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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난 Jun 01. 2024

라우터부르넨 트레킹

스위스 여행

라우터부르넨은 ‘울려 퍼지는 샘’이라는 뜻으로 인터라켄에서 멀지 않은 작은 마을이다.  전날 그린델발트에서 출발하여 융프라우에 오른 뒤 하산할 때 라우터부르넨을 경유했는데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쉴트호른에 오르기 위해서 였다. 라우터부르넨은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형성된 빙하곡과 인접해 있으며 70개가 넘는 골짜기와 72개의 폭포가 있는 스위스의 대표적 자연보호 지역이라고 한다.

자료: 몽트래블 유럽여행


숙소가 있는 그린델발트에서 라우터부르넨까지는 열차를, 라우터부르넨에서 그뤼치알프까지는 케이블카로, 이곳에서 다시 산악열차로 갈아타고  뮈렌까지 이동했다. 스위스의 육상에서 탈 수 있는 것을 모두 이용한 셈이다. 뮈렌은 작고 예쁜 마을인데 융프라우, 묀히 그리고 아이거를 모두 볼 수 있는 명소다. 원래 목적지인 쉴트호른은 뮈렌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되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마테호른을 보려고 올랐던 고르너그라트나 융프라우에서 보는 전망과 차별화 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뮈렌에서 쉴트호른을 오르는 대신 김멜벨트까지 걸어서 내려왔다. 이 구간은 스위스에서도 손꼽히는 트레킹 코스로 알려진 곳이다. 명불허전이었다. 느릿느릿 걸으며 혹시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를 만날 수 있을까 두리번거려도 보고,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에 손을 적셔보기도 했다.


김멜펠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슈테젤베르크에 도착했을 때 눈 앞에 거대한 폭포가 나타났다. 폭포의 계곡인 라우터부르넨이 시작된 것이다.


발을 뗄 때마다, 눈길을 돌릴 때마다 거대한 암벽을 타고 내리는 폭포가 보였다. 주변을 가볍게 산책한 후 유럽 최대 동굴폭포라는 트뤼멜바흐 폭포로 향했다. 슈테젤베르크에서 트뤼멜바흐까지는 버스로 서너 정거장. 차창 밖으로 폭포가 끊임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다. 장관이다. 쉴트호른을 포기한 아쉬움을 덮고도 남았다.

라우터부르넨 지역의 폭포 (자료 : 인터넷)
라우터부르넨 지역의 폭포 (자료 : 인터넷)
라우터부르넨 지역의 폭포 (자료 : 인터넷)
라우터부르넨 지역의 폭포 (자료 : 인터넷)

트뤼멜바흐 폭포에 도착했다. 동굴 안을 울리는 거대한 물소리가 사람을 압도하고  암벽 사이로 흐르는 폭포가 경이적이다.

트뤼멜바흐 폭포는 세계에서 유일한 빙하 폭포로 리프트, 갤러리(좁은 통로), 터널, 길과 플랫폼을 통해 지하로 접근 가능하다. 이 폭포를 통해 융프라우 빙하가 녹은 물이 초당 최대 2만 리터 가량 산 아래로 흘러간다. 이 물을 통해 연간 2만 톤이 넘는 바위와 자갈이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온 산이 진동하며 천둥 치는 듯한 소음이 생겨난다.

트뤼멜바흐 폭포는 72개 폭포의 계곡 라우터브루넨의 일부이며, 이 폭포 중 슈타웁바흐(Staubbach) 폭포 또한 눈에 띈다. 라우터브루넨에서 시작하여 슈테헬베르크(Stechelberg)까지 주로 평지를 걷는 하이킹 코스 중에 수백 미터 높이의 수직 바위면에서 마구 쏟아지는 이 폭포를 볼 수 있다.

(출처 : 스위스 관광청)



인터라켄에서의 마지막 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갑자기 천둥이 치는 듯한, 혹은 대포를 쏘는 듯한 굉음이 들려왔다. 산 정상 부근에 있던 빙하가 해빙기를 맞아 갑자기 무너지며 내는 소리였다. 허름하지만 사방으로 만년설이 보이는 호텔에 묵은 덕을 본 모양이다. 빙하가 녹아내리는 광경을 목격하다니….


빙하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서 작은 폭포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라우터부르넨 지역의 폭포들도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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