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장 / 모네상스
이 책의 부제를 보면 고전에 대한 정의를 읽을 수 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은 책’이 바로 그 문구다. 개인적으로도 수없이 많은 고전 목록을 접했지만 실제로 읽은 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고전에 대한 열망은 강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고전읽기다. 이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도 기대는 크지 않았다. 간단히 고전에 대해 정리해 놓은 책들을 읽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전 결박을 풀다 2>도 그런 아류작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한두 쪽 넘기다 보니 이 전에 접했던 책들과는 다소 색다른 멋이 있었다. 책장을 넘기는 것이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집중해서 읽다보니 두 시간 정도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이 두 번째 이유다. 그만큼 몰입할 수 있었고, 분량에도 적정성을 기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30편의 고전을 축약해서 소개한 이유 때문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림과 사진, 일러스트를 보는 즐거움 또한 남달랐기 때문이다. 세련된 일러스트와 사진, 삽화들은 마치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영상매체를 접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고전의 줄거리를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았고, 작품의 배경과 작가의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기가 편했다. ‘작품 속 명문장’ 속에서 작품의 주제가 되는 핵심 문장을 직접 읽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비록 수박 겉핥기식이기는 했지만 직접 책 한 권을 읽고 축약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고전 결박을 풀다 2>는 두 권의 시리즈로 된 책 중 한 권이다. 순서로 따진다면 1권을 먼저 읽어야 했겠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전편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알찬 구성으로 엮어진 책임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2부로 나뉜다. 문학과 사상·교양이 그 부분이다. 고전 목록에서 흔히 보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전혀 생소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이반 투르게네프의 <무무>,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크누트 함순의 <굶주림>, 마르틴 루터의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그런 작품들이다.
고전은 인간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 사상들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그런 책들을 보며 인생을 다시 되돌아보고, 현실적인 고뇌와 아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도 고전이 주는 유익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는 무수한 고전들이 있다. 하지만 정작 곱씹고 음미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죽을 때까지 읽는다고 하더라도 과연 몇 권이나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니 고전읽기를 유예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이 책에서 소개된 고전 중 몇 권이 책장에 꽂혀있을까 찾아봤다. 다행히 몇 권의 책이 나왔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나쓰메 소세끼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이 그 책들이다. 우선 이 책들이라도 먼저 읽어야겠다. 이렇게라도 읽지 않는다면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는 책’이라는 고전의 우스개 정의를 인정하는 것이 될테니 말이다.
이 책을 계기로 고전 읽기 대장정에 돌입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을 통해 고전의 가치를 알았지만 몇 년이 지났어도 정작 고전 몇 권을 읽지 못했으니 알고서도 실천하지 않은 스스로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고전 결박을 풀다>는 시리즈를 읽고서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잊고 지냈던 고전의 중요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던 책, <고전 결박을 풀다 2>를 통해 새로운 고전의 세계를 탐험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 책이야말로 인생에 큰 선물이 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