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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타 Sep 26. 2024

텍사스 일기

240925

텍사스 일기 240925


독하게 외로운 날이다. 왜 하루 걸러 괜찮고 하루 걸러 힘든지 모르겠다. 오늘 스윙 댄스를 하러 가려고 했으나 가지 않았다. 집에 머물며 영화 두 편을 봤다. 레이 찰스의 전기를 다룬 영화 <레이>(2004)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기를 다룬 영화 <엘비스>(2022). 레이 찰스와 엘비스 프레슬리 모두 비슷한 세대를 통과하였던 재즈 싱어이자 락앤롤 싱어였다는 점에서 두 영화를 동시에 보는 일이 퍽 인상적이었다.


술을 남용하고 있다. 매일 오후 6시가 지나면 맥주 2병과 위스키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오늘은 조깅도 했고 책도 2권을 독파했다. 자신의 몸을 가꾸기 위해 매일 조깅과 운동을 하고, 독서를 쉬지 않는다. 자기 계발과 자기 파괴를 균형 있게 해내고 있는 중이다. 집이 넓으니 어딘가를 나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게 실감 난다. 며칠간 집에서만 머물며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친구가 내게 ‘스스로 불쌍하다고 느끼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럼 삶이 지옥이 된다’고 했다. 그 말을 오래 생각한다. 그 말을 오래 생각한다.


오후 9시가 넘으면 약을 먹는다. 약을 먹으면 1시간 뒤부터 잠이 쏟아진다. 여기에 의지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눈물이 나온다. 지친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조금 더 나아져있길 바란다. 조그만 좋은 소식이라도 와있길. 적어도 기분만이라도 아주 조금 나아져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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