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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고래 Dec 27. 2020

32살 마케터의 2020 정리하기

그래도 노력한 2020년은 60점이다

다사다난한 2020년이 저물어간다. 오늘은 올해 초 세웠던 목표들을 다시 꺼내보려 한다. 호기롭게 세웠던 9개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고, 그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하나씩 확인해보자.


아래는 연초에 세웠던 목표



1-1. 주 3회 아침 수영


코로나 이슈로 처음 목표 그대로 실행하기 힘들었다. 올해 초에 아침 운동을 사람과 접촉이 적은 러닝과 피트니스로 바꿨다. 그리고 올해 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그 마저 사람과 접촉이 아예 없는 홈 요가로 바꿨다. 아마 한 동안 아침 운동은 홈 요가가 될 것 같다. 달성률로 보자면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 가끔 퍼지는 날이 있어, 계획했던 모든 날에 운동을 하지는 못했다. 종목은 바뀌었지만 아침 운동은 여전히 고양감을 북돋아준다. 그리고 아침에 얻는 고양감은 하루를 활기차게 한다. 내년에도 아침 운동을 계속해가야겠다.



1-2. 매월 에세이 아티클 쓰기


지금 이글까지 합해 총 4편의 글 밖에 쓰지 못했다. 원래 목표한 수는 12개니까, 4/12... 33점 정도. 아직 글쓰기가 익숙지 않다 보니 글 하나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런데 요즘에는 육아와 일로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하는 게 힘들다. 아쉽지만 내년에는 에세이 쓰기를 잠시 쉬어가야겠다.



1-3. 타투 추가하기


예정대로 왼 손목에 태양 모양의 타투를 했다. 작년에 나는 부정적이고 침체된 측면이 있었다. 더 이상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무한한 에너지와 긍정적 마인드를 상징하는 태양 모양의 타투를 새겼다. 그리고 그 타투를 볼 때마다 넘치는 에너지와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려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타투 새기기는 어찌 보면 조금 사소한 목표여서 2020년 목표 중 하나라기에 민망하지만, 그래도 잘한 일 중 하나다. 100점 만점에 100점!



2-1. 매월 그로스 마케팅 아티클 발행


6편의 아티클 밖에 쓰지 못했다. 100점 만점에 50점. 아티클은 항상 쓰다 보면 예정보다 볼륨이 커져 곤란해지는 것 같다. 리서치에 드는 시간이 큰 것도 발행 수가 적어진 이유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더라도 어떻게든 하나씩 발행해 가려 노력 중이다. 나에게 아티클을 발행하는 건 머지않아 휘발돼버릴 경험을 오래 남을 지식으로 치환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마치 썰물에 곧 허물어질 모래성 대신, 단단한 벽돌 성을 하나씩 쌓아가는 것과 같다. 내년에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써 나아가야겠다.



2-2. SQL, 태블로 클래스 완강


SQL 클래스만 완강해서 50점이다. 하지만 SQL 클래스로 배운 지식을 정작 실무에서는 잘 써먹지 못했다. 덕분에 열심히 짬 내며 배운 SQL이 머릿속에서 잊혀지기 일보직전이다... 내년에는 실무에서 더 적극적으로 SQL을 쓰고, 셀프 스터디도 해나가야겠다.



2-3. OKR, Principles 완독


Principle만 완독 했다. 클래스 완강 목표와 마찬가지로 50점. Principles를 읽고 몇 달간은 책에서 배운 '극단적 투명성'과 '아이디어 성과주의'를 실천하려 애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시들해진 것 같다. 내년에는 새로운 책을 읽는 것과 함께 읽었던 책을 복기하고 실천하는 것도 신경 써야겠다.



3-1. 주말마다 산책하기


주말마다 산책하기는 100점 만점에 80점이다. 매 주말마다 나가지는 못했지만, 별일이 없으면 유모차를 끌고 동네를 돌았다. 산책은 복잡한 머릿속을 일시 정지시키고, 그저 걷고 대화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다만 내년에는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산책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내년 봄, 벚꽃 핀 동네 길을 느적느적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



3-2. 주말 선물이 목욕시키기


이제 목욕시키기 스킬이 제법 늘었다. 목욕시키다 물 맥이는 일도 없고, 순서대로 슉슉슉하면 30분 내로 로션 바르고, 옷 입히기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점수는 60점이다. 사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주말 목욕시키기 절반 정도를 아내에게 미룬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간사해서,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나는 일하니까...'라는 핑계로 자꾸 육아를 아내에게 미룬 것 같다. 아내는 주말도 없이 집안일하고 선물이를 돌보는데... 반성해야겠다. 2021년에는 선물이 목욕시키기 100점을 위해 노력하자.  



3-3. '최강의 육아', '감정조절 훈육법' 완독


'최강의 육아'만 완독 했다. 그래서 점수는 50점이다. 선물이가 15개월이 넘어가니 점점 자기표현이 확실해진다. 이제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찡찡거리고, 화내고, 물건을 집어던진다. 정말 똑똑하고 따뜻한 훈육법이 필요한 때가 왔다. 내년에는 남은 책도 완독하고 선물이가 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더 공부해야겠다.






이렇게 2020년 성적표를 정리해봤다. 사실 좀 부끄러운 성적표다. 100점짜리 목표 달성도 없고, 50점도 안 되는 목표 달성이 많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0점짜리 목표 달성도 없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아지려 신경 썼다는 증거이지 않을까? 평균을 내보면 60점 정도인데, 자랑스러울 점수는 아니지만 노력했다고 위안 삼을 정도는 될 것 같다.


2021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현실성 있게 목표를 세워야겠다.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얼마 정도를 소화할 수 있을지 파악했으니, 이제 나 자신에게 보람과 성취를 더 선물할 수 있게 목표를 잡아야겠다. 중요한 건 꾸준함과 그 꾸준함을 만들어가는 성취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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