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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ly Jun 20. 2021

23. 내가 이사 온이유_셰어하우스의장단점

23. 내가 이사 온 이유_셰어하우스의 장단점 




새로운 집에 이사 온 지 1달이 되었다. MCO가 본격적으로 더 강화되기 직전에 부랴부랴 이사를 온 이유는, 단지 기존 집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집주인에게 연장 계약하겠다고 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었다. 그러나 회사와 더 가까운 곳에 살면 추후 사무실 복귀했을 때 출퇴근이 편하다는 이유를 대며 몇 달 전부터 집을 알아보았고, 입주 날이 가까워져 오자 갑자기 때맞춰 강화되는 MCO를 피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사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혼자서 스튜디오에 살았다.  혼자 살다 보니 냉장고가 크고 넉넉하다 못해 텅텅 비어 보이기 일쑤였고, 사람이 없으니 심심하고 적적했다. 밤이면 가끔 누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무서워질 때가 있었다. 반복되는 MCO와 재택근무로 사람 만나기도 어려운 시간과 혼자 사는 집의 시너지는 굉장했다. 그래서 새로 MCO가 강화되기 전에 이사를 강행하는 결정을 했다. 새집은 바로 ‘셰어 하우스’. 방이 여러 개 있는 콘도 유닛에 입주자들 각자 방을 계약하는 형식으로, 내게는 누군가와 함께 일정 부분의 공간을 공유하고 살아서 무섭거나 적적하지 않은 한편, 각자 방에서 생활하고 거의 부엌만 공유하는 형태라 프라이버시와 자유도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것이 큰 장점들이었다. 혼자 살 때만큼 편하지는 않지만, 안 무섭고 사람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또한, 혼자 살 때 물세, 전기세 등의 공과금 고지서 확인하여 납부하는 것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는데, 지금 집의 경우 에이전트 통해 방 렌트비와 에어컨 비만 송금하면 되어 간단했다. 기타 전기세와 물세는 집주인이 부담하고, 감사하게도 일주일에 1번씩 공용구역 청소해주시는 분들이 오신다. 화장실 청소나 거실 청소 등을 할 필요 없이 내 방만 청소하면 되었다. 게다가 먼 미래 언젠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사바는 물론 말레이시아 곳곳을 누비며 여행 다닐 생각에, 물론 요즘 상황으로 보아 아직 멀고 먼 이야기지만, 방을 비워둘 일이 많아질 예정이므로 저렴한 렌트비도 매력적이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셰어하우스 형식의 콘도로 빠른 이사를 감행했고, 결과적으로 밤에 불을 다 끄고 자도 전혀 무섭지도 않고, 각자의 삶에 터치하지 않으면서도 거실에서 마주치면 인사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코로나 시대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정신적으로 살아남기에는 내게 안성맞춤이었다. 반면 단점도 물론 있다. 콘도마다 다르지만, 방 내부에 화장실이 있는 방이 있고(주로 마스터룸),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하는 방들이 있어서, 아무래도 화장실을 셰어하는 건 불편할 수 있다. 그리고 통화할 때 약간 신경을 쓰게 된다. 하우스메이트들이 거실에 있을 때는 내가 방에 있더라도 통화할 때 매너상 좀 작은 목소리로 하게 된다. 냉장고 역시 여러 사람의 비상식량들을 무한대로 저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냉장고 내부에 내 구역 마련을 통해 때로는 공간을 무에서 유로 창조해야 한다.  


이처럼 장단점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셰어하우스 방식은 내게 퍽 만족스럽다. 덜 외롭고, 안 무섭고, 공동생활의 매너를 지키는 생활. 게다가 독특한 하우스 메이트들을 만나 내적 응원하며 지내고 있다. 다음에는 내 인상적인 하우스메이트 한 명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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