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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태용 Feb 28. 2019

[2월 미션] ‘메모’는 곧 글감이다

1. 비망록이 생기다.


어느 날 길을 걷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의 내 삶을 만족하고 있는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앞으로 딱 한 가지 습관으로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아마 당시 어떤 자기 계발 서적 같은 것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나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일들로 미래에 대한 갈피를 잡고 있지 못했는데,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가리지 않고 보던 시절이었다.

문제는 정리를 하지 않으니 책을 읽어도 머리에 남는 것이 없었다. 또 마구잡이로 쑤셔 넣은 지식들을 당최 써먹을 데가 없었다. 이때 이 쓸데없는 잡지식들을 기록해보면 어떨까, 메모하는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다 보면 미래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궁금했다. 마침 스마트폰은 늘 몸에 지니고 다니니 언제든 메모가 가능했다. 사실 거창한 생각이라기보다는 늘 시간만 확인하는 스마트폰을 조금 더 스마트하게 활용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2. 창업과 글쓰기


처음에는 조금 귀찮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스마트폰은 늘 손에 지니고 다니는 기기라는 장점이 있었다. 정보 검색을 하거나 메시지 등을 확인할 때 자연히 메모장에도 손이 갔다. 간혹 이전에 메모한 것을 볼 때면 하나하나 쌓여 가는 지식 창고가 풍성해진다는 느낌이 꽤 괜찮았다. 이런 기분은 마치 마일리지처럼 점수를 쌓아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후에도 내가 지속적으로 메모를 해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메모를 꾸준히 하다 보니 나만의 비망록이 생겼다. 또 내용이 많아지다 보니 항목이나 주제별로 정보를 취합하거나 분류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정리한 내용들이 자연히 머릿속으로 들어오고 정리가 되했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OneNote'를 사용한다. 지난 3년간 꾸준히 작성하다 보니 나만의 글감 창고가 되었다.



3.  메모 습관의 중요성


신기한 것은 메모를 꾸준히 하다 보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본래 게으른 성향인 나는 '글짓기'같은 머리 아픈 짓(?)은 학교를 다닐 때 독후감이나 리포트 말고는 해 본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메모를 꾸준히 하다 보니 놀랍게도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창작욕구보다 메모를 하고 정리했던 여러 주제들을 글쓰기로 정리를 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내가 창업을 결심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글쓰기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아래 사진은 내가 지난해 7월부터 날마다 꾸준히 포스팅을 올리고 있는 블로그다. 처음 콘텐츠 제작을 마음먹었을 때, 글쓰기에 대한 막막함을 극복하는데 지난 3년 넘게 쌓아온 메모가 정말 큰 도움을 주었다. 지금도 나는 날마다 포스팅 글을 쓰거나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데 나만의 글감 창고인 나만의 메모장을 적극 활용한다.

 

현재 운영 중인 블로그의 메인화면이다. 창업과 비즈니스 관련 글을 주로 올리는데,  대부분 나의 메모장에서 글감을 얻어온다.


간혹 블로그 글이나 다른 채널에 올린 콘텐츠를 보며 나에게 글을 어떻게 써야 하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단정 지어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의 표현처럼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콘텍스트(Context)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쓰기에는 전문 지식이나 맛깔난 표현력(또는 어휘력)도 중요하지만, 필자가 전달하려는 주제의식을 자신만의 맥락으로 해석해낼 수 있는 능력이 곧 좋은 글쓰기의 첫 번째 단계이기 때문이다. 

 

좋은 콘텍스트란 결국 좋은 글감에서 나온다. 글을 쓸데마다 좋은 글감을 찾기 위해 도서관이나 영화를 보러 갈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개인적인 경험이든 책 속의 지식이든 어딘가에는 기록해두어야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다. 나의 경우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많은 글감을 찾아냈다.

 

만약 글을 쓰고 싶은데 좋은 글감을 찾기 힘들다면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보면 어떨까. 간혹 나만의 비망록을 펼쳐들 때 내가 기록해둔 사건과 정보들이 나만의 콘텍스트로 녹아들어 글을 쓰고 싶게 만들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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