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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까 Mar 22. 2019

프롤로그

브런치 작가로서의 출사표

재작년 이맘때쯤 인형뽑기 열풍이 불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어제 내린 눈처럼 찾아보기 힘들지만 인형뽑기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불확실성에 대한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리라. 불확실성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도 하지만 때론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돈을 주고 인형을 구입하는 것보다 불확실성을 뚫고 어렵사리 인형을 손에 넣었을 때의 쾌감, 짜릿한 ‘손맛’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무나 쉽게 되진 않는다. 그냥 편하게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쓸 수도 있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만 글을 쓸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브런치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불확실성이 확실함으로 치환되는 순간, 불안은 고스란히 쾌감으로 다가온다. 브런치 작가가 되는 일, 확실히 매력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작가신청을 하면 브런치 작가가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작가소개와 활동계획을 별생각 없이 간략히 적었고, 첨부한 글 또한 브런치를 시작하기에 앞서 적은 프롤로그와 같은 글 한 편 뿐이었다. 그리고 ‘단 하루’만에 받아본 결과는, 당연히 탈락. 부랴부랴 인터넷에서 정보를 뒤져보니, 몇 번이고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지만 탈락의 쓴 맛을 봤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역시 뭐든 쉽게 얻어지는 건 없구나. 따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나 SNS가 없는 까닭에, 브런치에 올릴 글을 작성하며 ‘재수’를 준비했다. 그리고 몇 주 뒤, 작가소개와 활동계획을 미리 저장한 3개의 글과 묶어 다시 제출했다. 신청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작가소개

직업 : IT컨설턴트

주거지 : 일본 도쿄

글을 쓰고 싶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 현실과 생활을 쫓는 일에 몰두한 나머지 나 자신을 잊어버리는 대신에, 글을 쓰고 싶습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즐거움, 좋든 나쁘든 누군가의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특히, 일본으로 건너와 취업하고 전직하며 겪었던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될 수 있는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활동 계획

・주제 및 활동 계획

1. 일본 취업 및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

2. 1주일에 1편 이상 글 발행

3. 객관적 자료와 주관적 경험을 토대로 한 일본 생활에 대한 이야기 공유


・대략적인 목차

1. 일본 생활의 명암

2. 일본 취업을 위한 전략

3. 일본에서의 전직 과정과 성공 전략

4. 신졸과 제2신졸 그리고 경력직에 대하여

5. 나이, 학벌, 스펙이 일본 취업에 미치는 영향

대체로 일본 취업과 전직 그리고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 있다면 그에 대한 답변을 글로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다른 신청자들이 어떻게 써서 제출했는지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기에 그저 브런치 작가를 하고 싶다는 나의 진심과, 어떤 주제로 글을 써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담백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그리고 4일 정도 지나 결과 안내 메일을 받았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일, 인형뽑기에서 노리던 인형을 드디어 뽑은 것처럼 짜릿한 느낌이다. 글로써 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준 브런치 측에 감사드린다. 언젠가는 내 이름이 쓰인 책 한 권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목표를 갖고 신명나게 브런치 활동을 해나가고자 한다. 내가 가진 것을 돌아보고 나눌 것들의 조각을 맞춰보는 일, 그저 즐겁고 좋아서 하는 일,  즐거워서 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 브런치 작가 활동이 그러한 의미를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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