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지의 도발, '포스트 코로나' 연대와 혐오 간 치열한 전투 예고
독일 68운동 당시, 시위대는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 슈프링거 건물로 진격하기도 했다. 시위대 입장에서 악셀 슈프링거는 산하 언론을 통해 과장과 왜곡을 일삼는 '악의 제국'이었기 때문이다.
빌트는 악셀 슈프링거의 대표적인 대중지다. 독일 최다부수다. 영국의 더선과 비슷하게 황색지다. 아이에게는 절대 보여줄 수 없는 신문이다. 여전히 신문이 있는 동네 카페에도 빌트를 본적이 없다. 카페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고 싶어서일게다.
빌트의 시진핑, 중국 비판은 굉장히 정교하다. 선동적이고 인종차별적이지만 중국에 악감정을 갖고있는 이들의 감성과 이성을 모두 다가설만하다.
빌트는 17일 자로 '친애하는 시진핑 주석에게"라는 제목으로 편집장 율리안 라이헬트 명의의 공개편지를 싣고 "당신은 감시를 통해 통치한다. 감시가 없었더라면 당신은 주석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빌트는 "당신은 모든 국민, 모든 것을 감시할 수는 있지만, 전염위험이 큰 동물시장에 대한 감시는 거부한다"면서 "비판적인 신문이나 인터넷매체는 폐쇄하지만 박쥐 수프를 판매하는 상점은 폐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신은 당신 국가를 지적재산 탈취 분야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당신이 당신 나라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라며 "전 세계를 돌고 있는 중국 최대의 수출 히트상품은 코로나"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슈피겔의 올해 초 '황색 경고' 표지에 공식 항의했듯 성명을 냈다.
이에 중국대사관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거짓과 정치적 명예훼손을 포함하는 선동적 보도"라며 "중국은 신종 코로나 전염병 발병 이후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처했다. 가능한 한 빨리 세계보건기구(WHO)에 전염병을 보고하고 다른 나라와 협력했고, 매우 포괄적이고 엄격하고 철저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WHO와 저명한 의학 전문가들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지적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러한 적대적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계속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함께 일하고 있다"면서 "한 독일 시민이 우리에게 '빌트는 독일이 아니다'라고 편지를 보내왔다"고 지적했다.
궁색하다. 대국의 성명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한 독일 시민의 편지를 들먹이며 빌트지를 공격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두차례씩 공방이 오갔다.
중국 정부가 누드 사진이 버젖이 나오는 빌트와 스스로 격을 맞춘 셈이다.
중국 정부가 만들어 낸 '국뽕'에 도취된 자국민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한 것인가.
빌트는 중국 정부의 '국뽕주의'를 잘 이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빌트와 중국 정부가 맞장뜨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빌트의 공개편지는 혐오, 인종차별의 문제다. 팩트가 전해진 이후 독일의 지성사회가 반발하고, 아시아인이 연대해가며 대응할 문제다.
빌트의 이번 도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연대'와 '혐오'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