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으로 거의 1년간 재택근무 중이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깨달은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하루 종일 아이를 본다는 게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깨달은 것이고, 하나는 사무실이 얼마나 일하기 좋은 장소인지 깨달은 것이다. 내가 재택근무 중이라고 하면 주위 친구들은 꿀 빤다며 부러워하는데, 글쎄... 아마 나는 재택보다는 사무실 체질인가 보다.
2. 주식
주식에 흥미가 생겨 몇 달간 서학 개미가 됐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열심히 주식 공부를 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라는 투자 전략에 꽂혀, 주식 관리 스프레드 시트까지 만들었더랬다. 하지만 다음 사건으로 갖고 있던 주식은곧처분해야 했다. 포부와는 달리 작고 귀여운 수익 10만 원이 손에 남았다.
3. 청약 당첨
2020년은 내게 신혼부부 청약 가점을 가장 높게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내년부터청약으로 내 집 마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에 앞뒤 가리지 않고 청약을 지원했다. 10번이 넘게 떨어지고 10월에 간신히 하나 당첨이 됐다. 청약된 아파트 위치는 화성시 반월동... 참고로 지금 사는 곳, 일하는 곳은 마포구다. 다른 사람들은 청약에 당첨되면 뛸 듯이 기뻐하던데, 지금 나는 심란하다.
4. 절약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아파트 값이 하루가 멀게 신고가를 경신한 때가 바로 2020년이다. 덕분에 현재 나의 재정 상태로는 청약된 아파트 비용을 해결하기 힘들다. 입주까지 남은 2년 동안 영혼을 끌어 모으는 수준을 넘어, 남은 영혼 한 방울까지 쥐어짜 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 가족은 초절약 모드로 바뀌었다. 요즘엔 밖에서 커피도 안 마시고, 맥주도 필 라이트만 사 마신다. 절약하는 삶이 처음엔 낯설고 불편했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나름아끼는 보람도 있고 나쁘지 않다.
2020년은 특별한 일 반, 평범한 일 반, 마치 반반 치킨 같은 한 해였다. 위와 같은 특별한 이벤트도 있었지만, 지난해처럼 나는 일을 하고, 육아를 하고, 글을 쓰고, 남는 시간에 게임을 즐겼다.
2021년도 이렇게 반반 치킨 같은 한 해가 되면 좋겠다. 평범한 일상 반은 안정감을 지탱해주고, 특별한 일 반은 삶에 활력을 더해주는 그런 반반의 밸런스가나는 딱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