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후 생각1. 난 결국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했었다.

그래도 난 내가 불쌍하지 않다. 난 다시 태어났으니까.

by colorsense

돌아보면 너무나 험난한 결혼생활이었다.

다행이도 뉴스에 내 이야기가 오르락내리락 하거나, 당연히 이혼해야하는 갱생 불가의 사람과 결혼한건 아니니까. 그러나 참으로 나는 결혼생활이 힘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미 결혼 전 부터 싸했던 순간이 몇몇 있었다.

첫 만남 전 갑자기 아무 설명없이 나를 메신저에서 차단해버린 것, 나를 왜 사랑하냐고 바보같은 질문을 했을 때 "난 너에게 사랑받는게 좋고 날 케어해주니까 그래서 널 사랑해.(맥락이 그랬음)"라고 들었을 때, 주사가 꽤나 있는걸 알았음에도 결혼을 강행한 점 등...


사회적으로 결혼 예정임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렸기에 이 결혼을 다시 무르기 쉽지 않고 이쯤의 문제들은 사랑으로 극복하고 전 배우자를 개과천선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너무 오만하고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는걸 결혼생활을 통해 충분히 고통받고 결국 이혼에 다다르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진리를 내가 뭐가 그리 특별하다고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건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내 판단에는 나르시시즘의 경향을 보이는 사람이 내 전 배우자였다는게 너무 오싹하고 어쩜 그렇게 나는 사람을 보는 미숙한 안목을 가졌었을까 하며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난 결국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분명 사랑 비슷한 것들을 받았던 경험이 있긴 하지만 지난 연애들에서 많이 데이고 상처받는 일들이 부지기수였다. 내가 찾았다 생각했던 나의 사랑은 나를 위한 사랑이 아니였다는걸 이제야 알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새로 다시 태어난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도 난 계속 미숙할 수 있고 어른답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나를 또 다시 보게 될 수 있지만, 그래도 이 험난한 인생 경험을 통해 나는 사회가 생각하는 '정상'이라는 기준 또는 '일정한 틀'에 나를 가두고 나 스스로를 제약하지 않으려고 몸부림 치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원하는게 뭔지 정말 깊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였으며 그 생각들을 믿고 실행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인생의 최대 이벤트 중의 하나인 결혼을 했음에도 이룰 수 없었던 나의 사랑받지 못했던 이 경험은 나의 인생에서는 필수불가결한 통과의례같은 과정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비록 내가 치러야 할 댓가가 너무 컸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내가 얻은 것들 또한 그 무엇과도 바꾸거나 대체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지금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다시 살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해주거나 마치 영화 어바웃타임처럼 시간을 돌려 내 선택을 바꿀 수 있어서 지금 내가 겪은 일을 없던것 처럼 만드는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선택을 바꾸지 않을 것 같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테니까.


전 배우자에게 고마워할 필요도 없지만 이제는 악을 쓰고 미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글을 다시 다듬어 올리는 시점에선 이젠 전 배우자가 전혀 밉지 않다.


무엇보다도 내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니까. 아이로 이어져 내 인생에서 완전히 끊어낼 수도 없는 사람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정말정말 잘 지낸다는건 어려운 도전이 되겠지만 되도록이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