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솔로 9기 시청으로 영감을 받다.
나는솔로를 시청(지나친 감정이입 상태) - 심리 분석가 유튜브 채널에서 9기 영숙의 처세술에 대한 심리분석 영상을 봄 - 스스로를 고찰해봄 - 곰같이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여우가 되어보기로 결심
교묘하고 영민한 처세술을 나는솔로 같은 연애 관찰 프로그램을 통해 제대로 목격해보니 착한 이미지든 털털한 이미지든 어떠한 가면을 쓰더라도 나는솔로 9기 영숙처럼 전략적 혹은 타고난 여우가 되는 것이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깨달았다.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여우짓이 아닌 남 또는 가족, 지인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이라면 모두에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무리 여우짓이라도(진심이 담긴다는 전제하에) 결국에는 상대방을 위한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한다면 그게 어쩌면 이타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곰처럼 살았지만 여우인 사람을 보니 신기하고 영숙의 모든 행동이나 생각을 전적으로 옹호하진 않지만 일부는 나에게도 적용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우짓에는 남녀가 구별되지 않으니 여우짓을 여자가 하는 행동방식으로만 규정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광수도 극강 여우 아니 구미호 급 여우인데 사실 이분은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어 너무 멀리 간 것 같다. 짝을 찾겠다는 목표의식은 높게 사지만, 최종선택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전략적으로 이미 꽤 오래전부터 결정된 자신의 마음을 제작진에게 감추고 옥순의 마음과 이런 상황을 이용했으니 말이다. 그의 행동은 타인에게 너무 상처를 주는 이기적인 행동이라 생각한다. 제작진도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일부러 출연자들의 애정전선에 훼방을 놓기도 하니까 광수랑 똑같은 집단이지만...
(옥순처럼 인싸는 아니지만) 나는 그동안 옥순과 비슷한 화법을 쓰고 있진 않았나 점검해보았다. 솔직함을 무기로 또는 그것을 나라고 규정하여, 머리로 생각했던 말들을 나를 중심으로 뱉어내지 않았을까? 상대방이 듣고 싶은 얘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여 상대방의 기분을 불쾌하게 하거나, 내가 스스로 세운 나의 정체성(정의로워지는 것, 옳고 그름을 분간하는 것...)을 고수하기 위해 나에게 더 이득이 될 수 있는 방향을 포기하는 것을 감수하는 방법으로 살아왔지 않았나 싶다.
그런 나의 모습을 장점으로 봐주고 곁에 남아있는 친구들 가족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예전의 내가 생각과 행동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만큼 인생의 경험치와 여유가 생겼으니 이제 나도 좀 더 유연해지고 현명한 여우가 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난 그렇게 여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여우의 행동강령을 지켰고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그러나 내면의 나와 충돌을 하는 순간이 있었다. "어라, 이게 먹히네? 근데 이건 원래의 내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마음이 드니 혼란스러웠고 이렇게 계속 나를 속이는 기분으로 여우짓?을 한다면 나도 스트레스받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이런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상담가에게 문의해보았다.
" '나는 곰인데 여우 인척 해야지'가 아닌 연기자가 배역에 이입하듯 여우가 되어보는 게 어떨까요? "
중요한 건 나를 빨강으로 규정하든 초록으로 규정하든 그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나의 본질적인 면이 당장 바뀌는 건 아니다. 그리고 혹, 바뀌면 어떠한가? 나와 타인이 모두 행복한 방향이라면 내가 검은색 또는 흰색 되더라도 스펙트럼이 넓은 다채로운 사람이 되면 남도 좋고 나도 좋고 모두가 좋은 형국이니 말이다.
이미지 관리하다가 나도 모르게 본심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 너무 가면을 두껍게 쓰지는 말지어다. 나는솔로를 시청하면서 틈틈이 목격한 영숙의 은근히 사람 맥이는 모습, 나는솔로 9기 근황 미팅에서 영숙이 카메라가 본인을 안 비추는 줄 알고 옥순 인터뷰 차례가 됐을 때 눈알 굴리는 모습을 보니 별로였다. 그런 여우와는 다른 결의 여우가 되야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