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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광빈 Aug 25. 2021

힙베를린에서 힙한반도 찾기

책을 펴냈다. 

'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이다. 온라인 판매에 들어갔고 다음주 월요일에나 서점에서 볼 수 있단다.

현실의 베를린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한 때 남남갈등에 비견될만 했던 서독 내 서서갈등의 기억을 찾아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현실의 베를린, 여전히 갈등은 계속되지만 서서갈등의 직시·조정·극복 과정을 통해 쌓아 올린 생산적 갈등능력(갈등을 잘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현실의 독일 이야기를 풀었다.

산뜻하지 않고 무거운 소재인 '갈등'을 다룬 책이지만, 현재 유용한 과거 독일의 갈등 사례와 현재의 갈등 사례를 나름 신선한 소재로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동서독 분단기에 코로나가 발생했다는 가정 아래 소설적 구조도 도입해 한반도와는 다른 서독 내, 동서독 간 갈등 해법을 제시해봤다. 동서독이 아이들까지 동원해(서독) 벌인 '삐라전쟁'을 생산적으로 종식한 내용도 들어가있다. 

베를린에서 3년 간 특파원 생활을 통해 경험한 북한 측 인사들과의 만남 등 북한과 연계된 소재, 엿봐왔던 베를린 시민사회의 모습도 담았다.

모든 글에서 관통하는 주제는 '갈등'에 대한 직시·조정에 대한 이야기다.

골병만 깊어가는 것인지, 작은 해법 방정식이라도 만드는 것인지 모르는 한국 사회의 갈등 구조 속에서 베를린을 창으로, 독일을 창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다. 

◆ 추천사를 써주신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님, 한명숙 전 총리님, 김황식 총리님, 박명림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한명숙 전 총리님과 김황식 전 총리님의 추천사를 꼭 함께 받고 싶었다. 

한국 사회에서 진영이 다르지만 각 진영의 원로 거인 정치인들의 공통된 평가를 받고 싶었다. 진영을 막론하고 인정을 받고 영감을 받아갔으면 했다. 

원고도 꼼꼼히 읽어주셨다. 김 전 총리님은 연도 오기를 하나 잡아주시기도 했다.^^;; 

슈뢰더 전 총리님은 독일에서 비전과 실용 사이에서 균형잡힌 답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꼭 받고 싶었다. 박 교수님은 애초 '서독의 기억' 첫 연재 기사를 보시고선 꼭 책으로도 남겨야 한다면서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저술을 바로 권하고 추천사를 써주시겠다고 독려해주셨다.

'agree to disagree'라는 전제, 차이에 대한 인정이라는 전제가 물론 필요하지만, 갈등이 대치의 영역만이 아닌, 생산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을 독일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에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 사회로부터 전해지는 어둑어둑한 소식을 접하며 가끔은 간절한 느낌으로도. 

◆ 귀국해 정착한 뒤 원고를 쓰느라 조금 바빴다. 다행히 조금씩 원고를 쓸 수 있는 환경이었다.

베를린에서 24편 연재했던 대동독 정책을 놓고 펼쳐진 '서독의 기억'의 문제의식은 계승했지만, 내용과 컨셉이 완전히 다른 데에는 옆지기의 따끔한 한마디와 새로운 컨셉 조언이 컸다. 베를린에서 조금씩 써두었던 글을 완전히 갈아엎어버리고 사실상 귀국 후 새로 썼다. 옆지기는 원고 쓸 때 소제목 카피도 몇 개 뽑아주기도 했다.^^

◆ 베를린에서 만난 귀중하고도 귀중한 인연으로 '서독의 기억' 기획에 함께했던 이진( Jean Yhee )박사님과 같이 이야기를 담았다. 

저널리즘과 학술의 만남을 저술로도 이어가봤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마찬가지로 책 속의 단어 하나하나에 둘 사이의 토론, 갈등, 조정, 타협이 담겼다.

책을 함께 기획하고 쓰는 동안 이 박사님과 나눈 언어의 양은 옆지기와의 대화량을 뛰어넘었을 듯하다. 책 전체가 마치 두 명이 아닌 한 명이 쓴 것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결과적으로 미흡한 지점도 많지만, 서로의 생각과 문장을 치열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2월 미완성 초고를 보시고 바로 출판 제의를 해주신 이은북의 황윤정  대표님에게 감사의 말씀 전한다. 고급스럽고 가격이 있는 책이다. 황 대표님이 작정하고 만드셨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 가운데가 뚫린 독특한 디자인의 책. 과거와 현실이 관통된다는 의미로 김영철 AGI SOCIETY 대표님의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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