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14일째 아침, A의 표정이 달랐다.
지금까지의 여유로운 미소 대신, 계산하는 눈빛이었다. 위기 관리자의 표정이었다. A의 목소리가 위기 관리자의 어조였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투였다.
"저장고를 확인해 봤는데요..." A가 말을 시작했다.
그 말투에서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제 제기가 아니라 해결책 제시를 위한 서론이었다. 13일 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A의 위치가 이런 순간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고 있어요." A가 덧붙였다.
모든 사람이 A를 바라봤다. 자연스럽게 A가 말의 중심이 되었다. 누군가는 대답해야 했고, 그 누군가는 당연히 A였다.
아직은 독재적 명령이 아니었다. 상황 보고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보고 자체가 A의 권위를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다들 평소보다 많이 드시는 것 같아요." A의 분석이었다.
정확한 관찰이었다. 실제로 모든 사람의 식사량이 늘어났다. 불안할 때 사람들은 더 많이 먹는다. 위로를 음식에서 찾으려 하고, 통제감을 되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 분석을 A가 한다는 것이 중요했다. 리더는 문제를 먼저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일주일 못 갈 것 같아요." A가 계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언제 계산했을까? 혼자서?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그 계산 과정에 다른 사람들이 참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결과를 발표하는 사람이 A라는 것이 중요했다.
"정말요?" B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B의 반응은 단순한 놀라움이 아니었다. A의 판단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걱정이었다. A가 말하니까 맞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네. 하루 평균 소비량을 계산해 봤는데요..." A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수치는 권위의 도구였다. 정확해 보이고, 과학적으로 보이며, 반박하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그 수치를 누가 계산했고,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D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D의 질문은 A에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A가 제시하기를 기대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A의 위치가 확고해졌다. 문제 제기자에서 해결책 제시자로, 정보 제공자에서 의사결정권자로의 자연스러운 이행이었다.
"배급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A가 제안했다.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잡았다.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권력의 공백이 자동으로 채워지는 순간이었다.
그 제안은 명령이 아니었다. 하지만 명령과 제안 사이의 경계는 모호했다. 위기 상황에서 제안은 곧 필요성이고, 필요성은 곧 당위성이었다.
"배급이요?" E가 되물었다.
E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당황이 섞여 있었다. 배급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통제의 느낌이 불편했던 것 같았다.
"정해진 양만큼만 먹는 거죠. 계획적으로." A가 설명했다.
'배급'을 '계획적 식사'로 순화해서 표현했다. 언어의 마법이었다. 같은 내용이지만 듣는 느낌이 달랐다. 통제가 아니라 관리처럼 들렸다.
"그게 좋을 것 같아요." B가 즉시 동조했다.
B의 반응은 빨랐다. 거의 반사적이었다. A의 제안을 들은 즉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 신속함이 오히려 어색했다.
"누가 배분을 담당할까요?" A가 물었다.
형식적인 질문이었다. 이미 모두가 A가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민주적 절차를 거치는 척했지만,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그 질문 자체가 A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의식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A의 역할을 승인받는 과정이었다.
"A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B가 즉시 나섰다.
B의 모든 발언이 A의 승인을 구하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말하기 전에 A의 표정을 먼저 살폈다. 의사결정 의존성이 심화되고 있었다.
"저도 동의해요." D가 조용히 동조했다.
D의 목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그 작은 목소리조차 A의 권위를 인정하는 발언이었다. 소극적 동의도 동의였다.
"공정하게만 해주세요." E가 말했다.
E의 발언에는 미묘한 경계심이 섞여 있었다. '공정하게'라는 조건을 단 것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A가 배분을 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발언이었다.
C만이 침묵했다. 하지만 그 침묵도 반대가 아닌 체념이었다. 12일째 토스트 사건 이후로 더 이상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되었다.
C의 침묵은 가장 웅변적이었다. 동의하지 않지만 반대하지도 않는다. 참여하지 않지만 이탈하지도 않는다. 소극적 저항의 형태였다.
홉스의 리바이어던 이론이 현실화되고 있었다. 자연 상태에서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의 적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절대 권력이 필요하다는 논리. A가 우리의 리바이어던이 되어가고 있었다.
A가 실제로 배분을 시작했다.
통조림을 하나씩 세는 A의 손가락이 조심스러웠다. 마치 귀중한 것을 다루는 것처럼. 실제로 귀중해졌다. 무제한이었던 것이 유한해지는 순간이었다.
"하루에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A가 각자 앞에 음식을 놓았다.
양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눈으로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하지만 아무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A가 계산한 것이니까 적절할 것이라고 믿었다.
아니면 불만을 표시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위기 상황에서 불평은 이기주의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B가 먼저 말했다.
감사? 자신의 몫을 받으면서 감사하다고? 그 말에는 A의 호의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었다. 마치 A가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것처럼.
"네, 감사해요." D도 따라 했다.
감사 인사가 전염되었다. 각자 자신의 몫을 받으면서 A에게 감사를 표했다. 권리가 은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E는 감사 인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만을 표시하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자신의 몫을 받았다.
C는 마지막에 받았다. A가 C에게 주는 순간, 잠시 눈이 마주쳤다. C가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의 역학 관계가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부족하면 말씀하세요." A가 덧붙였다.
친절한 배려처럼 들렸다. 하지만 그 말은 A가 더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A가 배분의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친절한 제안은 사실상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부족하다고 말하는 순간 욕심쟁이가 되는 것이었다.
그날 점심, 그녀가 먼저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여자라서 덜 먹어도 돼요."
성별 고정관념을 통한 자기희생의 정당화였다. 사회적 압력의 내재화된 형태였다. 수천 년간 축적된 문화적 압력이 위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아팠다. 그녀가 그런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그리고 나는 그것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에요." 내가 말했다. "공평하게 나눠야죠."
하지만 내 목소리에는 확신이 부족했다. 어떻게 공평하게 나눈다는 것인가? 절대적 평등인가, 아니면 각자의 필요에 따른 차등인가?
"공평하게." A가 동의했다.
하지만 그 '공평'의 의미가 모호했다. A의 동의는 표면적이었다. 실제로는 그녀의 희생을 묵인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부터 그녀의 몫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자진해서 줄인다고 했지만, 분위기가 그녀를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원래 적게 먹는 편이에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이 가장 슬펐다. 진짜 웃음이 아니라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웃음이었다. 자신의 희생을 가볍게 포장하려는 웃음이었다.
실제로는 그녀가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식을 먹는 속도가 평소보다 느렸다. 더 오래 맛보려는 것처럼. 아껴 먹으려는 것처럼.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녀의 희생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였다. 죄책감과 편의성 사이의 묘한 균형이었다.
그날부터 우리의 좌석 배치가 완전히 바뀌었다.
A가 중앙에, B가 A의 오른편에, 나머지는 그 주위에 반원을 그리며 앉았다. 물리적 공간이 사회적 위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그 변화는 누가 지시한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강력한 권력의 형태였다.
A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거리도 의미를 가졌다. B는 A에게 가장 가까이 앉았고, 나와 그녀는 가장 멀리 있었다. 거리 자체가 권력관계를 보여주는 지표였다.
푸코의 판옵티콘 이론이 소규모로 재현되고 있었다. 중앙의 관찰자(A)가 주변의 피관찰자들을 감시하는 구조. 권력이 공간을 통해 행사되고 있었다.
누군가 자리를 바꾸려 할 때의 미묘한 반응들도 흥미로웠다.
C가 B 옆으로 이동하려 했을 때, B가 "여기 좁아요"라며 자연스럽게 거부했다. 위계질서의 수호 본능이었다.
C는 그 거부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더 이상 자리를 옮기려 하지 않았다. 한 번의 거부가 영구적인 포기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A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B가 A의 의중을 알아서 대변해 주었다.
식사 시간에도 그 배치는 유지되었다. A가 먼저 받고, B가 그다음, 나머지는 순서대로. 그 순서가 곧 서열이었다.
B는 A의 결정을 적극 지지했다.
"A가 공정하게 해 주니까 좋네요." B의 감정이 A를 향해 완전히 기울어졌다. 감정적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B가 A를 바라보는 시간이 하루 종일 늘어났다. A의 표정을 살피고, A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려 애썼다. 전체 깨어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A를 관찰하는 데 사용했다.
"A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B가 모든 문제에 대해 A의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사소한 것까지도. 청소 순서, 잠자리 정리, 심지어 화장실 사용 순서까지. B는 자신의 판단력을 완전히 A에게 위임했다.
A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A는 B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권력자가 추종자의 사랑을 즐기는 표정이었다.
그 미소 속에는 만족감과 우월감이 섞여 있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그토록 신뢰하고 의존한다는 것에 대한 쾌감이었다.
"B는 정말 착한 것 같아요." A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B를 칭찬했다.
그 칭찬은 B에게는 최고의 보상이었다. B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이가 어른에게 칭찬받은 것처럼.
동시에 그 칭찬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메시지였다. A의 기준에 맞는 행동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C가 그 광경을 지켜보는 표정이 복잡했다. 부러움과 경멸이 동시에 섞여 있었다. B를 부러워하면서도 경멸했다.
C와 D는 조용히 따랐다.
별다른 반발 없이 따랐지만, 내면의 변화는 뚜렷했다. C의 손톱 뜯기가 더 심해졌고, D는 점점 투명해져 갔다.
C는 더 이상 대놓고 불만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끝에서 피가 묻어나도록 손톱을 물어뜯었다.
12일째 토스트 사건의 후유증이었다. 한 번의 반항이 가져온 결과를 체험한 후, C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손톱 주변의 상처가 점점 심해져 갔다. 처음에는 미세한 발적이었지만, 이제는 실제 작은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피가 마르면서 갈색 딱지가 앉았고, 그것을 또 뜯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아파요?" 그녀가 C에게 물었다.
C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상처는 계속 덧나고 있었고, C는 그것을 멈출 수 없는 것 같았다. 억압된 분노가 자기 몸을 향한 공격으로 전환되는 과정이었다.
D는 누구보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청소기를 잡았다. 스스로를 그림자처럼 존재하게 만들었다.
존재감 지우기의 완성이었다. 보이지 않음으로써 안전하려는 생존 전략이었다.
D의 발언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네", "죄송해요", "제가 할게요" - 이 세 마디가 거의 전부였다. 복잡한 문장을 피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았다.
"D는 정말 도움이 많이 돼요." A가 D를 칭찬했다.
하지만 그 칭찬에는 온도가 없었다. B에게 하는 칭찬과는 다른 종류였다. 기능적 인정에 불과했다. 도구에 대한 만족이었다.
D는 그 차이를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무반응이 D의 전략이었다.
E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
웃음이 거의 사라졌다. 억지로 미소 짓는 것조차 포기한 것 같았다. 감정 노동의 완전한 소진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E는 분위기를 띄우려 애썼다. 농담을 하고, 웃음을 유도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조용해요?" E가 물었다.
하지만 그 질문에도 이전의 밝음은 없었다. 절망적인 시도였다. 마지막 남은 역할에 매달리려는 몸부림이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E의 질문이 공허하게 울렸다. 그 순간 E의 눈에서 뭔가 꺼져갔다. 희망이었을까, 아니면 마지막 남은 연기력이었을까.
E가 조용히 구석으로 물러났다. 더 이상 분위기를 띄우려 애쓰지 않았다. 역할에서 해방되는 순간이었지만, 동시에 존재 이유를 잃는 순간이기도 했다.
"E. 괜찮아요?" 그녀가 E에게 다가갔다.
"괜찮아요. 그냥... 좀 피곤해서요." E가 대답했다.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E의 목소리에는 깊은 상실감이 스며있었다. 자신의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A가 E에게 말했다.
그 말은 배려처럼 들렸다. 하지만 동시에 해임 통지서 같기도 했다. E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암시였다.
E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항하지 않았다. 아니, 저항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보고 있었다. 보고만 있었다.
사랑한다면 행동해야 하는데, 나는 관찰만 했다. 관찰자의 특권과 의무 사이의 갈등이었다.
스스로에게 하는 변명들이 점점 정교해졌다. "질서가 있어야 효율적이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임시적인 조치일 뿐이다" "관찰자는 개입하지 않는다" "더 나은 대안이 없다"
하지만 그 변명들 뒤에 숨은 진실은 단순했다. 갈등을 피하고 싶었다. 책임지기 싫었다. 현재가 편했다. 용기가 없었다.
그녀의 일기를 몰래 본 적이 있었다.
"배가 고프다. 하지만 더 고픈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보다 많이 먹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왜 이렇게 화가 날까?"
마지막 문장에 밑줄이 세 번 그어져 있었다. 분노의 강도를 보여주는 물리적 증거였다.
그 일기를 보는 순간 가슴이 아팠다. 그녀가 자신의 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나는 그 화의 이유를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날 저녁, 그녀가 내게 말했다.
"조금 걱정돼요. 이런 식으로 가면... 사람들이 너무 달라질 것 같아서요."
그녀의 펜이 입술을 네 번 쳤다. 톡톡톡톡. 불안의 리듬이 더욱 빨라졌다. 평소의 세 번에서 네 번으로 늘어났다.
"달라지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내가 말했다.
하지만 내 목소리에도 확신이 없었다. 이런 변화가 정말 괜찮은 건지 나도 확신할 수 없었다.
"이건 달라지는 게 아니라 망가지는 거예요."
그녀의 단호한 대답이었다. 학자적 분석력이 감정적 직관과 만나는 순간이었다.
"어떤 면에서요?"
"모든 면에서요. A는 점점 더 권위적이 되고 있고, B는 완전히 의존적이 되고 있어요. C는 자해하고 있고, D는 사라지고 있고, E는 무너지고 있어요."
정확한 분석이었다. 나도 똑같이 보고 있었지만, 그녀가 말로 정리해 주니 더욱 명확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가 말을 멈췄다.
"우리는 뭘 하고 있죠?" 내가 물었다.
"아무것도. 그게 가장 나쁜 것 같아요."
그 말이 가장 아팠다. 관찰자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방관에 대한 정확한 지적이었다.
"잠시뿐일 거예요." 내가 위로했다. "구조되면 다시 예전처럼."
그녀의 손을 잡았다. 여전히 차가웠고 떨리고 있었다. 체온이 평소보다 낮았다. 만성적 스트레스 반응의 생리적 지표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지켜드릴게요."
그 약속은 공허했다. 지켜드린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면서 한 말이었다.
그녀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 속에 체념이 섞여있었다. 내가 지켜주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언어와 행동의 괴리에 대한 상호 인식이었다.
그녀의 미소는 길지 않았다. 곧 고개를 숙이고 펜 끝으로 종이에 아무 의미 없는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선은 곡선을 그리다 삐끗하며 끊겼고, 다시 이어졌다.
끊어진 선과 이어진 선이 그녀의 불안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연결되고 싶지만 끊어지고, 이어지려 하지만 또 끊어지는.
나는 그 단순한 낙서조차도 기록하고 싶었지만,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하지 않은 것은 곧 방관이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의 풍경이 바뀌었다.
A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형광등에서 가장 멀고, 바람이 직접 오지 않는 곳이었다.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일처럼 받아들여졌다.
B가 A 옆에 자리를 잡았다. 가장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A와 가까운 곳이었다. B에게는 A와의 거리가 물리적 편의보다 중요했다.
나머지는 점점 구석으로 밀려났다. 물리적 공간의 계급화가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명시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암묵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통제의 형태였다.
C는 벽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차가운 벽에 등을 대고 웅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초라했지만, C는 불평하지 않았다.
D는 가장 구석진 곳에서 몸을 작게 만들고 잠들었다. 존재감을 지우려는 노력은 수면 중에도 계속되었다.
E는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할지 몰라 헤매다가 결국 입구 근처에 누웠다. 가장 시끄럽고 불편한 곳이었다.
그녀는 벽 가까운 곳에서 잠들었다. 차가운 바닥, 형광등 불빛이 직접 비추는 곳. 잠들기 전에 나를 한 번 바라봤다.
원망이 아닌 체념의 시선이었다. 그 시선이 나를 가장 아프게 했다. 분노라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체념은 절망의 완성이었다.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첫 번째 공개적 갈등이 터질 것인가? 아니면 모든 사람이 순순히 새로운 질서에 적응할 것인가?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었다. 14일 만에 이렇게 바뀌었다면, 앞으로는 더 빠를 것이었다. 변화의 관성이 생겼다.
A의 권위는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행사했던 권력이 이제는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왔다. 권력의 내재화였다.
B의 의존은 점점 절대적이 되었다. 자신의 판단력을 완전히 포기한 채, A의 모든 결정을 신뢰했다. 주체성의 완전한 포기였다.
C의 상처는 점점 깊어졌다. 물리적 상처와 정신적 상처가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이었다.
D의 투명화는 점점 완성되어 갔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E의 정체성은 완전히 무너졌다. 역할을 잃은 배우처럼, 무대에서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점점 작아져갔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그리고 나는 여전히 관찰만 하고 있었다. 기록하고, 분석하고, 합리화하면서.
내일은 어떻게 될까? 15일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식량이 더 부족해질 것이다. 배급량이 더 줄어들 것이다.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관찰만 할 것이었다.
14화 완
A가 아침 점호를 시작한다.
"모두 모이세요." 명령조였다.
완전한 변화와 일상의 붕괴가 시작된다.
E의 기침과 함께 첫 번째 징조가 나타난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가면이 벗겨진다.
"이제 진짜 얼굴들만 남았다."
15일째, 비가역적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
두 가지 독서 경험
이 작품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독서 경험을 제공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자체에 깊이 몰입하는 것입니다. 복잡한 사건과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하며, 그들이 겪는 희망과 절망의 서사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이 경험은 몰입감 있는 서사를 순수하게 즐기는 것입니다.
두 번째: 작가가 설정한 모든 디테일을 철학적, 과학적 관점으로 '다층적이고 메타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노트의 무게부터 사소한 행동까지,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며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지적 모험입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온전히 독자님의 자유입니다. 가이드는 두 번째 경험을 위한 선택 사항일 뿐입니다.
'다층적 해석'의 철학
'다층적 해석도 독자의 권리'*입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될 때 작품의 생명력은 더욱 풍부해집니다.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일상의 모든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귀환하지 않는 자들』*이 독자님의 세계관을 넓히는 '사유의 도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14화는 A의 배급 제도 도입을 통해 자연 발생적 권력이 제도적 권력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이론이 소규모 집단에서 현실화되며, 생존 자원에 대한 통제가 절대적 권력의 기반이 되는 순간을 미시적으로 관찰합니다.
13화가 페르소나 붕괴와 관찰자 동맹의 형성이었다면, 14화는 위기를 통한 권력의 완전한 제도화와 위계질서의 공고화입니다. 베버의 카리스마적 권위가 합법적 권위로 전환되는 결정적 전환점입니다.
"지금까지의 여유로운 미소 대신, 계산하는 눈빛이었다. 위기 관리자의 표정이었다"
14화 도입부의 A의 변화는 단순한 표정 변화가 아닙니다:
심리적 전환:
여유로운 미소 → 계산하는 눈빛: 감정에서 이성으로
자연스러운 리더 → 위기 관리자: 역할의 의식화
상황 대응 → 상황 주도: 반응에서 주도권으로
언어학적 권력 장치:
"저장고를 확인해 봤는데요": 이미 행동한 기정사실 제시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고 있어요": 문제 정의권 독점
"스트레스 때문에 다들 평소보다 많이 드시는 것 같아요": 원인 분석권 행사
"언제 계산했을까? 혼자서?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그 계산 과정에 다른 사람들이 참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 12화 가이드 참조: 30g 차이의 미묘한 측정
수치의 권력학:
독점적 계산: 계산 과정의 비공개성
과학적 권위: 숫자가 주는 객관성의 착각
반박 불가능성: 구체적 근거 없이는 이의제기 어려움
결과 중심: 과정보다 결론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
D의 질문은 A에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A가 제시하기를 기대하는 것이었다
→ 13화 가이드 참조: D의 과도한 자기 비하와 의존성 이는 학습된 무기력의 집단적 발현입니다. 마틴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력감 이론이 개인을 넘어 집단 차원에서 작동하는 순간입니다.
"'배급'을 '계획적 식사'로 순화해서 표현했다. 언어의 마법이었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나오는 뉴스피크의 소규모 버전입니다:
배급 → 계획적 식사: 통제를 관리로 포장
제한 → 계획: 억압을 합리성으로 포장
복종 → 협력: 굴복을 참여로 포장
언어 조작의 심리적 효과:
인지 부조화 완화: 불쾌한 현실을 부드럽게 인식
저항 의지 약화: 반발할 명분 제거
자발적 수용: 강제가 아닌 선택으로 느끼게 함
"누가 배분을 담당할까요?" A가 물었다. 형식적인 질문이었다
→ 12화 가이드 참조: "간단하게 토스트로 하죠"의 권력 언어학
민주적 절차의 권위주의적 활용:
선택의 착각: 이미 정해진 결론에 대한 승인 요구
참여의 연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다는 착각 제공
책임 분산: 개인 결정이 아닌 집단 결정으로 포장
"'감사합니다.' B가 먼저 말했다. 감사? 자신의 몫을 받으면서 감사하다고?"
이는 권리 의식의 은혜 의식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결정적 순간입니다:
개념적 전환:
권리 → 은혜: 당연한 것이 고마운 것으로
분배 → 하사: 나누는 것이 내려주는 것으로
참여자 → 수혜자: 주체에서 객체로
사회심리학적 분석:
B의 즉시 감사: 권력자에 대한 과도한 감사 표현
감사의 전염: 사회적 압력을 통한 태도 확산
C의 마지막 수취: 서열화된 분배 순서의 공식화
"친절한 배려처럼 들렸다. 하지만 그 말은 A가 더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베니그노 권력(Benign Power)*의 전형적 사례입니다:
표면적 친절: 배려하는 리더의 이미지 구축
실질적 통제: 추가 분배 결정권의 독점적 소유
심리적 압박: 요구하기 어려운 분위기 조성
도덕적 부담: 불만 표출을 이기주의로 만드는 장치
"성별 고정관념을 통한 자기희생의 정당화였다. 사회적 압력의 내재화된 형태였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 분석한 여성의 타자화 과정이 극한 상황에서 가속화됩니다:
젠더 역할의 극단적 발현:
생물학적 결정론: "여자라서 덜 먹어도 돼요"
자기희생 이데올로기: 타인을 위한 희생을 미덕으로 내재화
사회적 승인: 희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집단 분위기
연구자(그녀)의 내적 갈등:
"원래 적게 먹는 편이에요": 희생을 개인적 특성으로 포장
일기 속 분노: "왜 이렇게 화가 날까?" (밑줄 세 번)
자기모순: 분노하면서도 그 분노를 이해하지 못함
"그 일기를 보는 순간 가슴이 아팠다. 그녀가 자신의 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 13화 가이드 참조: 관찰자의 정치화와 무행동의 딜레마 관찰자는 앎과 행동의 분리를 경험합니다:
인식의 명확성: 상황의 부당함을 정확히 인지
행동의 부재: 알면서도 개입하지 않는 모순
합리화의 정교함: 방관을 정당화하는 논리 구축
"A가 중앙에, B가 A의 오른편에, 나머지는 그 주위에 반원을 그리며 앉았다"
→ 12화 가이드 참조: 동심원 구조의 자연 형성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서 분석한 판옵티콘 구조가 소규모로 재현됩니다:
공간 권력학:
중앙의 A: 모든 것을 관찰하고 통제하는 위치
A의 오른편 B: 권력에 가장 가까운 특권적 위치
주변의 나머지: 관찰당하는 피지배층의 배치
가장자리의 관찰자들: 권력 구조 밖의 소외된 위치
"C가 B 옆으로 이동하려 했을 때, B가 '여기 좁아요'라며 자연스럽게 거부했다"
이는 위계질서의 수호 본능을 보여줍니다:
무의식적 차단: B의 자동적 거부 반응
공간적 계급: 물리적 위치 = 사회적 지위
즉각적 포기: C의 신속한 수용과 재도전 포기
A의 무개입: 직접 개입 불필요한 구조적 통제
"B가 A를 바라보는 시간이 하루 종일 늘어났다. 전체 깨어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A를 관찰하는 데 사용했다"
존 볼비의 애착 이론이 성인 관계에서 병리적으로 발현되는 사례입니다:
의존성 지표들:
시각적 추적: A의 모든 행동 관찰
표정 읽기: A의 감정 상태 파악 시도
선제적 동조: A의 의도 예측과 미리 맞추기
자기 검열: A가 싫어할 만한 행동 스스로 제한
"사소한 것까지도. 청소 순서, 잠자리 정리, 심지어 화장실 사용 순서까지"
이는 자율성의 완전한 포기를 의미합니다:
판단력 위임: 모든 결정을 A에게 의존
자기 신뢰 상실: 개인적 판단에 대한 확신 부족
과잉 의존: 필요 이상의 승인 요구
정체성 흡수: A의 연장선상에서만 존재
"그 미소 속에는 만족감과 우월감이 섞여 있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그토록 신뢰하고 의존한다는 것에 대한 쾌감이었다"
A는 나르시시즘적 공급(Narcissistic Supply)*을 B에게서 얻고 있습니다:
통제의 쾌감: 타인을 완전히 지배하는 만족
우월감 확인: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지속적 확인
도구적 칭찬: "'B는 정말 착한 것 같아요' - 다른 사람들 앞에서의 전시"
"손끝에서 피가 묻어나도록 손톱을 물어뜯었다. 처음에는 미세한 발적이었지만, 이제는 실제 작은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 13화 가이드 참조: 자해 확산의 가속화 (1개→4개 손가락)
자해의 심화 단계:
13화: 네 번째 손가락까지 확산
14화: "피가 묻어나도록", "실제 작은 상처", "갈색 딱지"
악순환: "그것을 또 뜯어내는 악순환이 반복"
안전 안내: 자해는 일시적 완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아닙니다. 전문가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해의 심리적 기능 (14화에서 구체화):
억압된 분노의 전환: "자기 몸을 향한 공격으로 전환"
통제감 회복: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몸에 대한 통제 시도
고통의 가시화: 내적 고통을 외적으로 표현하는 수단
"존재감 지우기의 완성이었다. 보이지 않음으로써 안전하려는 생존 전략이었다"
D의 언어적 축소:
"네", "죄송해요", "제가 할게요": 전체 발언의 90% 이상
복잡한 문장 회피: 자신의 의견 표현 완전 포기
선제적 행동: "누구보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청소기를 잡았다"
A의 차별적 칭찬:
B에게: 감정적 온도가 있는 칭찬 ("정말 착한 것 같아요")
D에게: 기능적 인정 ("정말 도움이 많이 돼요") → "도구에 대한 만족"
"웃음이 거의 사라졌다. 억지로 미소 짓는 것조차 포기한 것 같았다"
→ 13화 가이드 참조: 페르소나 붕괴와 그림자 등장
E의 변화 궤적:
13화: 웃음의 질 변화, 한숨의 등장
14화: 웃음의 완전한 소실, 역할 포기
"왜 이렇게 조용해요?"의 절망성:
절망적 시도: "마지막 남은 역할에 매달리려는 몸부림"
공허한 울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희망의 소멸: "그 순간 E의 눈에서 뭔가 꺼져갔다"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A가 E에게 말했다. 그 말은 배려처럼 들렸다. 하지만 동시에 해임 통지서 같기도 했다"
이는 역할의 사회적 배치에서 불필요한 기능의 제거 과정입니다:
기능적 해고: E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이 더 이상 불필요
온정주의적 포장: 해고를 배려로 포장하는 언어적 기교
저항 불가: E의 "저항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질서가 있어야 효율적이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임시적인 조치일 뿐이다' '관찰자는 개입하지 않는다' '더 나은 대안이 없다'"
관찰자의 인지 부조화 해결 전략:
기능적 정당화: 효율성 논리
불가피성 논리: 대안 부재 주장
임시성 착각: 영구적 변화를 일시적으로 인식
역할 방어: 관찰자 중립성 원칙 고수
"스스로에게 하는 변명들이 점점 정교해졌다"
→ 13화 가이드 참조: "당신만은... 변하지 마세요"의 약속 관찰자는 감정과 행동의 괴리를 경험합니다:
사랑의 자각: 그녀에 대한 감정적 애착 인정
행동의 부재: 감정에 상응하는 행동 불이행
변명의 정교화: 부조화 해결을 위한 합리화 증가
"A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형광등에서 가장 멀고, 바람이 직접 오지 않는 곳이었다"
수면 공간의 위계화:
A: 최적의 위치 (조명, 온도, 소음 조건 최상)
B: A와의 근접성을 물리적 편안함보다 우선
C: 차가운 벽 근처에서 웅크림
D: 가장 구석진 곳에서 몸을 작게 함
E: 입구 근처의 가장 불편한 위치
그녀: 차가운 바닥, 형광등 직사광선
수면 중에도 나타나는 각자의 본질:
A: "고요한 안면에는 만족감이 어려있었다"
B: "A 방향을 보며 잠들었다"
C: "손은 이불속에서도 손톱 주변을 만지고 있었다"
D: "구석진 자리에서 몸을 작게 만들고"
이는 권력관계의 신체적 내재화를 보여줍니다. 의식적 통제가 불가능한 수면 중에도 사회적 위치가 물리적으로 표현됩니다.
"홉스의 리바이어던 이론이 현실화되고 있었다. 자연 상태에서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의 적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절대 권력이 필요하다는 논리"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이 6명의 집단에서 구현:
자연 상태: 식량 부족이라는 생존 위기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제로섬 게임 상황 도래
사회 계약: 배급제 도입을 통한 질서 확립
절대 주권: A의 배분권 독점에 대한 집단적 승인
배급제 도입 과정에서 나타난 자발적 권력 승인:
B의 즉시 동조: "그게 좋을 것 같아요"
D의 소극적 동의: "저도 동의해요"
E의 조건부 승인: "공정하게만 해주세요"
C의 침묵: 체념을 통한 소극적 승인
에티엔 드 라 보에티의 『자발적 복종』 이론이 현실화되는 순간입니다.
회사 구조조정: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갈망
팀 프로젝트: 데드라인 압박 시 민주적 의사결정에서 권위적 결정으로
학교 집단과제: 평가 압박 상황에서 자연 발생하는 위계
코로나19 마스크/백신 배급: 한정된 자원의 배분권과 권력
재해 상황 구호물품: 배급 과정에서 나타나는 위계와 특혜
군대 급식/물자: 제도화된 배급 시스템과 계급 구조
가정 내 식사: "아빠/아들이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성역할 고정관념
직장 내 자기희생: 여성의 "배려"라는 이름의 강요된 양보
재난 상황: 여성과 아이 먼저 구하기 vs 실제 생존 확률
A: 기능적 필요성은 있지만 과정의 민주성이 부족합니다.
정당한 자원 관리의 조건:
투명한 계산: 배급량 산정 과정 공개
합의 과정: 충분한 토론과 대안 검토
순환 책임: 배분 담당자의 주기적 교체
견제 장치: 불공정 배분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
평등 원칙: 성별, 지위와 무관한 균등 배분
A: 구조적 개입과 의식적 연대가 필요했습니다.
대안적 접근:
명시적 평등 원칙: "모든 사람이 동일한 양을 받는다" 규칙 선언
젠더 고정관념 지적: "여자라서"라는 논리의 부당성 직접 제기
연대적 거부: 다른 사람들도 그녀의 희생을 거부하는 분위기 조성
대안적 기준: 체중, 활동량 등 과학적 기준 제시
A: 극한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윤리적 개입 의무가 있습니다.
관찰자 윤리의 딜레마:
중립성 원칙: 연구의 객관성 유지 필요
인간적 의무: 부당함을 목격했을 때의 개입 책임
실용적 한계: 개입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
기록의 가치: 상황을 정확히 기록하는 것 자체의 의미
최소한의 윤리적 행동:
사실 지적: 불공정한 배분에 대한 객관적 지적
대안 제시: 더 공정한 방법에 대한 건설적 제안
약자 보호: 직접적 위험에 처한 구성원에 대한 개입
A: 권력의 제도화가 시작되면 되돌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권력 고착화의 단계:
13화: 자연 발생적 권력과 역할 균열
14화: 위기를 통한 권력의 제도화
15화 예상: 제도화된 권력의 일상화와 저항 불가능성
되돌리기 위한 조건:
외부 개입: 구조나 중재자의 등장
연합 형성: 피지배층의 조직적 저항
A의 실책: 권력 남용으로 인한 정당성 상실
투명한 의사결정: 중요한 결정의 과정과 근거 공개
권력 분산: 특정인에게 모든 권한 집중 방지
정기적 재검토: 임시 조치의 지속성에 대한 주기적 평가
견제 장치: 권력 남용 방지를 위한 상호 감시 체계
과학적 기준: 성별, 지위가 아닌 객관적 기준으로 배분
투명한 계산: 자원 현황과 배분 기준의 완전 공개
합의 과정: 충분한 토론을 통한 집단적 의사결정
약자 보호: 자발적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문화
평등 의식: "여자라서", "남자라서"라는 고정관념 거부
개인차 인정: 성별이 아닌 개인별 특성과 필요 고려
희생 거부: 특정 성별의 일방적 희생을 당연시하지 않기
구조적 접근: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 문제로 인식
한국상담심리학회: 02-3272-1328
대한상담학회: 02-529-8274
서울시정신건강증진센터: 02-3444-9934
자해 행동, 과도한 의존, 권력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자해 행동은 즉각적인 전문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14화는 권력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정당화되는지를 보여줍니다. A의 리더십은 강요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승인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의 심각한 훼손입니다.
현대인에게 던지는 질문:
위기 상황에서 자유를 포기하고 안전을 택하는 것이 정당한가?
효율성을 위해 평등을 희생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자발적 복종과 강요된 복종의 경계는 어디인가?
관찰자로서 부당함을 목격했을 때 개입해야 하는가?
14화의 핵심 통찰: "가장 위험한 권력은 폭력이 아니라 동의를 통해 확립되는 권력이다"
A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발적으로 A의 권력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발성 이면에는 두려움, 의존, 체념, 무관심이 숨어있었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권력을 거부할 용기에서 시작된다"*가 14화가 제시하는 정치적 과제입니다.
14화는 홉스의 비관적 인간관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자연 상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식량 부족 상황)
사회 계약: 안전을 위한 자유의 양도 (배급제 승인)
절대 권력: 질서 유지를 위한 강력한 권위 (A의 독점적 지위)
반면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제시한 일반의지는 실현되지 않습니다:
참된 합의: 충분한 토론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결정
공동선: 개인의 이익을 넘어선 집단 전체의 복리
주권 회수: 필요시 권력을 되찾을 수 있는 장치
관찰자의 방관은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분석한 "악의 평범성"*을 구현합니다:
사유의 부재: 상황의 도덕적 차원에 대한 진지한 고민 회피
책임 회피: "관찰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규칙으로 도피
점진적 수용: 작은 부당함을 받아들이며 큰 부당함에 무감각해짐
14화는 1-13화에서 축적된 권력관계가 제도로 고착화되는 순간입니다:
권력 형성의 지질학적 단계:
기반암 (1-4화): 자연 발생적 리더십과 역할 분담
침전층 (5-8화): 일상의 루틴화와 권위 습관화
압축층 (9-12화): 갈등과 위기를 통한 권력 강화
결정층 (13화): 내재적 저항과 페르소나 붕괴
제도층 (14화): 위기를 통한 권력의 완전한 제도화
배급제 도입은 단순한 자원 관리가 아닙니다:
권력의 물질화: 추상적 권위가 구체적 통제력으로 전환
의존성 창출: 생존 자체를 권력자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구조
일상의 규율화: 매일 반복되는 권력관계 재확인 의식
저항 무력화: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반발 불가능
"모두 모이세요." 명령조였다
14화에서 확립된 A의 권력이 15화에서 완전한 군사적 위계로 발전할 예정:
점호 제도: 일상의 군사화, 개인 자유의 완전한 제거
명령조: 더 이상 제안이나 요청이 아닌 명령어 사용
집합 의무: 개인의 선택권 박탈, 강제적 참여
"E의 기침과 함께 첫 번째 징조가 나타난다"
14화에서 정체성이 완전히 무너진 E가 15화에서 신체적 붕괴까지 경험:
심리신체 증상: 정신적 스트레스의 신체적 발현
면역력 저하: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
집단에 대한 경고: 개인의 붕괴가 전체에게 주는 위험 신호
"이제 진짜 얼굴들만 남았다"
15화에서는 모든 사회적 가면의 완전한 제거가 예상됩니다:
A: 자비로운 리더에서 독재자로
B: 협력자에서 추종자로
C: 순응자에서 저항자로의 전환 가능성
D: 투명인간에서 완전한 소거로
E: 기능인에서 짐으로
관찰자들: 중립자에서 생존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