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첨부파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lorsense Jul 05. 2020

내 나이에 0.8을 곱하면 생기는 일

30대가 20대, 40대가 30대, 50대가 40대로 보이는 매직.


며칠 전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20세기 뉴스 인터뷰에 나오는 사람들의 20대 30대의 외모가 왜 지금의 40-50대처럼 보이는지, 아니 언제부터 우리가 원래 나이보다 평균적으로 어려 보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20세기 후반의 나는 초등-중등 과정을 겪는 아이 었고, 그 당시 내가 생각하는 완전한 어른은 20대 그리고 중년의 나이는 30대를 넘어가면 시작된다는 이미지를 막연하게 그렸다.


그도 이유가 있던 게, 청춘 드라마에서 캠퍼스 생활을 하는 20대는 온전한 성인의 자유를 누리다 결혼을 하고 사회생활을 여유롭게 하는 것처럼 그려졌고, 일반 드라마에서도 중년은 이미 30대 샐러리맨 가장, 아이들을 키우는 아내가 있는 가정으로 그려지기도 했으니까...


자기 나이에 0.8을 곱해보면 21세기 2020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실감하고 예상하는 나이가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나는 아직도 20대이다. 기분이 괜스레 좋다. 어느 날 필라테스를 하는데 강사가 급 몇 살인지 내게 물었다. 나는 내 나이를 말하니 (기혼자) 강사는 내 손에 껴진 반지를 보곤 결혼반지인지 커플링인지 헷갈려서 물어보았는데, 30대 초반으로 봤다고 했다. (립 서비스였겠지만) 그때도 기분이 괜스레 좋았다.


지금 내 실제 나이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편이지만 누군가 내 실제 나이보다 젊게 본다면 좋다고 본다. 그렇다고 내 얼굴이 20대 풋풋한 대학생처럼 보여서 내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니까...




@Pixabay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단순한 외모 칭찬일 수 있지만 사실, 남들이 원래 나이보다 젊게 본다면 얼굴에 반영되는 내 인생 굴곡의 흔적이 많지 않아 아직도 생기 있고 젊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마인드가 젊어서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본다.


동안인 사람들 모두가 굴곡이 적고 편안한 인생을 살아내는 것은 아니고,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우리가 누리는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의학이 발달되면서 생체적인 나이까지 관리로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예전처럼, 각 나이 때 별로 “이러이러하게 살아야만 정상적이다.”라는 사람들의 통념-관념이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강박에서 사람들이 벗어나는 중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스스로 싱글족, 딩크족 등 다양한 형태의 삶의 모습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해 “내 나이에 이런 건 무리지? 안 되겠지?” 이런 식의 고정관념을 스스로 깨고 그 안에서 원하는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면서 각자 나름대로 동안의 얼굴과 마음의 젊음을 유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내 주민등록번호상 나이에 0.8을 곱한 나이를 내 나이로 생각하고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30대가 20대, 40대가 30대, 50대가 40대로 보이는 매직이 내게도 계속 일어나게 될 거라고 긍정한다. 나이를 들어 좋은 점은 현명해질 수 있는 삶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것이지만 내 마음가짐만은 늙고 싶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 빈집재생 프로젝트에서 낙방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