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는 힘으로 내일을 만나자
힘은 그냥 힘이에요.
힘 그 자체에는 타의(他意)가 없어요.
힘이라니까 솟고 뻗어나가는 것만 힘 같잖아요.
추락하는 것도 힘이에요.
추락하는 힘으로 다시 비상하잖아요.
사는 게 그래요.
좌절하고 또 좌절하고.
알고 보니 좌절하는 힘으로 사는 거였어요.
어제의 좌절 옆에 오늘의 좌절을 세우고
다시 좌절하는 힘으로 내일의 좌절을 만나는 거죠.
김환기가 세우고 또 세운 저 점들처럼요.
점 옆에 점을 세우고, 점 옆에 끊임없이 점을 세우면
끝내 캔버스를 채우잖아요.
그게 나였어요. 또 여러분이고요.
멋진 작품이죠.
우리가 오늘 읽고 쓰면서 나를 이해하는 이유는
좌절하는 힘으로 내일을 만나기 위해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