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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더 김 앎 Jun 16. 2020

우리는 좋은 어른은 못돼도 힘이 되는 어른이어야 한다.

자기 맞춤형 업을 찾아가는 사고방식 - 2편

반갑습니다. 글쓰는 푸디스트, 줄리입니다.


지난 1편에서는

대학생이 되어 하고 싶은게 없는 아이가 방황하는 이야기였다면

https://brunch.co.kr/@juliefoodist/11/


2편에서는

그 방황의 시간 속 단단해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이 글이 저처럼 방황하고 있는 어른이들에게 힘이 되길,

그리고 보다 힘이 되는 어른들이 세상에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1. 이게 최선인가? 우리는 의심이 필요하다 ]


아동복지학과에서 1학년이 듣는 수업 중 상당 수가

내 아동기, 청소년기 때의 발달기를 스스로 탐색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래 파일은 1학년 때 들었던 '청소년 심리' 에서 적어냈던 레포트였다.

당시 대학생이 되어 진로탐색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기도 했지만

꿈이 없는 것에 대한 조급함도 공존해서 마음이 힘들었다.


내 청소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레포트


괜찮아 괜찮아라고 스스로 말하지만

꿈이 없다는 것이 너무 창피해서 그 누구한테도 고민으로 말하지 못했었다.


내 일이니까 혼자 고민하고 혼자 해결해야하는 것,

당연한 건데도 그게 버거울 때가 많았다.


조금 내게 위안이 되었던 활동은 꿈 멘토링 활동이었다.


중학생 친구들을 대상으로 꿈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대외활동에서

내가 느낀 '꿈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내가 내공이 부족한 사람이라 '꿈을 어떻게 찾는지' 그 방법론적 도움은 줄 수 없지만

멘토링 이후 받은 상장 이름, 빵상 ㅋㅋ

적어도 중학생 친구들에게 '나를 이해하는 과정'과 '꿈꾸는 것'의 가치를

전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당시 멘티들에게 편지를 썼을 때 강조했던 내용 : 꿈의 중요성



학교를 다니며 여러 대외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록 확신이 들었다.


내가 평생 업으로 삼을 분야가 무엇인지 찾아야만 한다는 확신.


하지만 너무 막였했기 때문일까. 그걸 알고도 꽤 오랜 시간 나를 아는 것을 외면했다.


학교 끝나면 도서관에서 그날 배운 수업을 복습하느라 정신팔려 정작 중요한 내 관심분야를 찾는 과정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중도 휴학을 결정했다.


그것도 중간고사 시험 하루 전 날 새벽에 말이다.


독서실 책상에 앉아서 새벽에 암기과목을 공부하다가

울컥했던 감정이 휴학의 방아쇠를 당겼다.


"내가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지?

지금 내가 이 공부를 하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인가?"

그냥그냥 흘러가는 시간들을 붙잡으려면. 멈추고 숨을 고르고. 그 뒤에 생각해야 했다.


난 성적을 위해 공부하는데

문득 성적 잘 받으면? 그 다음은 취직을 잘하는 것인가?

내 삶의 목표도, 내가 걷고 있는 길의 방향성도 없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맘대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겠노라 다짐했던

대학생 시절이 또 한 번 해야 하는 것을 쫓는 방식으로 채워져가고 있음을 직감했고

멈춰서 나를 직시하는 변화가 필요했다.





[2. 힘되는 어른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


중도 휴학을 결정하기까지 부모님의 도움이 컸다.

중도 휴학 이야기를 꺼냈을 때

엄마와 아빠는 단 2가지 말씀만 하셨다.


"왜?"

"중간에도 휴학이 될까?"


내가 성인이 되어 힘든 마음을 안고 있었음을 부모님은 이미 아셨던 걸까.

울면서 중도 휴학을 말씀드렸을 땐 차분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사랑하는 내 가족

그리고 반 학기를 다닌 지금 이 시점에서 중도휴학이 시스템적으로 가능한지만 여쭤보셨다.


그게 다였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쉬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고 내 갑작스런 중도휴학을 응원해주셨다.


늦지 않았으니 한 템포 숨을 고르고 

천천히 재촉하지도 말고 

하고 싶은 걸 찾아보라는 부모님의 응원이,

지금생각해보면 참 감사하다.


내 주위에는 좋은 어른들이 다행히도 많았다.


중도 휴학을 결정한 뒤 메일을 보냈던 당시 수강과목 교수님들께도

생각치 못한 응원과 격려의 답변을 받았었다.

교수님들께 중도휴학 당시 보냈던 메일 세부내용
교수님의 격려글
교수님의 응원글

그 외에도 주변 동아리 선배들부터 지인들까지

작은 말 한마디라도 응원을 해주었다.


힘이 났다.


(혹시 제 글을 보고 계신 멋진 어른 분들이 계시다면

자녀에게, 주변 아이들에게 힘이 되는 어른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함께 세상에 더 많은 친구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바꿔나가야 합니다.)




[3. 내 자리에서 두 발로 경험할 수 있는 것들]


그렇게 휴학 생활이 시작되었다.

남들처럼 자격증을 따거나 인턴을 하기 위해 한 휴학이 아니라

그냥 세상 경험을 하며 나를 알고 싶다는 단순한 목표였기 때문에

길게 할 생각은 없었다.


총 6개월 휴학에서 난 3개월을 이미 다닌 시점에서 중도휴학을 결정했기에

3개월 좀 고민하다 답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 복학해서

학교 생활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지배적이었다.


꽃처럼 향기로운 사람이 되길, 응원합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내 업에 대한 고민'은 길어졌다.

그 본질적 고민을 하면 할 수록,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와 직결되어 있었고

휴학을 1년으로 연장하며 궁금한 세상에 대해 

서툴지만 내 두 발로 뛰어다니며 경험하고 느꼈고 배웠다.


그리고 찬찬히 채워나간 나만의 경험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나에 대해 계속하여 기록해나갔다.


향기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https://blog.naver.com/arim427/22188772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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