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에메
인간이 벽으로 드나든다는 설정은 마치 투명인간이 되는 것만큼이나 엄청난 초인적인 능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주인공인 뒤티유욀도 처음에는 이런 능력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자신의 강점을 현실 상황에 적용하다 보니 세상사에서는 더없이 훌륭한 능력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찬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도 때론 자신의 능력만으로 힘겨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때 투명인간이 된다던가 하는 식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상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우리를 괴롭히던 사람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벼릴 수도 있는 것이고, 재물을 약탈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행위에 몰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초능력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노출시킨다. 욕심도 과하면 탈이 난다고 했던가. 아스피린으로 생각하고 먹은 약이 초능력을 줄어들게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줄이야. 그렇게 담벼락에 갇혀버린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도리어 자신을 파괴시킬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치달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자기가 어떤 사람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유한다고 해서 결코 그 자리가 영원히 보장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독이 되어 자신의 운명을 갉아먹기 마련이다. 예기치 않은 행운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지 향유해야 할 선물은 아닌 것이다.