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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sense Sep 28. 2020

빨간 약? 파란 약?

난 유토피아에 사는 소녀가 되고 싶진 않다.

이미 유명한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가상현실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이 사실은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의 인큐베이터에서 조종당하며 인간답지 못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탈출시키려는 사람에 의해 선택의 기로에 선다.

빨간 약을 먹으면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 혹독한 현실을 겪어야 한다. 파란 약은 깨지 않고 그 가상의 현실에 만족하며 생을 마감할 수 있다. 나라면 어땠을까? 빨간약을 먹었을까?

예전에 나는 사회적 문제 정치적 이슈 등에 1도 관심이 없는 여자였다. 그저 재밌게 예쁘게 살고 싶었고 관습적인 사회통념을 받아들이며 살아갔다. 오죽했으면 부모님이 찍으라는 후보에 대해 1도 안 읽어보고 투표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나이가 차고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으니 자연스레 궁금해지고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에야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정보와 소스들을 대중에게 오픈하는 시대를 누리고 있어서 힘들이지 않아도 쉽게 필요한 지식들을 알아내고 흡수할 수 있지만 내가 과거와 같은 환경에 지금도 살고 있다면 아마 계속 똑같았을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세상도 분명 존재한다.


관심작가분의 글을 읽었다. 그분의 프랑스에 대한 실낱 한 현실을 글로 옮겨주는 브런치 글로 나는 인종차별이 진정으로 왜 생기는지, 코로나 시대에 왜 선진국들이라 불리는 나라들이 맥을 못 추고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생산해 내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반면 그 글을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당연하다. 생각이 다른 건 경험한 게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작가님의 글을 거의 자기가 생각하는 세계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다른 출간 경험이 있는 브런치 작가가 있었다고, 내 관심작가님이 쓴  다른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물론 불쾌함을 느꼈다는 그 작가님을 알지도 못하고 책도 안 읽어봐서 구체적으로 그분에 대한 의견을 언급할 수 없지만, 이미 본인이 좋은 경험만 했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아름다운 모습이 담긴 프랑스 이야기를 출간을 했더라도, 본인이 겪은 것과 다르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부정당한다고 느끼는 건 내 견해로는 참 좁은 식견인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세계는 분명 어딘가에 어쩌면 생각보다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데  그걸 인정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싶다. 그것도 사람 성향에 따라 어려울 수도 있긴 하겠지만.

 




조수미 님이 브라질 빈민촌을 방문한 후


최근 유튜브에서 우연히 2019년 조수미 씨의 인터뷰식 토크쇼를 보았다.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는데, 그중에서도 세계적인 프리마돈나의 세계가 어떻게 바뀌게 되었지를 소개했다.

소프라노로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호텔 밖으로는 거의 안 나가고 공연 후 뒤풀이 식사에도 2~3번 밖에 안 나간 그녀가, 친구의 끊임없는 권유로 브라질 빈민촌을 방문한 후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이후 공연 스케줄뿐만 아니라 자선행사, 홍보대사 활동 등 끊임없이 좋은 행사에 참석하며 그녀의 재능을 아낌없이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녀가 끝까지 친구의 권유를 거부했다면, 그녀의 아름다운 행보가 이렇게 계속될 수 있을까 싶다.





아마존 1년째 산불 그리고 환경문제


쓰다 보니 두 번째 브라질 이야기인데, 지금 현재도 아마존 우림의 산불이 1년째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 불의 첫 시작은 세계 사람들의 브라질 산지 농작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농경지 확보를 위해 사람이 일부러 놓은 불이라고 했다. 그 불은 환경오염에 의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불은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지금까지도 불타오르고 있다.

이 불을 초반에 진압할 수도 있었으나 브라질 대통령은 여론과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스스로 자신이 믿고 싶은 세계에 갇혀서 이를 방관했고 전 세계의 허파라고 불리는 우림을 엄청 많이 태워먹은 것이다. (광업 및 벌목 관련 업계와의 유착관계가 있다고 기사에 나와있다.)

심각성을 1년이 지난 후에야 인정하고 현재 소방차를 동원해 불을 끄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한다. 이미 많은 우림이 훼손되고 그 규모도 커서 지구가 받은 데미지는 회복이 불가능한 정도라고 한다.





빨간 약? 파란 약?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자신이 알지 못했던 또는 알아차렸더라도 현실로 받아들이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선택에 따른 결과는 작게도 때로는 크게도 파장이 일게 마련이다. 난 몰랐으니까?라고 잡아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그 시그널을 무시한 다음에 일어날 일도 역시 감당해야 할 것이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라도 직시하면 분명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는 긍정적일 수 있는 확률이 큰 것 같다. 외면하는 게 답이 아니다. 물론 외면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면 죄책감과 반성하는 마음 그리고 때가 되어 변화의 물결이 일 때 그 파도에 함께 몸을 맡겨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척) 유토피아에 사는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삶을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옳은 일을 실천하는 여전사가 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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