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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주 Sep 05. 2022

빛이 나게 해주는 사람에서 빛나는 사람으로 - 이동수

보컬 트레이너이자 싱어송라이터 이동수 님의 공연, '여름꽃'을 보고.

 보컬 트레이너의 음악은 어떤 것일까.


 노래를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한 걸 전제로 노래한다.

 하지만 보컬 트레이너는 조금 다르다.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것이 아닌, 서포트를 하는 노래를 한다. 분명 그들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을 텐데도.


 우연한 계기로 작년 초여름 즈음, 이 곡을 듣게 되었다.

https://youtu.be/vT-rNcwYggA

이동수 - 최애


 전 YG의 보컬 트레이너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이동수 님의 '최애'라는 곡이었다. 정말 그야말로 노래의 정석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고 한참을 감격해서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동수 님의 8년 만의 단독 공연이 열렸다.



 언제나 나를 괴롭히는 경의중앙선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간 공연장은 다행히도 좌석제로 운영되었고, 오픈하자마자 예매한 덕에 맨 앞 가운데에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최고의 시야!


커버아트와 한정 포카


근처 모든 비건 베이커리의 쿠키를 다 맛보고 고르셨다는 해밀 비건 베이커리의 쿠키


 1부는 기타와 보컬, 2부는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시면서 진행되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삽입곡으로 쓰여 한동안 나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던 정훈희 님의 '안개'를 부르시며 공연의 포문을 열고, 두 번째 곡이자 첫 자작곡인 '오늘도 내 삶엔 네가 있다'를 감미롭게 불러주셨다.


https://youtu.be/UmgyldQ4NBs

이동수 - 오늘도 내 삶엔 네가 있다

  

 듣다 보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자작곡과 다르게, 커버곡들은 정말 진한 소리를 들려주셔서 이동수라는 가수가 얼마나 다양한 노래를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공연이었다.


 소중한 공간을 위해 만든 곡인 '타투'와 소중한 사람을 위해 만든 곡인 '최애', 소중한 반려동물을 위해 만든 곡인 '우리 강아지'. 그리고 오늘 공연에선 소개되지 않은 '엄마'. 그의 곡엔 공통점이 있다. 

  

https://youtu.be/1qDolCi89ZY

이동수 - 엄마


 바로 소중한 것에 대해 노래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실력과 진정성을 겸비한 보컬이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재즈 기타리스트 이지호 님의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기타 연주와 함께 목소리 하나만으로 끌고 간 1부 공연에서는 특별한 편곡이 들어간 커버곡이 있었는데, 바로 작년에 발매된 샤이니의 7집 앨범의 수록곡인 'Body Rhythm'이었다.

 농염하고 재지 하게 편곡된 이 곡에서는 또 새로운 느낌의 보컬과 어마어마한 스캣을 들려주셨다!  과하게 편곡하시는 편이라고 했는데 정말 과과익선이 아닐 수 없었다! 공연 영상을 촬영하고 계셨다는데 유튜브에 언제 올려주실지 개인적으로 오매불망 기다리는 곡이다.


 항상 준비하는 막간 이벤트로 중간중간 큰 웃음도 주시고, 때론 묵직하게, 때론 감미롭게 불러주시는 노래에 한창 취해있었는데 어느새 너무나도 좋아하는 '너니까 돼'를 마지막으로 1부가 끝나고,

https://youtu.be/sRkiHJoQV7w

이동수 - 너니까 돼


 특별 게스트가 등장하였다... 그분은 바로...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님!!!


 예상치 못한 등장에 어안이 벙벙했는데, 너무나도 능숙하게 관객을 웃기시곤(웃기다는 말이 더 듣고 싶으시다고 하셨다!) 어마어마한 목소리로 '상사화'와 '홍연'을 피아노를 치면서 불러주셨다! 정말... 음원도 음원이지만 라이브를 보고 반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멋들어지게 두 곡을 불러주시며 한바탕 웃음을 주고 떠나신 안예은 님, 감사합니다!


https://youtu.be/BrcTmXReWgk

이동수 - 비밀 

 어마무시한 난이도였지만 듣는 사람은 너무너무 행복했던, 무려 졸업작품으로 만드셨다는 두 곡을 연달아 듣고(다신 부를 생각이 없으시다는 게 너무 슬펐다... 제발 또 들려주세요!), 공연은 점점 클라이맥스로 향해 갔다.


 내게 '이동수'라는 가수를 각인시켜준 '최애'를 부르실 때 뒤에 뮤직비디오를 틀어놓고 부르셨는데, 그게 또 색다른 느낌이더라. 뮤직비디오와 목소리가 어우러져 엄청난 시너지를 내더라.

 연이어 올해 4월 8일에 발매된 'Where would we go' 또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곡에 담긴 감정이 절절하게 느껴져 왜 보는 음악 또한 필요한지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https://youtu.be/Fm7T1HHPbLE

이동수 - Where would we go


 땡스투를 하시다 왈칵 눈물이 나 버리시는 바람에 최고 난이도 곡 중 하나이자, 이 공연을 만들어 준 장본인격인 곡인 '목단 My Only ACE'를 제대로 부르지 못하셨다고 미안해하셨지만, 그 모든 것이 좋았다. 소중한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전하고 소중한 이에게 헌정하는 곡을 부르시는데, 그 마음이 너무 소중해 보이고 듣는 이의 마음을 울렸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https://youtu.be/K70Z54vFwYs

이동수  - 목단 My Only ACE


 그리고 앙코르곡은 말썽을 부려도 언제나 사랑스러운 존재인 반려견을 위한 곡인, '우리 강아지'였다! 실제 이동수 님의 반려견의 목소리가 들어가 너무나도 재밌는 곡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웃음 지을 수 있는 곡이라 너무너무 좋아하는 곡이다. 처음 듣고 우리 집 강아지들이 하는 짓이 생각나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지 뭐람.

 

 

https://youtu.be/MgcgGABGQqs

이동수 - 우리 강아지


 꽉꽉 알차게 채워놓은 공연이 끝나고, 좋은 공연을 보면 항상 하는 CD 구매를 했다. 물론 가지고 있는 앨범이었지만 오늘의 이 기분을 간직하고 싶었다. 너무나도 좋은 공연을 봐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운영하고 계시는 유튜브 채널에 곧 공연 실황 영상이 올라올 것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오늘 밤엔 동수님의 유튜브에 있는 아카펠라를 들으며 늦은 밤 잠을 청해야겠다.


https://www.youtube.com/c/idong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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