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해 Aug 16. 2024

너무 억울해서

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

  

“너무 억울해서.”

 “......”

“살았일 적에 참으라꼬 말린 것도 한이 되고.”

“그라믄 복동네 죽음이 미심쩍다 그 말이가?”

 -토지 3부3권 73쪽에서 인용-     


 과부인 복동네가 양잿물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봉기가 복동네가 예전에 삼수에게 쌀말이나 얻어먹고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리자,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자살한 것이다.      


 ‘너무 억울해서’     

 

 세상을 살다가 너무 억울한 사람의 심정이란 어떤 것일지 짐작이 간다.

우리 속담에도 ‘버선목이라 뒤집어 보이지도 못하고’라는 말이 있다. 버선목처럼 뒤집어 보일 수도 없으니 답답하다는 뜻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명을 해도 상대가 믿어주지 않을 때 그 당사자의 입장은 얼마나 기가 막힐 것인가.

 얼마나 억울했으면 자기의 목숨을 끊어서라도 결백을 증명하려고 하겠는가.

 그런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나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헛소문에 큰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이라는 작품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클라우디오와 결혼하기로 한 헤로라는 여자가 악의적인 헛소문에 말려들어서 큰 소동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박경리 소설  속의 '복동네'와 세익스피어 희곡 속의 '헤로'라는 여자의 이야기가 모두 여자의 정조에 관한 것이라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 이다.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얼마나 쉽게 속임수에 넘어가는지 모른다. 거기에 더해서 그 소문이라는 것을 또 다른 사람에게로 퍼서 나른다.

 

그런 악의적인 소문 때문에 당사자가 얼마나 고통 받는지 생각해야 하고, 우리는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언제나 진실을 찾아내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