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오늘이 Feb 13. 2024

"샤샤"  

리뷰 <훌라훌라 추추추> 카슨 엘리스, 웅진주니어, 2017




곤충에게도 언어가 있을까?

다면 '안녕'은 어떻게 말할까?


카슨 엘리스의 <홀라홀라 추추추> 그림책은 곤충어로 쓰인 책이.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언어로 따뜻함을 전하는 그림책이다. 관심을 갖고 그림을 읽다 보면 마법같이 곤충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곤충들은 땅 위에 뾰족 솟아난 작은 식물을 보고 말한다.

"호야 호?"

"앙 째르르"

통나무 속에 살고 있는 공벌레의 도움으로 곤충들은 식물 위에서 책을 보거나 햇빛을 쐬며 놀 수 있게 되었.

"윙윗!"

"친 쿠친쿠 포근이 다다달!"

곤충들의 언어는 모르지만 식물을 포근이라고 하는 것 같다.





곤충들은 포근이 위에 나무집도 만들고 자기들만의 놀이터를 만든다.

거미가 포근이 위에 거미줄을 치자 곤충들은

"털숭숭출출"

"꽝꽝파르른 털숭숭출출"

이라고 소리친다. 표정을 보니 곤충들이 단단히 화가 난 것 같.

하지만 곤충들의 놀이터를 혼자 독차지하려던 거미는 그만 새에게 잡아 먹힌다.

곤충들은 두려움과 슬픔에 모두 몸을 웅크.





슬픔도 잠시 포근이가 꽃을 피우자 모든 곤충들은 기뻐하며 환호한다.

"달달콤콤이"

"달달콤콤이"

땅 위를 뚫고 올라온 새싹이 자라 꽃을 피우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모든 곤충들이 함께 환대한다.





자연에는 다 때가 있. 싹이 나오고, 자라고, 꽃이 피면, 시들게 되어있.

가을이 되자 활짝 핀 꽃은 곧 시들고 곤충들은 하나 둘 "샤샤" 인사를 나누고 삶의 자리를 떠난다.

꽃이 스러진 자리가 쓸쓸하게만 느껴졌는데 꽃은 지면서 새 생명을 품은 씨앗을 떨어트리고 있었.



깊은 밤, 꽃이 지고 곤충들이 떠났지만 베짱이는 음악을 연주하고 나방은 아름다운 날갯짓으로 춤을 추고 있. 그 춤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한 생을 살다 간 모든 생명들을 위하여, 다음 생을 살아갈 생명을 위한 춤이.





꽃이 진 자리에 하얀 눈이 내리고, 다시 따뜻한 봄이 왔다. 여러 개의 싹이 올라와 있.

생명의 순환을 보여준다. 싹을 보고 애벌레가 나뭇가지에서 말한다.

"샤샤~"

인사를 한.

"안녕. 샤샤."라고.

관심을 갖고 여러 번 그림을 보니 곤충어가 들린다곤충들의 언어를 마음으로 알게 된다.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삶을 온전히 알게 되는 순간이다.


곤충들의 움직임, 식물의 성장과 소멸, 어느 곳 하나 생명이 없는 곳이 없.

자연은 떠나야 할 때를 알고 그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를 두고 떠난다.

그 자리에 또 새로운 생명이 자란다. 

작가는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보낸다.

"샤샤"

"샤샤"



작가의 이전글 소년의 일상을 지배하는 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