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앱 이야기. 목소리에 반해본적이 있나요?

지문처럼 남겨진 그의 목소리

by colorsense

누구에게나 고유한 특성이 있다. 그 중 강력한 특성 중 하나가 목소리인것 같다.

내게 그의 목소리는 내 마음 어딘가에 깊숙이 지문이 남은 것 처럼 찍혀버린것 같았다. 너무 강렬해서 흐릿해질 지언정 절대로 지워지지 않을것 같다. 그가 보내주었던 보이스 노트는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내용이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가 내게 했던 그 순진무구한 질문들과 어울어져 내 안에 뭔가를 만들어낸거 같기도 하다.

지금은 아니라도 언젠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그에게 다가갈 것만 같은 강렬한 상황이 그려졌다. 그 생각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난 직후부터 그랬던것 같다. 그의 목소리를 듣기 전에는 절대로 절대로 내가 상대하고 싶지도 않고 곁에 둘 수도 없는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걸림돌이 많은 조건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결점없는 듯 선한 눈과 순둥순둥한 인상 그리고 웃을때 생기는 귀여운 눈가주름, 그리고 궂은일은 한번도 하지 않았을 것 같은 희고 동그란 얼굴. 그러면서도 어디에서 오는 자신감인지 모르지만 '나는 남자다.'라는 식의 표현을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하니 '이 사람 뭐지?'하는 의아함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간단히 말하면 얼굴과 목소리가 완전 달라 반전매력이 있었고, 그의 목소리의 주파수가 나에게 딱 맞아 울림을 줘서 인 것 같기도 하고 딱 떨어지게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어떠한 연유로 그걸 핑계삼아 내가 먼저 제대로 관계를 시작도 하기전에 끝냈고, 잡는 그에게 단호하게 했던 나이지만, 며칠간 계속, 반복해서 매일 그가 내게 남겨주었던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는 중 며칠의 시일이 지난 지금은 친구 사이로 남기로 했다. 이렇게 친구로 남기로 한 것(서로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응원해주는 사이로)도 그가 제시한 조건이지만 더 이상의 발전이 없을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그에게는 희망고문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된 상황에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 뇌리에 박혔던 그 목소리는 그가 아팠을때 나는 깊은 중저음이었고 막상 감기가 나았을때에는 정말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반했던 그 중저음의 목소리는 애초에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수도 있다.

결국에 생각해보면 그렇게 그의 목소리로 인해 나의 감정이 흔들렸던 그 순간은 감정의 흔적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가끔 그 목소리를 들으면 순간적으로 그 강렬했던 감정이 아직도 떠오른다. 그 흔적을 다시 돌이켜보고 회상하는게 나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해주는 책사이 말린 낙엽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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