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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작가K Dec 02. 2023

15화: 실수해도 괜찮아, 실수값 디폴트

+ 맨 바닥에서 장사하면서 깨달은 것(1)

실수투성이 초보사장


근데, 처음 김밥집을 했을때.... 익숙하지 않은지라 자꾸 김밥말면서도 실수를 했다

김밥 말아놓는게 풀려서 재료가 다 흐트러지거나, 재료에 간을 빼먹는다는지, 같은 노란색이라 계란을 안넣고 단무지를 두번 넣는다는지, 지단을 하면서 자꾸부서져 식감이 떨어지는 등의 어쩌면 기본중에 기본, 사소한 문제이다. 뭐, 익숙하지 않으니 고쳐가면 될 일이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것은 맛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엄마와 내가 할때 각각 맛이 달랐다. 재료도 같고 똑같은 위치에서 김밥을 만드는데도 이상하게 맛이 달랐다. 뭐 실수는 줄여가면 되지만 맛이 일정치 않다는 것은 큰 일이었다.


 대책을 세워야 했다. 밥을 통째  해보고 다시하고  소금간을 하고 다시 먹어보고......지단을 다시 부쳐보고 버리고.... 분명 프랜차이즈에서 가르쳐줬는데도 이상하게 달랐다. 왜 같은 재료인데 다르지? 그 맛이 안나지? 가만 생각해보니 같은 프랜차이즈인데도 맛이 천차만별이던 이유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몇날 몇주를 뭐가 문제일까? 하고 고민한 결과,  엄마와 나의 밥을 쥐는 양, 처음에 간을 하는 시기, 사람손의 온도, 김을 꺼내놓는 시간과 심지어 용기를 쓰는 것에  따라서도 맛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밥재료를 담는 용기와 조기도구들이 새것이면 이상하게 같은 재료 , 같은 사람이 만들어도 맛이달라진다.



김연아 선수는 선수시절, 사이즈가 변하면서 스케이트화가 맞지않아 몇 시즌을 고생한 경험을 했다. 운동선수에게 신발이 불편하다는 것, 맞지 않는다는 것은 경기결과에 치명적이다.  당시 자신에게 맞는 스케이트화를 찾고자 바쁜 와중에 일본에 가서 그 답을 찾았고 그 이후 쭉 안정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처음산 스케이트화가 내 발과 내 패턴에 익숙해져 적응해야 하는 것 처럼,  음식도 그런 과정이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는 안다. 해보지도 않고 걱정하는 것보다 하면서 실수를 줄여나가는게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아무리 실수를 안하려고 해도 실수는 사람이라 할수밖에 없다는것도 안다.


그러기에 실수를 안하려고  완벽하게 하려고 애를 쓰는 것보다 그지같아도 일단 하면서  수정해 나가는 것이다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도....



오픈빨에 속지 말것


새로운 가게가 생기면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이 집중된다. 궁금하니깐..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보통 이를 소위, 오픈빨이라고 한다.  그래서 왠만하면 처음엔 잘 된다. 아니 잘 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오픈빨이 끝난 후, 여기서부터가 본 게임이다.


처음에 가졌던 관심과 이목이 점점 걷히고 주변의 경쟁업체과 소비자에게 냉정하게 판단받는 시간. 이때부터는 내가 이동네에서 얼마나 있었던, 얼마나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었던,,,,, 조금은 장사안될 때 기대고 싶은 버팀목처럼 보이는 것들이 다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날이 온다.


이 기간은 초반 짧게는 몇일부터~ 길게는 몇주까지 지속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몇일이 안된다면 그건 기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맛없다. 위생상태가 불결하다. 불친절하다. 내가 지불한 돈이 어떠한 이유로 아깝다는 것일 가능성이 많다. 빨리 기본부터 다시 점검해야한다. 처음부터 이러면 솔직히 답이없다. 하지만 빨리 잡고 수정하면 아직 기회는 있다.



주변에 오픈을 했다고 하면 나는 꼭 가본다.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가서 배울만한 것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장사를 오래한 것도 아닌데 한번 다녀오면 대략적으로 어떨 거라는 느낌이 온다. 그리고 그 느낌은 거의 귀신같이 맞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엄마와 함께 운영한 가게는 오픈빨이 전혀~~~ 없었다.  아예 보이지 않아 거기에 김밥가게가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초반에 너무 고생을 했다. 이건 관심조차 아예 없다는 반증이리라.


오죽하면 연애할 때 싸우는 것보다 가장 안좋은 것이 '무관심'이란 말이 나왔을까.


두번째 오픈한 가게는 오픈빨이라고는 말하기 뭐할 정도로 없진 않았다. 하지만 바로 코로나가 터졌다. 그때까지 배달을 전혀하지 않았는데 빠르게 배달로 전환을 해서 또 그렇게 적응했다.


 다들 있다는 오픈빨하나  제대로 없었지만 슬슬 입소문이 났다. 그것도 아주 느리게...2년동안.....대신 한번 단골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인맥에 기대하지말고 기본으로 승부볼 것


가게를 열면  다 나를 도와주고 내 가게를 단골처럼 이용해줄 줄 착각했다.  아니 처음엔  의리상 그렇게 이용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첫째, 맛이 없으면 아무리친한 친구가게여도 안가진다.

의리로 가는 것도 한계가 있다.


둘째, 맛,서비스,양, 질중 하나가 문제가 생길경우 인맥도 필요없다.

저번에도 한번 말했듯이 굳이 김밥 한줄 사먹겠다고 저~~멀리서 찾아오진 않는다. 안오는 그들을 탓할 것이라 지인조차도 발길이 뜸해지면 나의 기본을 의심해야한다. 뭔가.... 부족하거나 떨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것은 평균이어도 우리집에 와야할 이유는 꼭 기본에서 찾아야한다.


예전 ' 장사의 신'이라는 영상에서 이런 내용이 나왔다.


" 장사 안되는 집 가보잖아. 그럼 하나 같이 이야기하는게 있어. 음식은 맛있대 진짜. 그리고 자기는 최선을 다하는데, 잘하는데 왜 매출이 없는지 모르겠대. 맛있는데 손님이 왜 안오는지 이해가 안된다는거야.


그런데 가보잖아. 답이 나와있어.  자기 생각에만 맛있는거야. 자기 기준에 깨끗하고 친절하다고 착각하는 거야. 잘되는 집 가서 먹어봐. 그리고 객관적으로 평가해봐. 다 안되는 이유가 있어.


 네 기준, 네 생각, 네 잣대로만 잘한다, 맛있다 하지 말라는 거야. 그건 네가 정하는게 아냐. 손님이 정하는 거지"


나는 이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이 기르는 세마리 개때문에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편견

선입견

그리고 자신의생각이 옳다는 오만한 의견


오늘 하루도 나는 어떤 개를 기르고 있는가 가만히 들여다본다.


+블로그 글

15화: 실수해도 괜찮아, 실수값 디폴트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14화:장사하며 가장 먼저 내려놓은 것, 자존심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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