경우도 딱 이 이야기와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바꿀 때도 나에게 익숙한 아이폰으로 바꾸려 하지만 그 속에서는 또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기본적인 기능들 외에 새로운 혁신적이고 편리한 기능을 기대하니 말이다.
이를 크리에이티브 커브 곡선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곳이 스위트 스폿, 그러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지루해지는 구간이 진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제품을 처음 접할 때는 호감이 늘어나는 스위트 스폿 구간에 있다가 어느 순간에는 진부점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이런 과정을 생각했을 때 기업들은 제품을 내어 놓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스위트 스폿에서 진부점으로 넘어갈 때 또 새로운 스위트 스폿으로 자신들의 고객을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페이스 북이 이러한 점을 캠퍼스 네트워크 보다 잘 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두뇌는 자주 보는 것, 쉬운 것이 실제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크버그가 이 점을 노련하게 이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아주 쉽게 친구 맺기, 찜하기로 사람들을 낚은 다음, 유저의 심리를 파악해가면서 천천히 기능을 추가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이 이를 점점 더 편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다시 말해서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정확한 지점에서 새로운 특징들을 밀어붙이는 전략이 페이스북을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는 해가 갈수록 꾸준히 늘어났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페이스북을 언급하긴 하였지만 이러한 전략은 비단 페이스북 뿐만아니라 신제품을 만드는 제조회사에서도 식품을 만드는 식품회사에서도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회사에서도 적용되는 원칙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공통적인 심리가 이렇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고 끊임없이 고객의 눈을 사로잡아야 하는 창의적인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진부 해질 즈음에는 고객의 눈을 끌만한 것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은 그 기업이 신선하다고 느낄 것이고 그에 따라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 창의자, 창의적 기업이 창의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대중이 알아주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의 노력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이 꾸준히 한 방향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의 기본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한 움직임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전 세계 IT 리더 격인 구글, 아마존, 애플 그리고 기업의 미션과 비전 공유가 잘 되는 고어와 같은 기업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글이 20% 법칙을 통해 계속 변화하는 것처럼.
* 참고 문헌
① 앨런 가넷,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알에이치코리아, p114-p153
② 데이비드 A.바이스, 구글 스토리, 인플루엔셜, p247
* 이 내용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자료 조사에 근거한 생각이고 광고와는 관련이 없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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