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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난 Apr 01. 2024

연극 「카르타고」


시놉시스


토미는 보호관찰소 수감자인 애니가 15살에 감옥 안에서 난 아이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엄마 애니는 아이를 양육할 만큼 인내심을 갖추지도 못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양육을 받지 못한 토미도 난폭하고 제어하기 힘들고 제멋대로 구는 아이로 자라 보호관찰소에서 불안정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어느 날 토미는 교도관에게 대들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고, 그 마지막 순간이 고스란히 CCTV에 녹화된다.


토미는 누가 죽였는가? 사회복지사, 교도관, 어머니 그 누구도 토미의 죽음에 대해 쉽게 말하지 못한다. 토미의 엄마인 애니는 교도관 마커스를 비난한다. 그러나 마커스는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는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인 수가 홀로 남은 애니를 돌보기 시작하는데….


범죄자 애니의 아들인 토미는 엄마 대신 사회가 사회복지사를 앞세워 키웠다. 사회복지사인 수는 토미를 사랑한다고 얘기하지만 토미는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내심으로는 많이 의존한다.) 사실 사회복지사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최선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사회시스템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수(사회복지사) : 난 널 사랑해!

토미 : 좆 까! 넌 이 일로 돈을 벌잖아!

수 : 그래. 그렇다면 널 사랑해야 하는 것이 나의 직업이라고 해 두자.



진지하고 묵직한 연극. 토미의 죽음이 누구 탓이었는지 남은 자들은 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연극이 끝났을 때 비로소 이해했다. 하지만 연극 제목이 「카르타고」인 이유를 이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한니발로 상징되는 고대국가 ‘카르타고’에서 가져온 제목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수’ 역할을 맡은 김정아 님에게 카르타고의 의미를 묻자 일종의 ‘신전’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토미가 태어나서 생활하고 죽음을 맞이한 감옥을 신전으로 상징화했나?  로마와 카르타고가 벌인 세 번의 포에니 전쟁이 끝난 뒤 로마는 카르타고를 불태우고 소금을 뿌려 황무지로 만들었는데….


그랬다. 토미가 살던 곳은 소금이 뿌려진 카르타고의 대지처럼 황량했고, 토미는 카르타고 사람처럼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극 중에서 교도관 마커스는 “그들이 정말 원하는 건 안아주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매우 시사적인 표현이다. 수용자의 자녀들은 그들 부모의 길을 밟고 싶어 하지 않지만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그들의 선택에 한계를 두어 결국 그들도 비행, 범죄, 마약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과연 우리 사회는 그들을 안아줄 수 있을까? 토미도 애니도 안아주지 못한다면 세상은 언제든 카르타고로 되돌아갈 수도 있을 텐데….


연극 「카르타고」는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들춰낸 것이다.



영국 극작가 크리스 톰슨이 12년간 젊은 범죄자와 아동을 보호하는 사회복지사로 살아온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카르타고」는 연출가 신진호의 마법으로 수작이  되어 무대에 올려졌다. 그는 사회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복지시스템 안에서 발생한 한 소년의 죽음을 통해 ‘아동양육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 사회의 도덕적 양면성을 들여다보려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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