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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포 Nov 02. 2023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결론 편

개인적인 감상 2편


이제는 장면이나 디테일한 상징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기보다는

전체적인 결론에 대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편은 영화의 상징에 대한 이야기이고

2편은 영화에 대한 개인감상 입니다!


지금은 2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0.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 저는 그림과 만화를 그리고 있지만 최근 들어 고고학이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언제나 부족한 탓에 비전공자를 위한 책이나 조금 진지한 책들을 모아 읽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고고학에 대한 책들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고고학은 현재 남아있는 과거의 유물과 유적을 통해서 과거를 밝혀내는 학문입니다.


과거에도 사람이 살았습니다.

우리는 아마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살았던 방식도 제각기 다릅니다.

사냥을 한다고 해도 지역마다 사냥하는 동물들이 달랐고, 그릇 하나를 사용해도 모양이 달랐고

 이후의 세계관도 다릅니다. 같은 시대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도 믿는 종교도, 어떤 걸 선택하는 취향도 다릅니다.

비슷할 뿐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떤 것이 뛰어나다거나 우열하다는 평가는 불필요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흔적이 남을 뿐입니다.


갑자기 작품 외의 다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관점을 이 작품에서도 느꼈기 때문입니다.




1. 어떤 것은 어떤 것으로 완벽히 대체될 수 없다.


이 영화에도 등장하는데 바로 탑의 세계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표현한 다른 세계의 표현과 범위가 한층 확장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위에서도 적었듯이 마히토의 모험을 인류문명의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엄밀히 말하면 교과서적인 세계사의 흐름을 표현)


하지만  그 설명 만으로 모든 장면들이 치환되지는 않습니다. 완벽한 설명도 아니고

이 작품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새의 상징을 장자의 철학으로 해석해 볼거리도 충분히 있지만 그것으로 완벽하게 치환되지 않습니다. 어떤 모티브나 포인트는 잡아낼 수 있어도 그것으로 완벽히 치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그것은 과거의 어떤 이야기나 모티브가 영향을 주었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완벽하게 똑같이 대체되는

현재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야기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어떤 신화, 동화, 이야기, 철학 등을 가져와도 그것이 완벽하게 이 작품과 들어맞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건 과거의 ‘그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점이나 영향을 받은 점을 찾을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현재를 대체하거나 치환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과거보다 현재가 더 좋다거나 과거의 것은 덜하다는 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미 대체하거나 치환할 수 없기 때문에 각각 소중하고 존중받을 것들입니다.




7.  결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탑의 주인이 만든 세상은 대단히 신기하고 거대하지만 완벽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공부해서 깨달았다고 해도

그가 탑에 들어가 지금과 같은 탑의 세계를 만들어 유지한 것은 아무리 해도 300년이 되지 않습니다. 한 인간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 200년 가까이 유지하는 것도 사실 엄청 대단한 일이지만

영원하지 않습니다. 탑의 주인도 그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히토에게 새로운 주인이 되어 자신만의 탑을 쌓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마히토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악의 없는 돌을 가진다 해도 자신이 악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돌을 만질 수 없다고 하죠

주인의 자리를 이을 수는 없지만


대신 여기서 만난 좋은 친구들과 같은 친구를 바깥에서 만들겠다고 말합니다.

마히토가 이 세상의 주인이 되지 않는 대신 바깥에서 하려는 건 바깥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마히토는 마지막 무너지는 탑의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히미(마히토의 어머니의 어릴 적 시절)도 돌아가야 하지만 마히토는 주저합니다.

돌아가면 마히토 자신이 태어나고 언젠가 어머니인 히미는 화재로 죽게 되는 미래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히미는 이런 슬픈 미래를 알고도 슬픈 기색을 내지 않고 웃으며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각자 서로의 세계로 돌아가게 됩니다.


돌아온 마히토의 손에는 탑을 쌓는 돌이 한 개 있습니다.

마히토는 이제부터 시간이 지나 돌을 모아 탑을 만들까요?


‘아니요,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돌이 있다고 해서 탑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돌로 탑을 만든 건 큰 할아버지의 선택일 뿐 마히토의 선택이 아닙니다.

돌을 그냥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만약 탑을 쌓는다고 하나만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돌을 버릴 수도 있습니다  수 많은 선택지가 습니다.

마히토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하나가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가지만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마히토도 앞으로 자신의 선택과 함께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이제 마히토는

집을 떠날 준비 끝났고

영화는 마히토에게 했던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집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답은 없습니다. 이제 질문을 던졌으니까요.







한 줄평 :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전방위적 탐구

평점 : 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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